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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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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3월 30일 11시 50분 등록
추사 김정희는 '가슴 속에 만 권의 책이 들어 있어야
그것이 흘러 넘쳐서 그림과 글씨가 된다'고 했습니다.

향수 1온수(28.3g)를 만들기 위해서는 1톤의 장미꽃잎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한 사람의 삶이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상상할 수도 없이
많은 갈등과 아픔과 갈망이 있어야 합니다.

봄이 올 때마다 꽃이 피는 것이 반가운 것은 우리 마음이
겨울 나무의 그 고통을 잘 알기 때문일 것 입니다.

그리고 우리 마음은 알고 있지요.

우리의 삶에 꽃 필 날을 기다리면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늘 부족하고 서툴고 안타깝지만
날마다 조금씩 자라나
언젠가는 꽃 한송이 피워 낼 것입니다.

언젠가는 열매 하나 맺어 볼 것입니다.

참,좋은 글이지요.
이 글은 좋은 생각이란 잡지의 발행인이신
정용철님의 글 입니다.

좋은 생각이란 잡지가 저에게 준 선물은
이것 뿐 아니라 오래된 친구 하나를 찾아 준 일입니다.

풋풋한 20대 초반에 만났던 그 친구는 저처럼
만화를 그리는 순수하고 착한 친구였습니다.

저 멀리 깡촌에서 홀로 상경해서 만화가 화실을
다니던 그 친구는 만화 속 캔디보다도 씩씩하고
눈물많고 식성좋은 아주 푸른 나뭇잎같은 사람이었습니다.

서울에 사는 저보다도 더 서울 지리를 잘 아는 그 친구의 손에 이끌려
많은 영화를 보러 다녔고 많은 거리를 걸어 다니곤 했었지요.

서로의 꿈을 얘기했고,힘들때면 서로의 어깨를 다독이며
눈물을 흘리기도 한 저의 오래된 소중한 친구였습니다.

그런 친구가 결혼을 하고 두 아이를 낳으며
연락이 갑자기 끊긴 것 입니다.

아,정말이지 하루 전 까지도 통화를 한 친구였는데
다음날은 결번이란 전화국의 발신 번호만이
차갑게 제 마음을 때렸고 그리고 그만이었습니다.

그리고 차츰 저도 그 친구를 잊어 가고
그렇게 살아가다 좋은 생각이란 잡지에서
그 친구의 소식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다시 만났습니다.그동안 왜 연락 안했니?라는
제 물음에 그 친구는 이렇게 말하더군요.

사는게 너무 힘들더라.

그래서 저도 그랬지요.나두 그랬는 걸 뭐.

지금 그 친구는 열매를 맺어 가며 살고 있지요.

어제도 통화를 했는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열심히 살고 있답니다.

푸른 나뭇잎 같은 그 친구와 다시 만난 뒤로
저도 푸른 나뭇잎이 되고 싶었습니다.

때론 바람에 휘날리고 ,비 바람에 젖는 일이 생기겠지만
그래도 푸른 나뭇잎같은 친구와 평생을 걸어 간다면
그리 힘은 들지 않으리라 봅니다.

또,한가지 더.
이 홈페이지에서 만난 아름다운 사람들과의 인연입니다.

구본형이란 이름 아래 모인 수 많은 사람들을 보며,
그들과 대화를 나누며 느낀건 참,이 세상은 살 만한 가치가
넘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얼굴도 모르고 나이도 모르지만 왜 이리도
통하는 사람들이 많은지요.

인연.

한마디로 설명하기 힘든 일이지만 인연이 없었다면
느낄 수 없는 그런 만남들이 아닌가 생각듭니다.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 나가는 일이
참으로 즐겁지만 책임감 또한 잊지 말아야 겠지요.

아름다운 분들이 많은 이 곳이
그래서 늘 편안하답니다.

아름다운 봄 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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