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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2014년 9월 18일 10시 11분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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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붕어 밥을 주고 지저분한 스펀지 여과기를 물에 짜낸 후에 그 물을 퍼 나릅니다. 금붕어가 싼 똥이 약간이나마 분해되었을 물은 액상 질소비료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 물을 화분에 한 컵씩 부어주고, 옥상 케일에도 부어줍니다. 
케일 작은 싹에 구멍이 나고 잎사귀가 찢겨있어 살펴보니 애벌레가 붙어 있습니다. 다섯마리를 잡아냈습니다. 케일 서너 개를 먹어치운 녀석은 통통하고 털까지 달려서 손으로 잡기 무서울 만큼 큽니다. 애벌레는 잡아다가 금붕어들에게 먹으라고 주었습니다. 

애벌레에게는 '야, 여기 이러면 안돼!' '그리고 미안해~'하면서 사과하고는 금새 방에 들어와서는 금붕어에게 던져주며 '먹어, 먹어, 먹어, 어서 먹어'라고 먹기를 재촉합니다. 

순환에 끼어들어서는 생명을 죽이는 것에 금새 미안했다가 언제 그랬냐는듯이 또 다른 행동을 합니다. 어렸을 적 닭을 잡을 때 샘 옆에서 닭이 아버지 칼에 의해 배가 갈라지는 것을 보며 불쌍하다 했다가, 그것은 금새 잊고는 저녁 밥상에서는 매운 것 못먹는다고 고개를 젓던 저도 닭도리탕 한 점이라도 더 먹으려고 애를 썼습니다.

순환에 개입해도 되나 하고 애벌레를 잡은 손을 잠시 손을 멈칫했다가 '내가 먹을' 케일이란 생각에 '괜찮아'합니다. 이기심이 죄책감을 덮어버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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