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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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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5일 16시 19분 등록

학교가 끝나고 서둘러 스쿨버스로 달려가던 길에 교실에 중요한 것을 놓고 온 것을 알았습니다. 교실로 다시 돌아가려고 같이 뛰던 친구를 불렀을 때, 그 아이를 쳐다 보았을 때, 오 이런, 타는 하늘 속 한가운데에 친구가 서 있습니다. 교실에 두고온 도시락 가방, 놓치지 않고 타야하는 스쿨버스, 그건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대로 잠시만 더 있었으면 했습니다. 곧 해는 져서 하늘은 어두어져 버릴 테고, 이런 순간을 다시는 못 볼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반 물리학 문제를 풀다가 친구의 부름에 따라 나서서는 옆 건물로 가서 자판기 커피를 뽑아 나옵니다.  해가 지고 있습니다. 햇볕에 있기엔 좀 덮지만 해를 등지고 서서 친구 얼굴로 가득 쏟아지는 빛을 보고 있습니다. 친구는 그 햇볕을 정면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리는 별 것 아닌 이야기를 하며 커피를 마십니다. 가끔 친구 눈이 살짝 찌푸려집니다. 커피를 다 마시고 다시 도서관으로 돌아갈 때, 친구는 내게 말합니다. 네 머리 뒤로 해가 겹쳐졌어. 네 머리 쪽에서 나오는 빛이 좋아서 그대로 보고 있었어. 나도 네 얼굴에 가득한 빛을 보았어.

 

 

 

 

조금만 더 그대로 있어줬으면, 아니 이 순간은 짧을 테니까 그냥 이대로 같이 시간을 보냈으면 하는 사건들이 떠오릅니다.  학교라는 공간에서는 학교 교육프로그램에 짜여 있지 않은 수많은 사건들이 일어납니다. 성인이 되기 전, 깨어 있는 동안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장소. 그래서 학교를 세우고 싶다는 꿈을 꾸었나 봅니다. 자유롭고,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를.

 

꿈은 좋아하는 것들을 연결한 연장선 위에 있습니다. 좋아하는 것을 더 하고 싶다거나, 좋아하는 것을 주변의 사람들도 누리게 해주고 싶다거나, 그것을 같이하고 싶다고 하는 것들을 하나하나 연결해서 그것들을 더 뻗어나간 그 어떤 것으로 닿아 있습니다.

 

 s-꿈그림15-해가질때2.jpg

 

(그림이 밋밋한 것 같아서 조금 수정했습니다. 이전 이미지는 첨부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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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화씨 이야기와 그림이 넘 좋아서 한참을 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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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일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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