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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센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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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25일 09시 09분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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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하고 있는 일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을까?


음. 일단 엄마하고 아빠가 회사에서 일하는 것을 한번도 본 적이 없고, 친척들도 모두 시장에서 장사를 하거나 혼자 하는 일을 하고 있으니, 다른 사람들처럼 직장에서 일한다는 건 왠지 상상이 안 되었던 것 같고...


그럼, 부모님의 영향이 큰거네.


아니, 친한 친구의 영향이 가장 컸지. 어릴 때부터 사귄 옆집 친구가 있었는데, 그 아이는 기분 나쁘게도! 5살 때부터 독일에서 피아노 공부를 할 거라고 말했어.초등학교도, 중학교도 같이 다녔는데, 늘 콤플렉스였지. 피아노를 잘 칠 뿐만 아니라 - 가끔 학교를 안 나올 때는 독일에서 온 선생님에게 피아노를 배우는 중이었고 - 공부도 운동도 뭐든 나보다는 잘 했으니까. 그래서 늘 찾았던 것 같아. 내가 그애보다 잘 할 수 있는게 뭔지. 


정말 아무리 찾아도 없었고 그게 늘상 콤플렉스였는데, 그러다 글 쓰는 것, 읽는 것, 그게 뭐든 언어와 관련된 것에서 흥미를 찾았고, 그게 지금의 나인 것 같애. 중간에 그만 두지 않고 끝까지 할 수 있는 것은 이것 밖에 없었으니까.


그래서 그 친구는 피아니스트가 됐어?


응. 지금은 독일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프로 피아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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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길은 여러 갈래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당연하다고 생각해왔던 길이 다른 사람에게는 아주 낯선 길일 수도 있겠네요. 회사원으로 산다는 것은 생각조차 못한 위의 ‘로라’같은 친구도 있고, 다섯살때부터 주말이면 당연하게 하루 여섯, 일곱시간 이상 피아노를 치며 자신의 길을 걸어온 ‘로라의 친구’ 같은 피아니스트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저는 부끄럽게도 아직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은 이것이라고 자신있게 꺼내놓을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늘 시작한다고 말한 듯 한데 여태 망설이기만 했네요. 갇혀 있는 방 밖으로 나가는 문 만 찾으면 될 거라 생각했는데, 사실은 '문이 없는 방'이었나봅니다. 그러니 저 벽은 얼마나 단단하고 두꺼울까, 따위의 몽상으로 시간을 흘려보낸 것이겠지요.


이제 다른 길이 없으니 저 보이지 않는 검은 벽에 온 몸으로 힘껏 부딪혀 보는 수 밖에 없겠네요. 

자, 이제 망설임은 그만두고, 생이여! 다시 한 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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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il 25, 2012 *.169.188.35

그 어느날 투명인간이 되어 그 벽을 훌훌 넘나드는 사람이 되어 있는 만화같은 이야기가 현실이 되어 있기를...

 

벽이 부딪히면 아프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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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10, 2012 *.229.131.221

부디, 그런 날이 오기를 바라며... ^^


우선은 아프더라도 견딜 수 있게 

단련이라도 좀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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