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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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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5월 12일 14시 22분 등록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다. 며칠 째 서문을 쓰고 삭제하기를 반복했다. 뭔가 아닌 것 같아서. 남 이야기거나 사변적인 것 같아서. 나는 내 책을 쓰고 싶고 나처럼 남모르게 사회생활에 상처받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싶은데...토요일은 다가오고 도무지 서문은 오리무중(오리가 무밭에 들어가면 중심을 잃는다)이고.

급기야 어제 저녁에 열심히 집안 일 하는 아내를 협박반 애걸반 섞어 맥주 한 잔 사달라고 투정을 부렸다. 9시가 넘어 집 앞 쪼끼쪼끼에 갔다. 체질상 술이라고는 한 모금도 입에 못대는 아내를 붙잡고 서문을 써야하는데 내 머리에서 갑자기 뇌가 사라진 것같다고 신세한탄을 하였다.

아내가 예전에 대안교육 활동 할 때 책 낼려고 썼던 아이에 대한 원고의 서문을 제출하라고 했다. 나는 반대했다. 그 세계 떠나서 발 끊고 산지 벌써 몇 년인데 내가 교육에 대해서 뭘 안다고. 지금도 현장에 있는 분들에 대한 모독이라며 안 된다고 했다.

오늘 다시 서문을 써 볼려고 이런 저런 궁리를 하다 어제 아내의 말이 생각나서 아이에 대한 원고가 들어있는 몇 년째 주인의 손을 느껴보지 못한 플로피디스켓을 꺼내 피씨에 넣었다.

그런데 그 디스켓 안에 몇 년 전에 중소기업에서 ceo로 일할 때 오너와 직원들을 보며 정말 회사가 서로에게 고통을 주는 곳이 되어서는 안 되겠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언젠가는 이런 경험들을 책으로 써야지 하고 써 놓은 목차와 에필로그가 들어있는 것이 아닌가?

하 하 이런 일이...나는 그 일에 대해서 완전히 기억을 상실했었는데.
다시 읽어보니 손 볼 때가 많이 있지만 이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다 싶어 그냥 날 것 그대로 서문을 대신하여 올린다.
1st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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