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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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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9월 3일 18시 08분 등록
싸움을 위한 선택

선택 하나!

‘김 선생! 너무 경험적이고 카리스마적이 아니요?’
‘...’
‘김 코치! 넌 말야 지나치게 학문적이야! ’
‘...’
‘ 저는 선수를 가르치기 위해서 열중하고 있는 방법이 현장위주인가 , 아니면 이론적으로 합리적인가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제게 중요한 것은 제가 어떤 관점을 갖고 있느냐가 아니라 제가 가르치고 있는 선수가 시합에서 이길 수 있느냐? 입니다.
저는 선수가 더 잘 할 수 있고 그래서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고 더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다면 그것이 학문적이든 경험적이든 가리지 않습니다. ‘

이론과 실제, 연구실과 현장,
대부분의 그것들은 분리되어 있어 같은 것을 놓고 완전히 다른 시야를 가진다.
두 세계 사이를 오가는 나로서는 그저 미소를 지어 보이거나,,, ‘그런가요?’ 라고 말 할 수 밖에 없었다.
어느 날, 아시안 게임인가? 올림픽인가? 잘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결단식에
사람들이 함께 모였는데 묘하게 같은 테이블에 앉아 밥을 먹게 되었고
무슨 이야기를 하던 도중에 눈길이 마주친 그 들에게 그렇게 말했다.
그들이 아직도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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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둘!

‘너는 누구편이냐? 우리 편 맞지?’
‘...’
‘태도를 확실히 해라’
‘나는 옳은 사람 편입니다... ’
‘누구의 의견이 옳은지 어떻게 아나? ’
‘간단합니다. 우리가 이길 수 있는 의견을 내 놓는 사람이 옳은 사람입니다.’

복잡한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대표 팀의 선발규정이나 선수 추천에 대한 갈등은 나를 불편한 상황에 놓이게 한다.
나의 가장 아픈 기억은 무모하리만큼 어려운 경쟁에 나가면서 지원받지 못하는 경우였다.
‘니말 맞기는 맞는데... 나는 기분 나뻐...’ 였다.
‘나는 니 스승이고, 동료고 후배라는’ 배려를 하지 않았다는 비난을 받는 것이다. 그것은 달려드는 골리앗과 싸우면서 항상 등 뒤에 비수를 의식해야만 하는 기분을 내게 주곤 했다.

대부분의 그들은 내가 경기기록이나 훈련 상황 등을 들어 합리적으로 말하면 인간적이지 못하다고 말하고 의지나 열정 그리고 신념을 이야기하며 인간적으로 말하면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비난한다. 그래서 나는 타인과의 전쟁에 목을 걸기 전에 항상 먼저 내 자신과의 싸움에 목을 걸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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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셋!

‘이 멤버로는 이길 수 없습니다.’
‘ 너는 이제까지 아무도 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불가능한 일을 했지 않느냐? 할 수 있어!’
‘ 그 불가능한 일을 했던 제가 안 된다고 하는데 왜 제 말을 믿지 않으십니까? ’
‘ 최선을 다해보고 안되면 할 수 없지 뭐..’
‘ 최선은 시합장에서만 하는 게 아닙니다. 지금 최선의 선수를 젖혀 두고 있지 않습니까?’
‘ 이사회에서 결론이 났어! 해야만 돼, 어쩌것냐?’
‘ 바다로 가는 길이 합의를 봤다고 해서 산으로 가는 길이 되지는 않습니다.’
‘만들어 봐야지...죽기아니면 살기로 해봐야지...’
‘ 전략이나 전술이라는 것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올림픽은 목숨을 건다고 되는 일이 아닙니다. 왜냐면 우리만 목숨을 거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정치적으로 끌려 다니다 패배한 선수를 위로하며 비참하게 돌아와 같은 편에게 위로 받는 것이 아니라 소신껏 경쟁을 하고 승리한 선수에게 축하하고 패배에 대해 용기 있게 자인할 줄 아는 사람이길 원했다.
야전군 선봉장이 살아서 귀가할 수 있는 것은 정치적인 안배가 아니라 신뢰와 불굴의 정신으로 무장한 최정예 부대를 갖는 것이다.
전쟁의 비참함 속에서 승리를 가져다 주는 것은 명분이나 당위성이 주는 것이 아니다. 그런것들은 전쟁터의 잔혹함 속에서 흔적도 발견할 수 없다.
전쟁터에서의 승리란 철저한 신뢰와 불굴의 정신 그리고 치밀한 전략과 끝없는 훈련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에 불과하다.
그래서 그것들은 예견되어 질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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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넷!

몇 분, 몇 초가 마치 천 년도 더 한 시간들처럼 느껴지는 그 갈채와 비난 사이에 멍석이 깔리고 그 멍석에 오르면 사람들은 초조해진다.
누군가 내게 와 말했다.

‘우리 모여서 기도를 해야 하지 않겠어? ’
‘... ’
‘ 선수들 모여 봐!’
‘ 기도를 할 사람은 선수들이 아닙니다.’
‘...’
‘우리는 날 마다 날 마다 온 몸과 마음으로 기도하며 살았습니다..
살아서 돌아가게 해 달라고....’

