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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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말
마종기
우리가 모두 떠난 뒤
내 영혼이 당신 옆을 스치면
설마라도 봄 나뭇가지 흔드는
바람이라고 생각하지 마.
나 오늘 그대와 알았던
땅 그림자 한 모서리에
꽃나무 하나 심어 놓으리니
그 나무 자라서 꽃 피우면
우리가 알아서 얻은 모든 괴로움이
꽃잎 되어서 날아가 버릴 거야.
꽃잎 되어서 날아가 버린다.
참을 수 없게 아득하고 헛된 일이지만
어쩌면 세상 모든 일을
지척의 자로만 재고 살 건가.
가끔 바람 부는 쪽으로 귀 기울이면
착한 당신, 피곤해져도 잊지 마,
아득하게 멀리서 오는 바람의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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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 되어서 날아가 버린다...’
한 번 더 되뇌이는 이 한 마디가 가슴을 아리게 한다.
운주사의 풍경소리 울리던 바람도 이 녀석들이었겠구나. 아님 사촌이었던지.
바람의 말을 들을 수만 있다면, 그리움이 가슴에 사무치는 일은 없으리라.
바람은 모든 것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기도 하니까.
바람아, 참을 수 없게 아득하고 헛된 일일지라도 내 말도 좀 전해주렴.
나쁘다. 그리 가고 나면 어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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