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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8월 28일 01시 26분 등록

우리 신화 속 여인네들 중에는 세쌍동이를 낳은 여인이 몇 있습니다. 오구신 바리데기도 그 중 하나입니다.  세쌍동이를 낳은 여인과 아들들은 나중에 우리를 돌보는 신이 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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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데기는 일곱번째로 태어난 공주인데요, 그 위로 해년마나 한명씩 태어난 언니들이 여섯이나 있는 막내입니다. 다른 신화 속에 감은장아기 또한 쌍동이는 아닙니다. 셋째이자 막내딸입니다. 감은장아기는 운명신이 되었고, 그녀가 낳은 아들 셋도 모두 신이 되었습니다. 저승시왕(十王) 중에 우리가 아는 염라대왕 말고 다른 저승왕은 모두 3형제들입니다. 초공 삼형제, 범을 임금 아들 삼형제, 바리데기의 아들 삼형제. 


그런데 왜 모두 아들 셋일까요? 딸은 하나씩 태어나는 데, 아들은 한 번에 세쌍동이로 태어나는 이야기가 있네요.

우리나라의 신화를 찾고, 연구하는 분들이 이미 그것에 대한 상징과 의미를 밝히는 해석을 하셨겠지만, 저는 제 나름대로 해석해봅니다. 


박경리의 소설 김약국의 딸들에서는 딸 다섯을 낳은 여인이 나옵니다. 김약국의 부인이 그렇지요. 그 여인의 인생이 저는 좀 슬프더군요. 그 소설의 화자인 김약국의 둘째딸도 순탄한 삶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 옛그림을 읽어내는 법을 알려주는 책에서는 원추리꽃은 아들 낳은 여인네들이 당당하게 머리에 꽂았던 꽃이라는 말도 있었습니다. 남아선호사상이 강한 이 땅에 살았던 여인네들에게 아들 하나로는 성에 차지 않았나 싶습니다.  옛날에는 어려서 많이 죽기도 했으니 아들이 셋은 되어야 안심을 한 게 아닐가 하네요. 


그런데, 저는 왜 우리신화 속에 '세쌍동이'가 마음에 걸렸던 걸까요?  

그 이야기를 할머니로부터 전해들었을, 여자로 생을 살았고, 그리고 자신의 아들,딸에게 손자손녀에게 전하는 그 여인이 저는 아프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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