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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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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9월 17일 16시 42분 등록

신문이나 티브이 내지 라디오를 듣지 않고 살수도 없습니다.

매일 같이 여기 저기서 들러오는 소리에 귀를 막고 살수도 없지요.

꼭두 새벽에 동네 공원에 운동을 나가보면 별로 바쁠 것도 없는 노인네들이 운동하면서도

자기들끼리 세간에 나돌아 다니는 얘기에 대해서 열을 내며 한마디씩 하고 다니는 것도 안들은 척하기가 힘이 듭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사실 그런 일에 참견할 필요도 없지만  아니 할 수도 없으면서 괜스레 신경이 쓰이는 것은 무엇때문일가요.


여기서 부터 상당한 인생의 노련함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우리가 공부를 하면 할 수록 부족한 것같고 세상을 열심히 그리고 오랫동안 살아보면 볼수록 아쉬운 것이 쌓여가잖아요.

그리고 돈은 더 가진 사람이 더 돈을 가지고 싶어하고 더 잘 사는 사람이 더 잘살고 싶은 것이 세상이치입니다.

더 잘 살아지지 않는 사람한테는 무슨 엉뚱한 소리를 하느냐고 할 테지요. 그것은 체념이지 잠재되어 있는 욕망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체념하지 말고 적당한 선에서 자제를 하고 있는 그대로에 자족하고 충분히 이해하면서

있는 그대로에서 맘편히 사는 데 아주 훈련이 잘 되어야 합니다.


공자 말씀에 적당한 나이가 되면 무슨 소리를 들어도 귀에 순하게 들린다고 하더군요.

이 복잡한 세상에 무슨 귀신나락같은 소리냐고요. 아닙니다. 세상이 어지러울 수록 오랜 세월 동안 살아 남은

세상의 지혜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세상사람들은 아무리 희한한 일을 해놓고도 나름 기똥찬 변명을

늘어 놓습니다. 아니 변명이 아니라 정당한 이유일 수도 있습니다. 세상을 많이 살았다는 것은 세상일에 대해

나름의 해석방법이 쌓여가는 것입니다. 그 잣대로 세상을 한번 볼라치면 가끔은 내가 가지고 있는 잣대로

잘 재어지지 않기도 하지요. 세상을 많이살았다고 자동으로 그리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사는 동안 얼마나

세상일에 대해 이해의 폭을 넓히려고 노력했느냐에 달린 것이겠지요. 그러나 아무리 용을 써도

잘 안되는 것이 있기마련입니다.  그럴때는 그냥 그런가보다하면서 사는 겁니다.


한때 어떤 영화에서 멋있는 대화로 렛이트 고우 해서 그래 맞아 그거 멋있는 생각이야 하며 지낸 적이 있지요.

우리는 자기와 같지않으면 괜히 불편하고 견디기 힘들기도 합니다. 그럴때 바로 렛이트 고우해야 된다고 합니다.

하기야 남의 사정을 알면 얼마나 알며 세상일에 아무리 자기가 잘 알고 있는 분야라고 해도 어지럽게

변하는 세상을 어찌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 다들 그럴 까닭이 있겠지. 아니면 내가 그렇듯이 다들

부족한 인생들이니까 그냥 부족한대로 아둥 바둥 대며 세상살이를 하는 것입니다.

요는 자기와 다르다고 해서 아니 다르게 생각한다고 해서 틀린 것이 아니고 그냥 다른 것입니다.

이 간단한 셈이 조금 복잡해지면 헷갈리는 것이 문제지요.


주위에서 아무리 엉뚱한 얘기를 해도 중심을 잡고 쉽사리 휩쓸리지 않아야지요.

아니 잠간 동조를 했다가도 제정신이 차려지면 본래의 자기 모습을 찾을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자기가 한일에 대해서 언제나 저질렀을 당시의 상태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고 하고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고 맙니다. 그리고 아무리 생각해도 그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도

솔직해지지 못하고 맙니다. 보통 용기있는 사람이 아니면 솔직히 나서서 잘못을 얘기하고

용서를 빈다는 것이 참으로  힘든 일입니다.

그러나 맘편히 살려면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복잡한 세상일 수록 꼭 필요한 용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자기가 한 일에 대해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못먹어도 고우다 하듯이 냅다 내질르고 보는 세상에서

나만이 올곧은 듯이 그게 아니다 하고 살기는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정 당장 쉽게 감당이 안되면 큰 한숨쉬고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거니 하고 렛이트 고우 하고 말입니다.

자기하고 상관없는 일은 그래도 쉽게 그럴 수 있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어디 그게 말처럼 쉽겠어요.

그래서도 훈련이 필요하지요.

처음에는 나하고 상관이 없는 일이었는데 서로의 의견을 늘어 놓다보면 또 열을 내다보면

그 상대에 따라 상관이 있는 일이 되기도 합니다. 그럴때는 처음으로 돌아가보고 그 과정이 아무리

복잡하더라도 초심으로 돌아가서 생각해보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아주 사소한 일에 자주목숨을 걸기도 한다는 말이 왜 생겨났겠어요.

그러나 우리는 너무나 자주 사소한 일에 목숨을 걸고 말지요.그러지 말아야지 하지만

세상에 이것만큼은 잘 안되지만 그러지 말자고 하며 많은 훈련이 필요하지요.

뭐 살아 보니 사소하지 않은 일이 그리 많지 않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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