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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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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3월 7일 11시 11분 등록
2월 시간분석

누구에게나 떠남이라는 가슴 설레는 경험이 있을 것이다. 가보고 싶었던 여행지일 수도 있고, 사랑하는 연인과 가는 곳이 어디든지 간에 같이 간다는 느낌만으로 흥분되는 그런 설레임같은 것 말이다. 며칠이든 혹은 몇 시간이든 보낸 그 시간이 추억으로 내 인생에 아름답게 간직된다. 그래서 그 사람은 또 한번 성숙해지고 아름다워지는 것이다. 동남아 여행은 내게 그런 의미였다. 난 가슴 설레였으며 하루하루가 즐겁고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하루를 기록했으며 돌아온 후 여행기를 자세히 쓸 수 있었다. 여행을 다녀온 후 2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매년 한 차례는 이런 여행을 다녀야겠다. 그리고 또 한 차례는 가족들과 함께 다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하루가 이렇게 재미있고 즐겁고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느낀 이번 여행은 내가 뒤늦게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내가 마음의 빚을 지고 있는 친구의 문제도 어느 정도 감당할 수 있는 생각도 다잡게 되었다. 여행을 다녀온 뒤 일주일 정도 편하게 휴식을 취했다. 원래 백수인데다 여행의 피로를 푼다는 핑계로 여행기와 책보는 일 외에는 딩굴딩굴 놀았다. 참 달콤한 시간이었다.

작년에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1기 연구원으로 활동하였다. 3월에 첫 미팅을 하였으니 벌써 1년이 지난 셈이다. 중도 한 명이 개인적인 사유로 그만두게 되어 위축되기도 하였지만 많은 공부를 하였고 한국적인 냄새가 물씬 흐르는 곳곳을 찾아 다녔다. 북한산 자락과 유려한 양평 어디쯤 그리고 추사고택과 충무공 현충사를 다녀왔다. 많은 책을 읽었다. 아마 평생 읽은 책보다도 연구원 1년 동안 읽은 책이 더 많았고 알찼던 것 같다. 많은 글을 베끼고 인용하면서 내 생각이 들어가게끔 썼다. 참 많이 글이라는 것을 접했다. 그랬던 지난 일 년의 연구원 활동이 끝났다. 마지막 수업을 하면서 우리의 첫 만남을 회상하였다. 그리고 일 년 동안의 노력을 자축하였고 달빛에 비친 신혼의 집에서 기분 좋은 와인으로 새로운 2년차 연구원 활동에 매진할 것을 다짐하였다. 올해가 끝나기 전 우리는 졸업작품을 내게 될 것이다. 각자 자신의 이름으로 된 책 한권씩을 가지고.

꿈이 있는 놈이 있었다. 작년 10월에 처음 만났으니 이제 겨우 반년 조금 더 얼굴을 익힌 친구이다. 그는 사진을 잘 찍는다. 가평에서 꿈 모임을 가졌을 때 난 그에게 카메라맨이라고 할 정도로 경영과 멋과 삶을 이해하는 100년의 꿈을 가진 아름다운 놈이다. 그가 대를 이어 행복해질 꿈 프로젝트를 설계하고 있다. 그는 선생님께 꿈을 펼쳤고 그 꿈에 취하신 선생님은 취기가시지 않으신 목소리로 꿈을 만들어 보라 하셨다. 2월 내내 행복숲에 대한 꿈과 계획에 대한 생각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얘기를 나누고, 세상을 행복으로 가득차게 할
들뜬 꿈을 얘기하였다. 재동과 선이 결혼하는 날 꿈 벗들을 앞에 두고 아름다운 놈은 그의 평생 꿈을 브리핑하였다. 수목장, 이 한 마디가 그의 꿈을 대신할 수 있는 명사가 되었다.

