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나를

5천만의

여러분의

2003년 2월 4일 21시 13분 등록
2002 년 7월 '5천만의역사 5천만의 꿈' 이전자료 속에서 불러 왔습니다.
'너의 눈에'라는 분이 보내주셨지요.

발신: "너의눈에"


오늘도 어김없이 습관처럼 신문을 보았습니다.
7월 22일자 신문....
매일 신문을 볼때마다 지금 내가 서있는 곳이 어느날, 어디에서인지 잠시나마 망각했던 내 존재에 대해 눈을 뜨며 또 하루를 시작합니다.
2002년 7월 22일. 나는 오늘 대한민국, 대전이라는 도시의 작은 마을에 있는 작은 우리집 안에 여전히 작은 존재로 있는 나 스스로를 돌아봅니다. 그리고 나와같은 5000만명의 작은 존재들이 만들어 내었던 강한 힘을 다시금 떠올려 봅니다.생각만으로도 벅찬 감동과 꿈은 이루어 진다는 우리의 신념을 보여준 대한민국이자랑스럽습니다. 모든이의 마음에도 내가 느끼는 자부심이 간직되어있겠죠....

난 사실 중앙일보에 실린 당신의 편지를 받아보고 놀랐습니다.
세상에는 너무나도 작은 존재들이 모여 세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나도 그렇고 당신도 그렇지요. 그리고 그들의 머릿속에 있는 수많은 생각들은 모두 제각각일겁니다. 그런데 나의 생각과 당신의 상상은 편지라는 매개체를 통해 모아지고 있었습니다. 사실 저는 방학내내 '사랑의 편지'를 보낼 계획을 하고 있었습니다. 나의 편지가 필요할 것 같은 곳이라면 어디든지 말입니다. 하늘나라이던지, 아님 우리나라 끝 어촌마을이던지, 내가 써서 보내는 곳이면 어디든지 사랑의 편지의 주인이 될 수 있지요. 당신은 당신에게 우리 모두의 꿈을 보여달라는 것이고, 나는 나의 꿈을 모든사람에게 보여준다는 것이 차이점인가요? 어쨌든 얼마전부터 가져왔던 나의 생각과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생각에 조금은 놀랐습니다.

이제 당신에게 내생에 아름다운 장면 하나를 그려 보이겠습니다.
사실 다른사람에게는 아름답게 비춰질 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중요한건 내가 어떻게 느끼느냐 이겠지요. 적어도 나의 삶에서는 내가 주인공일수 밖에 없으니까요.

우리 외갓집은 통영시에 위치한 어촌마을 송계부락의 여러집들중에 파란 기와지붕을 가진 곳이랍니다. 그곳에는 우리집에는 없는 넓은 마당이 있고, 바로 앞에 파란 바다가 있고, 뒷 밭에는 노란 유자가 열려있고, 얼마전에는 소가 예쁜 새끼를 낳아서 놀고 있답니다. 그냥 마당 한가운데에 평상을 놓고 가만히 앉아 있어도 박하향나는 시원한 바다냄새가 밀려오고 봄에는 가끔 제비가 처마밑에 집을짓고 정신사납게 들락날락거리는 그런 곳. 바로 우리 외할아버지 댁입니다. 나는 그곳에 갈때마다 내가 제일루 좋아하는 것들을 다 먹을 수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 옥수수, 고구마, 유자차... 없는게 없는 보물섬 같은 곳이 바로 그곳입니다.
제가 6살쯤 되었을 때 였을거예요. 우리가족은 전부다 외할아버지 배를 타고 저기 작은 섬에 내렸습니다. 아빠와 외할아버지께서는 그때 뭘 하고 계셨는지 생각은 잘 나질 않지만 그때 나와 동생은 실컷 수영을 하고는 작은 굴 속에 들어가서 잠을 잤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내가 무슨꿈을 꿨었는지는 기억이 잘 나질 않지만 나는 그 순간 너무 행복했습니다. 귓속에 울리는 파도소리와, 외할아버지 배를 타고 오면서 물살을 갈라놓는 모습, 갈매기들까지 그 모든 모습들이 어린 내 머리속에는 자꾸만 아른거리고 있었습니다. 그순간 나는 그곳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떠올리면서 미소짓고 있었습니다. 그 공간에서 방금 만들어낸 추억을 떠올려 본다는건 정말 즐거운 일인것 같습니다. 지금은 어느새 18이라는 나이로 훌쩍 커버려 그때 그 순수했던 기억들을 다시 할 수는 없지만 내생애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은 아마 그때였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나에게 찾아올 아름다운 장면이 있겠지요. 그건 내가 항상 마음속에 그리고 간절히 바라오는 것이지만요.
나는 1층짜리 작은 분교의 시골학교 선생님입니다. 운동장도 쬐그맣고 한학년에 한반씩 6반으로 구성된 우리 학교는 내가 제일 아끼는 보물입니다. 너무 순수하고 아름다운 아이들이 있고, 지금은 나의 허리까지 밖에 안올라오는 철봉도 힘껏 매달려 보겠다는 꼬맹이들의 재롱에 행복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오늘은 햇빛이 너무 따스해서 딱딱한 교실수업 대신 학교앞 작은 개울로 나갔답니다. 조그만 물고기를 잡겠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물을 흩뿌리는 조그만 아이들의 모습에 나는 자꾸 웃음이 나옵니다. 하늘이 맑습니다. 밤이되면 저 하늘에 별이 떠 있겠죠?

여기까지 내생애 아름다운 모습들을 그려 보았습니다.
아름답다는 말 그대로 정말 아름다운 추억들을 간직하고 또 만들고 싶습니다.
내가 살아있는동안.... 아마도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은 나와 함께 내 주위에서 공존하고 있겠죠?



2002.7.22

'사랑의 편지'첫번째 주인공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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