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Image

일상의

  • 인센토
  • 조회 수 2120
  • 댓글 수 2
  • 추천 수 0
2012년 2월 8일 06시 29분 등록

Harajuku.jpg


아담은 하와와 동침하여 카인과 아우 아벨을 낳았다. 카인은 농사를 짓는 자였고, 아벨은 양을 치는 자였다. 이후 카인은 땅의 소산을, 아벨은 양의 첫 새끼와 그 기름을 하나님께 제물로 바쳤다. 하나님은 아벨의 제물은 기삐 받았지만, 카인의 제물은 받지 않았다. 


이에 카인은 심히 분하여 안색이 변하였고, 하나님은 카인을 호되게 꾸짖으셨다. 증오를 품은 카인은 아벨과 함께 들에 있을 때 동생을 쳐 죽였다. 이에 하나님은 진노하여 ‘땅이 너의 손에서 아우의 피를 받았으니, 너는 땅에서 저주를 받아 밭을 갈아도 다시는 그 효력을 네게 주지 않을 것이며, 끝없이 떠돌아 다니게 되리라’ 말씀했다. 


카인은 자신의 죄를 후회하며, 이 곳을 떠나 유랑하다 다른 이들이 자신을 죽일까 두렵다고 하나님께 고했다. 이에 하나님은 그에게 표식을 내리면서 카인을 죽이는 자는 7배의 벌을 받을 것이라며 누구에게든지 죽음을 면하게 하였다.   


------------------------------------------------------------------------------


작은 성당이었습니다, 카인과 아벨의 이야기를 처음 들었던 것은. 어린 나이에도 참 이상하게 들리는 이야기였습니다. “왜 하나님은 아벨의 제물은 받고, 카인의 제물은 받지 않았을까?” 그리고 조금 자란 뒤, 이 이야기를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서 다시 읽게 됩니다. 데미안은 주인공에게 이 이야기는 카인의 표식을 두려워하는 자들이 훗날 지어낸 이야기일지도 모른다고 말합니다. 주인공은 그렇게 또 다른 세계로 발걸음을 내딛게 됩니다. 


카인과 아벨의 이야기는 사실 구약 성경에만 등장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주인공의 이름은 다르지만 우리에게는 여러 가지 형태의 카인과 아벨 이야기가 전해져 옵니다. 공통점은 특별한 이유 없이 한 명은 선택을 받고, 또 한 명은 버림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살다보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깨닫게 됩니다.  ‘세상은 이미 그런 곳이구나.’ 신은 모두에게 공평하지 않고, 자신이 해결할 수 없는 일이 많다는 것을 체념과 함께 배우면서 어른이 되어갑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어른이 된다는 것은 참 쓸쓸하고도 가슴 먹먹해지는 일인데, 한편으로는 자신이 품고 있던 환상이 무너져 내린 그 곳에서 전에는 보이지 않던 길이 드러납니다. 자크 라캉의 말을 빌려봅니다. “사랑은 무엇보다 사랑의 대상이 포기되는 저편에만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 왜냐하면 그것은 법의 한계들을 넘어서 있기 때문이지요. 사랑이 살 수 있는 곳은 그곳 뿐입니다.”



IP *.102.116.121
프로필 이미지
February 08, 2012 *.72.153.115

우리가 사는 세상에 일어나는 일이 꼭 이유가 있어서 그런 거라면 참 재미없을 거 같아.

프로필 이미지
February 09, 2012 *.169.188.35

삶이란 지평선은

끝이 보이는듯 해도

가까이 가면 갈수록

끝이 없이 이어지고...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겔러리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