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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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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20일 02시 07분 등록

교회.JPG

<태어나서 5년 8개월>


중세를 살았던 적이 있습니다.

중세는 왕과 영주, 교황이 권력을 가진 시대입니다. 사람들은 그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특히 종교가 가진 힘에 눌려지냈습니다.

제가 '중세를 살았다'고 표현한 것은 종교가 가진 힘에 눌려지냈다는 의미입니다.

교회를 다니면서 생긴 "죄를 지으면 구원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내 안에 두려움을 만들었습니다.

그때는 구원받지 못한다는 것이 지옥에 간다는 이미지로 다가왔습니다.

성스런 그림들과 천국과 지옥에 대한 이야기, 목사님의 설교가 그런 이미지를 만들어 주었던 거지요.

게다가 원죄라는 것이 있다니,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내가 읽은 성경은 그러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해방시켜 주셔서, 자유를 누리게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굳게 서서, 다시는 종살이의 멍에를 메지 마십시오"

라는 갈라디아서의 구절이 가슴 속에 파고들었습니다. 하나님은 두려움 따위로 사람들을 옭아매지는 않을 것이라 믿었습니다.

그래서 떠났습니다. 예수님도 교회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지는 않으셨지요. 사람들 속에서 울고, 웃고, 먹고, 마시며 사셨다지요.

그러니 저를 '잃어버린 어린 양'으로 생각해 안스러이 여기진 말아주세요.

정말 하나님이 하나 뿐인 큰 존재 자체라면, 이렇게 방황(?)하는 저 조차 품고 계시지 않겠습니까.


얼마 전, 그 동네 교회를 다시 찾았습니다.

지금의 아내를 만났던 추억이 있는 곳이기도 하고, 보고싶은 동네 친구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민호가 묻습니다. "아빠, 여기가 뭐하는 데야?" "응, 기도하는 데야", "기도는 어떻게 하는 거야?" "글쎄다......"

민호는 궁금한 답을 듣지는 못했지만, 어쨌거나 세상에서 가장 편한 자세로 설교를 듣습니다.

사실 듣는지 마는지 알 수는 없으나, 죄의식과 두려움에 괴로워하는 것 같지는 않군요.

그래도 아마 살다보면 여지없이 그 놈들을 만나 한 판 씨름을 하겠지요. 중세는 아직 우리 시대 안에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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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

민호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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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 고맙습니다. 민호에게 꼭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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