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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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2014년 9월 4일 07시 29분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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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에 금붕어 통통이는 조금 못난이입니다. 저보다 먼저 물고기를 키우는 사람들이 요런 녀석은 이쁘게 자라지 않을 거고, 게다가 자주 병치레를 할 것이니 문제가 많이 생길 거라 했습니다. 

말그대로 수질이 나빠지니 제일 먼저 상태가 나빠져 지느러미녹음병에 걸렸습니다. 왼쪽가슴지느러미는 거의 다 녹아서 자리만 남았고, 오른쪽 가슴지느러미도 절반만 남았었습니다.  그 후로 상태가 좋아져서 병이 나았는데, 여전히 오른쪽 지느러미가 왼쪽보다 훨씬 작습니다. 병에 걸리기 전부터 지느러미기형이었습니다. 아프기 전에도 왼쪽은 작았지요. 꼬리도 쫙펴져야 정상인데 딱붙어 있습니다. 입도 작아서 다른 놈들과 함께 먹이경쟁을 잘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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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예민하고 작은 녀석이었는데, 잦은 산란으로 아프다가 건강해지면서 몸집이 엄청 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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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태어난 형제들 중에 제일 빨리 자란 녀석입니다. 빨리 자란만큼 입이 커서 제 입에 들어 갈수 있는 작은 형제들을 잡아먹었습니다. 저는 그걸 막느라 이녀석 방을 따로 잡아 주어야했습니다. 제 방도 좁은데 말이지요.

* * * * 

전체적으로 우리집의 금붕어들은 못난이들입니다. 그러나 제 눈엔 예뻐보입니다.  몇 달 사이에 키워서 잡아먹을 것도 아닌데 왜 키우나 하는 생각이 들때가 많았습니다. 그때는 잡아서 비늘을 벗기고 냄비에 집어넣는 상상을 하기도 했습니다.  밥주고, 똥 치워주고, 물을 갈아주고, 서로 못잡아 먹게 막는 일을 하면서 정신이 없을 때가 몇 번 있었습니다.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게 저를 쩔쩔매게 만들었던 것들이 쌓여서 애정이 쌓였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매우 위험하지요. 냄비에 집어넣는 상상을 하게 만드는 미움과 일상의 경계에서 생겨난 애정이니까요. 오래 알게된 친구에게 저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나를 천국에도, 지옥에도 데려가지 않는 사람을 어떻게 사랑할 수 있겠어?'
위험한 생각이란 것을 압니다. 그럴 입 밖으로 내서 친구에게 하는 것도 위험한 것이겠지요. 그런데 저는 그런 유전자가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를 지옥에 데려가지 않는 존재를 사랑하지 못하는 유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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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05, 2014 *.37.122.78

그림만 봤으면 그냥 스쳐지나며 봤을 것들을

금붕어들의 이름과 글을 통해 다시한번 보게 되네요.

비슷해 보이는데 다른 금붕어들의 특징들이 보입니다~

 

추석잘보내세요~

재동이형, 인센토님, 사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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