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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7월 15일 10시 03분 등록

방주교회.jpg

<방주교회, 사진/양경수>

 

 

올 초 제주에서 '이타미 준'(1937~2011, 한국명 유동룡)이라는 건축가가 설계한 방주교회를 갔었습니다.

건물은 멀리 한라산이 보이고 아래로는 산방산과 바다가 보이는 중산간지역에 자리잡았습니다.

음악소리가 들릴 듯 한 리드미컬한 외형과 자연과 조화를 이룬 색감이 기억에 남습니다.

아름다운 건물로 소문이나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었고요.

한참을 아이와 사진기를 들고 돌아다녔지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이타미 준 : 바람의 조형>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재일동포 건축가로서 살아온 그의 40년에 걸친 작업을 볼 수 있답니다.

아카이브와 유족 소장품으로 구성되어 건축 작업뿐만 아니라 회화, 서예, 소품 등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었고요.

말년의 '제주 프로젝트'의 일환이었던 '석 미술과'과 '수 미술관', '풍 미술관' 등도 엿볼 수 있답니다.

 

 

돌아와서 민호에게 물었습니다.

 

  "건축가는 뭐든 그려서 만들어 내. 민호야 멋지지?"

  "너도 건축가가 되서 멋진 건물들을 만드는 건 어떻까?"

 

아이는 잠깐 생각하더니 주저 없이 말합니다.

  "아니, 한 번 뿐인 내 인생을 힘들게 보낼 수는 없어."

  "잉? 그럼 어떻게 보낼 건데?"

  "좀 쉬면서... 커서 생각해 볼께."

 

 

 

내가 너무 성급했나 봅니다.

천천히 기다리면 자라는 대로, 될 대로 될 것을 말이죠.

 

 

'땅의 지형과 바람의 노래가 들려주는 언어를 듣는 일' 이 건축에 있어서 중요하다고 말하는 이타미 준.

그가 좋은건 나이니 민호에게 말할 것이 아니라 내가 더 깊이 들여다 보면 되는 거지요. 

나에게 건축이라는 세계의 눈을 뜨게 해줄지 모르니까요.

 

 

오늘의 교훈.

자신의 꿈을 아이에게 투영하지 말 것.

 

 

 

* 국립현대미술관(과천)에서 열리는 전시는 8월 31일까지 계속되니 건축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들러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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