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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승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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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5월 9일 19시 32분 등록
“재능이란 대단한 인내일 뿐이다.”
- 아나톨 프랑스(France, Anatole), 프랑스의 소설가


기다림은 어렵지만,
기다림 없는 삶은 슬프다.

우리가 절망하는 이유는 오늘의 어두움 때문이 아니다.
우리는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을 때 절망한다.
내일을 기다릴 수 없고
기다릴 희망이 없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기다릴 사람이 있는 사람은 견디고 참을 수 있다.
기다려 주는 사람이 있는 사람도 견디고 참을 수 있다.
견딜 수 없고 참을 수 없는 것은 기다려주는 것도 기다릴 것도 없는 경우다.

군대에 간 남자친구를 기다리는 여인은 어렵다.
군대에 있는 남자도 기다려주는 여자친구 생각에 힘들다.
그럼에도 그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돌아올 사람이 있고 찾아갈 사람이 있다는 것은 정말이지 고마운 일이다.

변화가 외로운 것은 돌아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여행은 변화가 아니다.
여행은 ‘돌아옴을 전제한 떠남’이지만 변화는 그렇지 않다.
변화가 여행이라면 그것은 ‘돌아올 곳 없이 떠나는 여행’일 것이다.
모질게 떠나고 절실할 때 떠날 수밖에 없다.
그것이 변화다.

죽음 역시 돌아올 곳 없이 떠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죽음을 변화라고 부르지 않는다.
변화는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하나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점.
다른 하나는 살아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죽음은 변화가 아니다.
변화는 살아서 떠나는 것이다.

기다림은 수동적인 것이 아니다.
같은 자리에 머무는 것도 아니다.
참고 견디는 것이며, 준비하는 것이다.
기다릴 줄 아는 것이 지혜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다림 없는 변화는 없다.
준비 없이 떠나는 것은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과 같다.

기다림 없이는 깊은 관계도 없다.
기다림을 거쳐야 관계는 깊어진다.

기다림 없는 성공도 없다.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하는 스타는 이제 막 알을 깨고 나온 병아리와 같다.
밖에서 보면 극적이지만 병아리는 이미 오래 전부터 알 속에 있었다.
하루하루 알의 껍질을 조금씩 깨고 있었다.
알에서 나온 오늘은 그저 그 동안의 결과일 뿐이다.


내가 말하는 기다림은 그런 기다림이다.
IP *.86.1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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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곤
2005.05.18 01:21:47 *.51.82.119
기다림에 기대어 변화를 표현한 상당히 내공있는 글입니다.
참 기다리기 힘듭니다.
그래도 국방부 시계는 돌아갑니다.
이런 자세로 기다리는 건 기다림이 아니라는 얘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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