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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8월 29일 23시 37분 등록


상처가 나를 가둔다

 

박남준

 

 

다시 나는 잊혀졌다

 

꽃이 피고 그 꽃이 진 자리

적막만이 목을 빼고 곁에 눕는다

지나온 숲과 그늘은 흉가처럼 무성하고

이제 나의 창은 밤보다 깊다

여기까지 와서야 비로소 땅을 친다

발 밑이 무너지고 나서야 허공중을 깨닫는다

이명이었나 내 귓가에 누가 들어와 살고 있는지

벌써 오랜 일이다 귀를 잘라버린다면

아니 그것 이미 고흐의 옛날로 끝난 일이지

추억에 잠긴다

어쩌자고 지난 일은 낙인처럼 견고한 것이냐

그때마다 일그러진 몸이 수몰 지구로 잠겨간다

어디까지 밀려갈 것인가 두 발이 위태롭다

두 귀가 다 멀 때까지 나는 움직이지 않는다

결국 상처가 나를 가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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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세수할 때 언뜻 챙피했던 일이 지나가더니

하루 종일 그런 일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올라 나를 괴롭혔다.

환호 지르며 좋아한 일은 잘 잊혀지면서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었던 일은 왜 이리도 따라다니는지.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은 마음을 들킨 경우다.

아는 척, 아닌 척, 위하는 척, 괜찮은 척하다 아님을 들킨 일.

그러고 보면 가장 나에게 상처를 내는 것은 남이 아니라 나 자신이다

남이 잘못한 것은 잊혀지지만

내가 잘못한 것은 낙인처럼 남아 오늘처럼 나를 휘감는다

이런 날은 정말 사라지고 싶다.

 

지난 일은 어찌할 수 없더라도 앞으로는 만들지 말자.

이런 쪽 팔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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