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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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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5월 31일 10시 20분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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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그림을 그리면서 고민하는 것 중에 하나는 제가 그린 그림이 그 사람이 이야기해 준 꿈과 얼마나 관련이 있는가입니다.

한 사람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저는 그 이야기를 듣는 중에 머리 속에 수많은 이미지들이 스칩니다. 가끔은 이야기를 듣는 중에 떠올랐던 것을 그림으로 그리기도 하고, 대부분은 나중에 이야기를 되새기며 여러 장면을 재구성하여 그립니다.

 

때로는 그림을 그리고 나서 이런 혼란에 빠지기도 합니다. 제가 그 사람 꿈을 그렸나 아니면 그사람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바라는 삶이 한 장면을 그렸나 혹은 내가 바라는 어떤 삶의 모습을 그렸나 하는 것입니다. 그림 속의 인물이 형태적으로 꿈을 이야기해 준 사람과 닮은 사람이 아닌 세상 누구라도 될 수 있는 그런 모습일 경우, 때로는 그가 등장하지 않는 어떤 풍광일 경우, 그리고 그가 이야기 준 이야기의 그 장면이 아닌 그것으로 가기 위한 과정의 한 장면을 그렸을 경우에 그렇습니다. 얼마나 그 사람의 꿈에 관련이 있는가는 전적으로 제 마음 속의 판단의 문제이고 또 그 꿈그림을 받게 되는 사람의 판단 문제입니다. 저는 그림을 건네주는 그 순간이 매우 두렵습니다.

 

그림은 복제성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단 하나만의 원본만을 허용해서 매우 이기적이란 생각이 듭니다. 꿈 또한 그것을 이루어 가는 사람의 가치관, 그 사람의 기질, 이력으로 만들어지는 단 하나의 원본입니다. 그러나 그 꿈을 이루는 과정이나 사람을 자세히 이야기할 수 없고 3~5개의 문장으로 이야기한다거나 몇개의 키워드로 소개한다면 꿈은 대부분이 비슷비슷해 보입니다.

 

제가 꿈그림을 그리면서 갖는 혼란도 이와 비슷한게 아닌가 합니다. 단 하나의 그림이지만, 한장 속에는 그 장면 이 전의 이야기도 없고, 닮은 사람까지 없을 때, 그림 속에 상징이나 소재를 키워드로만 본다면 그 꿈그림은 누구것이라해도 될 만한 것이 되어버리는 게 아닌가 합니다. 그래서 가끔 작업을 하고나서는 그 사람 것이라고 나는 확신할 수 있을까하고 스스로 의심하는 것이죠. 꿈을 이야기해준 그사람과 그림을 그린 저 사이에 어느 쪽에 가까운 그림일까하는 것 말입니다.

 

이번에도 그렇냐구요? 네 그렇습니다.

그의 이야기 속의 한 장면이 아닌 다른 것을 그렸거든요. 그가 보는 것보다 다른 사람이 그 그림을 보는 것을 더 생각했습니다. 그가 사용하는 악기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었기에 그보다는 그를 쳐다볼 사람들에게 전하고픈 것을 그렸습니다. 

 

아마도 여기까지만 했으면 제 혼란이나 의심은 덜했을지도 모릅니다. 악기에 그림을 그려서 전해준 그 행위까지만 했다면 난 그가 이야기해준 것으로부터 시작된 그림을 그렸다고 말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림작업을 마치고 방안에 중간에 사용했던 종이가 널부러져 있는 것을 보자 그것을 다른 곳에 그리고픈 생각이 들어버려서 또 그렸습니다.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장면을 그렸고 그것은 언제라도 제가 좋아하는 소재입니다.  그것을 다시 그리기는 쉬웠습니다. 가장 시간이 많이 걸리는 주제 선정은 이미 되어있고, 그 다음 단계인 스케치까지 있으니 종이에 옮겨서 색칠만 하면 되니까요. 악기에 그림그리기 작업의 중간부터 시작하면 되는 것입니다. 악기에 그리기 위해서  어느 곳에 어떻게 세부적인게 들어가야 하나 가늠하려고 악기 위에 종이를 대고 악기 형태를 땄고, 그 종이에 스케치를 했습니다. 그리고 스케치한 것을 악기에 그대로 옮기기 위해 먹지를 놓고 그 위에 스케치한 것을 놓고는 꾹꾹 눌러지는 펜으로 따라 그려서 악기에 밑그림을 그려 넣었습니다. 그 스케치를 가져다가 다른 종이에 먹지를 사용해서 다시 그렸습니다.

 

이렇게 종이에도 그리고 나니 똑같은 주제, 똑같은 구도로 2개의 원본이 만들어져 버렸습니다. 악기에 그린 것은 그 한사람을 위한 것이 맞다고 할 수 있는데, 종이에 그려진 그것은 뭔지. 이번에는 구도까지 같으니까, 처음 그림이 그에서 시작되었는지 그것이 그저 제가 좋아하는 장면을 그린 것인지 의심이 일어납니다. 앞으로도 이런 일은 또 일어날 거라 생각합니다. 그때도 의심할 겁니다. 얼마전엔 꿈그림은 그와 저 둘의 교류로 만들어진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만, 그 의심이 다시 일어나는 것을 보면 이건 제 자신에게 계속되는질문인 것 같습니다.

 

그림을 그려달라고 했던 많은 사람들의 꿈처럼 그림에 관련된 제 꿈도 그것이 이루어진 맨 마지막의 한장면만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그런 것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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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31, 2012 *.34.224.93

우쿠렐라 소리는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기타만큼 소리가 풍성하지는 않지만

아주 단순하면서도 태생적으로 밝은 소리를 지녀서

동심과 잘 어울리는 악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배우기도 쉽고,  여행다니면서 연주하기도 좋은 악기인 것 같아요.

덕분에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꿈그림이 그려진 악기가 탄생했습니다.

그림대로, 좋은 노래, 사랑을 담아 많이 부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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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01, 2012 *.210.66.98

우와.. 저 기타.. 완전 탐나는데요??? 비록 기타는 못 치지만..ㅜ..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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