국가대표 팀이라는 유령팀은 승리하는 것이 목적이 아닐 경우가 많다. 선수가 있는 팀이나 관계된 사람들의 기대는 이기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소속팀의 선수가 들어갈 수 있는가 없는가이며 관련되어 있는 사람들은 그로인해 얼마나 이득이 있는가에 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승리에 관한 책임은 대표팀이라는 유령팀 리더의 몫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합에 이기면 선수가 잘한 것이고 지면 코치가 잘 못 가르친 것이다.

어쩌면 사람들은 사실을 알고 싶은 것이 아니라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도저히 이길 수 있는 확신이 서지 않는 시합에 나가라는 것은 자살하러 가라는 거나 같은 것이다. 그래서 시합에 지면 화려한 무대에서 아무도 모르는 시간에 눈칫밥을 먹다 배웅도 받지 못하고 돌아오는 비행기를 타야하고 때로는 화려한 퍼레이드 뒷 전의 버스를 타고 들러리가 돼야 된다.
그렇게 그들은 또 한 번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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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5

그런 그실패한 그 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위로가 아니었다.
‘선생님! 죄송해요!’
‘ 미안하다고 말하지 마라, 너희가 벼랑 끝에 서 있을 때
나는 강 건너에서 리모콘을 들고 있었던 것이 아니다.
나는 항상 너희 맨 뒤, 최악의 끝에 서 있었다. ‘
‘...’
‘ 내가 바라는 것은 너희가 살아서 돌아가는 것이다. 사람의 목숨을 빼앗을 수 있어도 사람의 정신은 스스로 포기하기 전에는 그 누구도 어쩌지 못한다. 나의 희망은 너희가 이 곳에 올 수 있었던 불굴의 정신마저 패배 속에 묻고 가지 않기를 원한다.
시합에 졌다고 해서 너희가 노력해서 쌓아올린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것들은
아직 너희의 몸 속에 있고 시합은 세상 어딘가에서 또 열린다.
나는 너희가 너희 두발로 온전히 거기 다시 서기를 희망한다. ‘

후에 그들은 내가 팀을 떠난 그 뒤로도 세계 랭킹 200위 안에도 없던 이름을 세계랭킹 10위 안에 올렸으며 더 유능한 지도자들과 함께 아시안 게임, 유니버시아드, 세계 컵의 우승자의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10년 가까이 대표선수로서 자신과 국가를 위해서 자랑스런 삶을 살았다.
이제 많은 것들이 변했지만 내가 그들을 존중하고 자랑으로 여기는 것은 그들과 함께 한 기적같은 결과가 아니라 열악한 조건과 무모한 경쟁에서 포기하지 않고 끝없이 노력하며 성실했던 그들의 정신이었다.
그들이 내게 가르쳐준 것은 ‘불가능은 없다’ 였다. 그래서 나는 그들에게 펜싱을 조금 가르치고 펜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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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불가능한 일이 있는 것이 아니라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세상에 있는 것이다.‘

이 싸움에 이기면 그는 모든 싸움에 이긴다.
실패하면 허약하고 무능한 정신은 죽고
몸이 살아있는 동안 거듭 다시 태어난다.
아니면 이기든지...

그래서


' 실패는 있어도 패배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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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아이드잭
2006.08.31 10:23:33 *.140.145.80
성렬님과 온전하게 같은 정도와 차원을 아닐지라도 조직이라는
곳에서의 10년생활안에는 비슷한 상황에 놓여졌던 수많은 그들이
있답니다. 그중에서 어느 정도의 그가 선택의 기로에서 어떤 자세를
취했는지 그리고 원잭은 어땠는지 생각하게 만드는군요..

아마도 부끄럽지 않을 정도의 선택을 가끔 하는 정도였을겁니다.
매번 그렇게 하지 못하는 자신이 미워지기도 했구요.. 그래서 더욱
감정에 기댄적이 많았던거 같습니다.. 남은 인생은 다를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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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로
2006.09.01 09:28:18 *.145.231.210
짝짝짝!!!

갈수록 글이 검끝을 느끼게 합니다.

"야전군 선봉장이 살아서 귀가할 수 있는 것은 정치적인 안배가 아니라 신뢰와 불굴의 정신으로 무장한 최정예 부대를 갖는 것이다.
전쟁의 비참함 속에서 승리를 가져다 주는 것은 명분이나 당위성이 주는 것이 아니다. 그런것들은 전쟁터의 잔혹함 속에서 흔적도 발견할 수 없다.
전쟁터에서의 승리란 철저한 신뢰와 불굴의 정신 그리고 치밀한 전략과 끝없는 훈련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에 불과하다."

제가 찐한 전율을 느낀 구절입니다.
정말 안성에 들러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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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렬
2006.09.01 15:09:10 *.75.166.117
그라믄 지난 번은 빈말이엿남? ^^
오랜시간동안 운동을 하면서 가장 하기싫은게 뛰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한 것도 뛰는 거였습니다.^^
시간 나면 진짜로 오소,
내가 좀 덜 지치는 뛰는 법을 가르쳐드릴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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