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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2014년 1월 23일 11시 53분 등록

요즘 금붕어 보는 일에 넋을 놓고는 합니다. 물 속에 손을 넣고 만지고 싶어서 안달을 하면서 꾹 참고 있습니다.

금붕어를 잘 키우기 위해 물을 일주일에 한번씩 갈아줘야 한다는 둥, 공기공급을 위해 뭘 달아야 한다는 둥, 수초를 심어야 한다는 둥, 약을 타줘야 한다는 둥의 글을 찾아 읽었고, 그런 것들을 모두 해보았습니다. 심지어는 금붕어는 인간과는 달리 눈꺼풀이 없으니 불을 끄지 않으면 잠을 못잔다하여, 저는 자지 않아도 일찍부터 불도 끄기도 했고, 어디 갔다가 밤 늦게 돌아와서도 방에 불을 켜지 않고 부엌쪽 불만 켜고 옷을 갈아입고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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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금붕어 한마리가 한쪽 지느러미를 거의 쓰지 않는 것을 알았습니다. 아가미 가까이 붙은 지느러미중에 아예 한쪽이 없는건가 의심이 들 정도였는데, 가만히 보고 있자니 가끔만 쓰더군요. 그리고 왼편에 비해서 오른쪽이 상당히 짧았습니다. 혹시 다른 녀석들하고의 몸싸움에 뜯겼는가, 병에 걸린 것은 아닌가하고 잡아서 뒤집어보았습니다. 그리고 네이버 블로거들의 글을 찾아 보았습니다. 물에 소금을 타서 약욕을 시키야 한다는 글을 찾아 읽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이게 뭔짓인가 했습니다. 금붕어 세균감염으로 죽는 것을 막기 위해 소금물에 목욕시킨다고, 농도 적응을 위해 여러시간동안 농도를 서서히 올리고, 낮추고 하면서 지켜보는 일을 하고 커다란 어항의 물을 갈고하면서 애를 썼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또 그 블로그에는 어항에 넣어줄 나무토막을 처리하느라 몇 시간 그 나무 토막을 삶은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정보를 찾아서 읽은 글이었지만, 그 글을 읽으며, 웃으며, 뜨끔하며 그랬습니다. 자기는 부모님 발 한번 안 씻겨 드렸는데, 이것들이 뭐라고 약물 목욕시키고, 부모님 약 한번 안 다려 봤는데, 어항에 넣어주겠다고 나무토막을 몇시간 동안 삶고 있는지, 자기는 불효막심하다고 하는데, 글을 읽고 있는 제가 지금 그러고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지느러미 이상하다고 몇 시간째 소금물 목욕을 찾아헤맸으니까요. 아버지 무좀에는 약 한번 안 사다 드렸는데......, 금붕어에 빠져 지내다가 이게 뭔짓인가 합니다. 


그나마 스스로 위로라고 하는 게 그 조그만 금붕어들에 빠지지 않고는 이런 생각이 안 들었을지도 모른다입니다. 취직하고 집나와 산지 15년이 넘으면서 가족들의 사는 모습이 눈에 안보이니 그만그만하게 사는 줄 알고 무심하게 살고, 또한 혼자 사는 것에 익숙해져 나 좋을 대로만 아무렇지도 않게 지내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오늘은 아버지 생신입니다. 그리고 오늘 아버지께서는 법원에 일을 보시러 의정부에 오십니다. 어찌 될지 모르니 시간을 비워두라고도 하셨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와 뭐 좀 먹고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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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만 금붕어들에 빠지지 않고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겠지요.

아내는 몇달전 부터 구피에 빠져 있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가장 먼저 구피부터 살피지요. 아픈 아이들이 있는지 없는지.....

어쨌든 생명에 관심을 두고 사랑한다는 것은 좋은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이제까지 해 왔던 모습들을 돌아 볼 수 있으니까 말입니다.

아버님 생신 축하드리고 맛있는 것 나누어 드시면서 좋은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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