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커뮤니티

살다

여러분이

2006년 11월 29일 15시 13분 등록


추운 아침, 세수하고 화장품을 바르다, 한 친구에 대해 생각한다.

나는 인사말을 준비하느라 연습하는 중이었다. 그러다 어렸을 때 웅변학원을 다녔더라면 좋았을걸 생각하게 되었고, 웅변을 잘했던 한 친구가 떠올랐다. 그친구와는 안면만 있었다.

그녀는 유독 높은 자존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가 부자였던가? 그렇지도 않았다. 내 기억에 그녀의 아버지는 청소부였던 것 같다.어찌보면 부끄러워할 만한 직업을가지고 계셨다.

그녀가 예뻤던가? 아니었다. 그녀는 들창코였고, 붉은 색 피부를 가졌고, 곱슬거리는 머리를 가졌다. 예쁜 부분은 땡그란 눈 정도였다.

목소리가 어여쁘지도 않았다. 그러나 내 기억속의 그녀는 항상 또박또박 말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고, 깔끔한 모습이었다. 머리를 잘 빗어 묶고 다녔고, 옷은 세련되게 입고 다녔다. 그녀는 강한 인상을 가지고 있었다. 착한지는 확인할 수 없었지만 그녀가 아이들에게 인기가 있었던 건 그녀에게서 풍겨져 나오는 이미지. 그리고 그 분위기.

나는 특별해...라는 그것이었다. 아무튼 그녀는 우리가 생각하는 기본 조건보다 훨씬 더 높은 자존심을 가지고 있었고 매사에 자신감을 가지고 임했다. 웅변을 할 때의 그녀의 모습은 절정이었다.

높은 연단에 올라가 두 팔을 좌우로 쫙쫙 뻗으며

“이 연사 크게 외칩니다아~”

라고 외칠 때의 그 표정, 그 목청, 그 열정.

그 친구는 초등학교 3학년 무렵 전학을 갔다. 그 친구에 대한 소식은 그후 전혀 듣지 못했다. 문득 그녀가 떠올랐다.

매사에 또랑또랑 했던 그녀의 자신감은 지금쯤 그녀를 무엇으로 만들었을까.

그녀는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그러고 보니, 내가 알아왔던 모든 이들이 궁금해진다.

그들의 삶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났을까?

그들을 찾아가고 싶다.
IP *.102.140.168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