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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9월 1일 18시 55분 등록


우화의 강 1

 

 

마종기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

한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거리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소리가 강물의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길 내려고 자주 섞여야겠지만

한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길이 흔할 수야 없겠지

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이 흔할 수야 없겠지.

 

긴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듣고

몇 해쯤 만나지 못해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

아무려면 큰 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고 있으랴.

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

죽고 사는 일처럼 쉽고 가벼울 수 있으랴.

 

큰 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물길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

내 혼이 잠잘 때 그대가 나를 지켜보아 주고

그대를 생각할 때면 언제나 싱싱한 강물이 보이고

시원하고 고운 사람을 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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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마시다 그녀가 말했다.

어제 첨으로 그 사람이 꿈에 나타났어. 새벽에 일어났다 잠깐 잠든 사이에 말야.”

좋은 일 같은데 왜 그리 표정이 어두운 거야?”

“...속상하게도 나에게 웃어주지 않았어. 아는 체도 안 했고...

사람들이 많은 큰 길에서 그 사람은 다른 여자들과 앞서 걸어가고 있었어. 그렇게 걷다 여자들은 사라지고 그 사람 옆엔 아무도 없었지. 그의 옆자리를 보면서 내가 저기 서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하는데 어느덧 그는 주차장으로 사라졌어. 그의 차가 지나갈 때 가장 잘 보일만한 곳에 서서 기다렸지만 보진 못했어.”

말을 마치자 그녀의 손을 툭 치며 말했다.

에이, 좋은 꿈이네. 꿈은 반대야. 반대로만 생각해.”

 

거짓말이 아니다. 나의 꿈 절반,남은 절반의 절반 이상은 반대로였다. 좋은 꿈은 그대로 받아들이고 나쁜 꿈은 반대로 생각하는 게 나의 해몽법! 그녀는 못미더운 표정으로 웃었지만 좋은 사람이라는데 아무려면 나쁜 의미로 꿈에 나타났으랴. 그녀도 좋은 사람이니 둘의 만남이 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이 되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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