내게 꿈이 있다면 그냥 지금처럼 선생님을 모시고 재미나게 살고 싶다. 1기 연구원인 승완은 이런 나를 두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가슴을 터질 듯이 뛰게 하는 것은 바로 ‘구본형’이라는 인물일 것이다. 그는 구본형이라는 인물에 대해 비판을 모른다. 설사 그런 것이 있다고 해도 남에게 표현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추종자 이상이다. 박노진이라는 사람이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그 누군가는 자신의 생각보다 자신이 더 괜찮고 매력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모든 리더와 스승에게는 이런 동료와 제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역사를 보면 이런 동료와 제자를 가진 인물은 소수였다. 구본형은 든든하고 좋은 제자를 뒀다. 스승이 그를 구했고 그가 스승을 빛나게 할 것이다. 스승이 그를 나쁜 제자라 생각해도 그는 그렇게 할 것이다. 왜냐면, 그것이 그가 가장 잘하는 일이고 가장 하고 싶은 일이기 때문이다.”
라고 하였고, 내 마음을 잘 표현해 주었다.

나는 책을 읽고 글을 쓸때면 편안하고 기분이 좋다. 아주 깊이 집중할 수 있다. 그리고 편안한 잠도 잘 수 있다. 걱정이 없어진다. 문제는 이 좋은 것을 잘하지 못하는 부족한 재주에 있다. 이것이 먹고 사는 문제를 얼마나 해결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난 이렇게 살고 싶다. 당연히 먹고 사는 문제도 해결하면서 말이다. 2월에 조그마한 강좌기획에 참여하게 되었다. 선생님께서 권유하셨고 그 속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보라 하셨다. 이 분야에 전문가분들을 만나면서 시샘과 질투도 느꼈지만 언젠가 그분들만큼 되리라 생각하며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쁘고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였다. 우리는 이 강좌를 ‘레인보우 파티’라 이름 지었으며 힘 있는 강좌가 되게 하기 위하여 밤을 세우면서 의논을 하고 준비를 하였다. 4월에 첫 강좌가 개설될 계획이며 나는 진행을 맡기로 하였다. 3월 내내 이 준비를 하며 시간을 보내게 될 것 같다.

2월은 시간활용에 대한 아쉬움이 많았던 기간이었다. 여행의 여파로 인한 집중되지 못한 하루들이 많았다. 편한 말로 어영부영한 날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그런 날들이 지속되면서 지난 몇 개월간 나를 옭아맸던 시간 관리의 타이트한 자세가 많이 흐트러졌다. 2월 초 여행 3일을 제외하고 배정한 시간과 운용한 결과를 보면, 독서에 34시간 배정에 23.5시간(69%), 글쓰기 34시간 배정에 33.5시간((99%), 운동 34시간 배정에 17시간(50%), 서예 등 기타시간 34시간배정에 70시간(205%)을 사용하였다. 총 배정시간 136시간에 144시간을 사용하였다. 배정시간보다 사용시간이 8시간 초과하였다. 절대적인 시간의 양만을 따지자면 목표치를 달성하였지만 내용적인 면에서는 기준치에 많이 부족한 모습이 보인다. 특히 독서와 운동은 정한 시간을 지키지 못한 부분이 스스로에게 아쉽기만 하다. 아니 철저하지 못한 자신에게 부끄러울 따름이다.

히딩크 감독이나 아드보카드 감독이 즐겨 쓰는 용어가 경기를 지배하라는 말이다. 이 말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을 하던 그것을 즐기지 않으면 몰입하지 못한다는 반의적인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시간을 지배하는 것도 같은 의미일까? 시간을 활용하는 나 스스로의 의미도 그런 측면에서 바라보아야 하는 것일까? 나는 아직까지는 이것을 즐겨하지는 않는 것 같다. 그렇지만 지난 1년을 시간분석이라는 관점에서 나의 하루를 기록하고 체크해 왔다. 앞으로는 조금 더 천천히 시간을 바라보고 이놈과 친해지는 연습을 해야겠다. 이겨야 할 상대가 아닌 같이 갈 친구 같은, 각자의 짐을 지고 같이 여행하는 친구 같은 사이가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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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요한
2006.03.07 15:53:26 *.231.169.35
시간관리에서 시간교제로의 전환! 좋네요. 4월달에 선보일 파티플래너로서의 삶도 무척 기대되고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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