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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월 16일 11시 10분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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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그림은 지난 가을 100일창작 모임에서 친구와 함께 그린 그림입니다. 그림 그리기에 앞서 어떻게 그리는지를 설명해 주었고, 그리고 우리는 2장의 그림을 그렸습니다. 위에 것은 그 중에 하나입니다.


우리는 먼저 그림의 소재가 될 하나의 질문을 골랐습니다. 그런 질문은 이런 것입니다. 

'만일 내가 지구에 남은 마지막 생존자라면....'

'나의 꿈은...'

'어느날 아침에 깨어 보니 내 얼굴이 파래져 있다면...'


우리는 세번째 것을 골라서 각자의 종이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리는 시간은 아주 짧게 주었습니다. 생각할 시간과 그릴 시간을 아주 짧게 주어서 다 완성하지 못할 만큼의 시간을 주는 것입니다. 제 기억으로는 2~4분 정도 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서 서로의 그림을 바꿈니다. 상대의 그림을 보고 무슨 내용을 그렸는지를 짐작하고, 다 그리지 못한 부분을 채워 그리거나, 이전에 그려진 것을 덮어 그리거나, 혹은 자신이 보태고 싶은 내용을 더 그려 넣는 것입니다. 이때도 시간을 많이 주지는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완성된 멋진 그림을 그리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생각을 보고 엿보고 싶어 '두 사람이 그림 이어 그리기'를 하는 것이니까요.


짧은 시간 동안에 그린 그림은 처음에 스케치를 시작한 사람에게 다시 돌아가고, 돌려받은 직후 그림을 보고 또 무엇인지 짐작하지요. 그림을 읽어가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서로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 그림은 제가 처음 시작해서 스케치를 잡고, 친구가 넘겨 받아 색을 칠하고, 다른 것을 그려넣은 것입니다. 색깔이 들어간 대부분의 것은 친구가 그려준 것입니다.  제가 그린 부분은 얼굴이 파래진다면 그건 멋진 일이 될거라 여기고 자는 여자의 포즈를 모델처럼 하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을 그려넣었습니다. 친구는 모델처럼 여인을 아름답게 화장을 시켜주고, 멋진 옷을 입혀주었고, 또 사진 작업을 하다보면 피곤할 테니 편이 앉아서 쉬라고 소파와 그리고 음식까지 준비해 주었습니다. 저희는 이 작업 전에 2주일 동안 어떻게 지냈느냐를 이야기를 잠깐 나눴습니다. 저는 친구가 소수자가 되는 두려움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둘이서 이어그리기를 하자고 제안했던 것이고, 친구가 낸 질문 '어느날 파란 얼굴이 된다면.....'을 그렸습니다. 


저는 그림 속 여자가 아름답고, 이 여자를 위한 소파가 있는 것이 마음에 듭니다. 우리는 그림을 통해서 서로에게 '토닥토닥'이란 것을 했던 것 같습니다. 2010년도 100일창작 모임에서도 같은 것을 한번 했었는데, 그때에도 이런 위로를 받았습니다. '내가 만일 지구상에 마지막 생존자라면....'이라는 것을 그렸을 때, 저는 외계에 신호를 보내고 삶을 기록하는 것는 것을 그렸고, 친구는 거기에 제 신호를 받고 외계인 친구들이 방문하는 걸 그려주었습니다. 


가끔 둘이나 셋이서 하나의 주제를 두고 그림을 이어서 그리기를 해보면 어떨까요? 음악 하나를 틀어 놓고, 그 음악이 끝날 때까지 한 사람이 그리고, 그리고 아무 말없이, 종이를 바꾸고, 다시 음악 하나를 틀어 놓고, 그 음악이 끝날 때까지 이어서 그리기를 해보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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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uary 16, 2014 *.10.141.190

참 재미있는 시도군요.

 

토닥토닥..참 따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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