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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월 25일 08시 37분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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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오늘 저놈을 죽여야겠다.' 김창수는 황해도 치하포의 한 여관방에서 고민에 빠져 있었다. 맞은편의 사내는 조선인으로 변장하고 있었으나 분명 왜인이었고, 흰 두루마기 밑에는 칼집도 언뜻언뜻 드러나 보이니 일반 장사치나 기술자가 아님이 틀림 없었다.


그는 저 왜인을 때려죽여 조선의 치욕을 갚으리라 마음 먹었으나 혹시 맨 손으로 싸우다, 저 놈의 칼에 찔려 마음에 품은 큰 뜻은 펼쳐 보이지도 못하고 한낱 한 구 도적의 시체로 비명 횡사할 것이 두려웠다. 그 때 가슴 속에 스승 고능선의 말씀 한 구절이 비쳐 올랐다. 


무슨 일이나 잘 살피고 판단해 놓고도 과단성 있게 실행하지 못하면 다 쓸모 없나니, "가지 잡고 나무 오르는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니지만, 벼랑에 매달려 잡은 손을 놓는 것이 가히 장부라 할 수 있다." 쓸모 없는 잡념을 다 뿌리치고 '죽을 작정을 하고 나니', 비로소 머리 속에 가야 할 길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 백범 김구의 '백범 일지' 중 치하포 사건의 일부를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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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날 땐 혼자 떠나라.” 시인 박노해가 노래했듯 “여행은 함께라도 혼자 떠나”야 하는데, 손에 움켜쥐고 있는 작은 것들에 자꾸 미련이 남아 쉬이 길 떠나지 못하고 멈칫거리곤 합니다. 사실 먹고 산다는 것은 엄중한 현실이니 쉽게 작은 것이라고 치부할 수만은 없겠죠. 아내와 아이들, 고향의 부모님, 꼬박꼬박 나오는 월급, 조금씩 늘어가는 연봉과 함께 늘어가는 씀씀이 등 떠나지 못하는 이유들이 하나 둘 쌓여만 가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그러니 굳이 모두가 길을 떠나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결국 삶은 자신의 것이고, 모든 결심은 온전히 자신의 몫이니 그 누구의 말도 듣지 마세요. “결심이 그대 내면으로부터 나오는 순간이 깨어나는 순간이다”라는 오쇼의 말처럼, 각 개인이 결심하는 자이고 그대에게 결심을 강요하는 자는 아무도 없으니까요. 

 

다만 저는 자신이 마음먹은 여행의 시작이 자꾸 늦추어지는 것에 마음이 무거웠을 따름입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것 또한 제 스스로 짊어진 마음의 짐일 뿐이네요. 모든 것은 때가 있기 마련이고, 결심은 억지와 의지 만으로 되는 것은 아닐테니까요. 그러자 마음 속에 이런 생각 하나가 스며들어 왔습니다. “이제껏 생의 절반을 남의 것으로 채웠으니, 앞으로 남은 시간은 나의 것으로 세우리라.” 


그것만이 내 세상인 양, 꽉 움켜쥐고 있던 두 손을 이제 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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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uary 25, 2012 *.169.188.35

1.

차면 넘친다..

차야 넘친다...

 

2.

세상이 내것인지

내가 세상것인지

내가 내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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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uary 26, 2012 *.169.218.205

얼마전에 누군가 말했어.

원하는 걸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왔는데,

너는 그걸 잡을 수 있는 손이 있니? ;;;

아차, 싶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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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uary 27, 2012 *.56.108.136

나는..

몇번씩 놓았던 손, 결국 다시 붙잡곤 하는 상황의 연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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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uary 30, 2012 *.102.116.121

바람이 불어서 집에 머물렀습니다. 두꺼운 책 한 권 펼쳐 들고 

졸다 깨다를 반복한 하루. 저녁 어스름 무렵 제게 남은 것은 

라캉의 이 한 구절 뿐입니다. 


"나는 내가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내가 생각하지 않는 곳에서 존재한다."


간단히 말하자면 '나는 내가 생각하는 바로 그 사람은 아니다'란 뜻이겠죠. 

그런데 이 말보다 재동의 형의 한 줄이 더 가슴에 와닿네요.

저도 놓은 손 또 붙잡곤 합니다. 그것도 수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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