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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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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23일 02시 31분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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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다가, 책을 읽다가, 영화를 보다가, 연극을 보다가, 그림을 보다가 그곳에 꼭 한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 있습니다.

 

어린왕자가 장미를 그리워했던 사하라 사막, <토지>의 서희 일생이 살았던 만주, 나무에 흰불이 났다고 한 여자와 푸르메가 데이트했던 대구의 달성공원, 선배들의 몽골행 비행기가 내려앉았다던 흡수골의 봄꽃이 핀 초원, <녹슬은 해방구>의 김형석이 하루에 다 보았다던 천왕봉과 반야봉, 피보다 더 붉은 단풍이 있다는 피아골, 쌕쌕이가 우체부의 안내를 받아 간 경상도와 강원도를 잇는 우구치 고개, <너의 시선 끝에 내가 있다>의 재희가 살던 동인천 차이나타운, 하얀 눈산을 보다가 많은 사람이 자살 충동을 느낀다는 알프스 산, 모네의 수련연작이 탄생한 정원, <모터사이클 다이어리>의 체게바라가 헤엄쳐 건넌 강, <아비정전>의 주인공 아비가 연인과 가보고 싶어했던 이과수 폭포, 엘콘도르파사의 음악과 함께 보여지는 마추픽추, <퍼플 선셋>에 나오는 러시아와 중국 국경 근처의 숲, 채경과 신의 배경으로 보이는 꽃담이 있는 자경전, ......

 

이곳에 있으면서도 그곳에 가고 싶다는 욕심을 내게 된 곳들에는 사람이 있고, 이야기가 있습니다. 동인천을 배경으로 사랑이야기를 썼던 서문다이는 자신이 사는 곳이 인천이고, 차이나타운은 가깝고 맛집이 많아서 자료조사하러 가기도 좋고해서 그곳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하더군요. 인천이 배경인 <파이란>이란 영화를 보았을 때는 인천은 너무 거친 도시여서, 사람이 있는 곳보다는 해풍이 좋은 바닷가에 가보고 싶었습니다. 인천 차이나타운에 가서 짜장면을 먹고 수퍼에 들어가서 고량주를 사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순전히 서문다이라는 작가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작가 때문에 제가 살고 있는 동네도 이전과는 달리보이게 되었습니다. 배달하는 오토바이 소리가 요란해지는 깔끄막길에도 누군가의 이야기가 있을 것 같고, 인터넷 통신선이 여러개 뻗어나간 전신주에도 뭔가 이야기가 있을 것 같고, 화분을 내 놓은 창문도 궁금하고, 성곽은 언제 조명이 켜지고 꺼지는지도 궁금해집니다. 이런 세세한 것들 때문에 이야기가 있고, 사람이 사는 우리동네가 됩니다. 그러다가 누군가가 한번쯤 ....... 가보고 싶은 그곳이 되기도 ......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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