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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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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2월 5일 15시 52분 등록

누구나 용서에 대하여 이야기 할 때 쉽게 무조건 해주어야 한다고 한다.

세상일이 다 그렇지만 말은 쉽고 행동은 어렵다고 한다. 그중에 용서만큼

정말로 말보다 행동이 어려운 일이 있을가.

그러면서 세상을 어떻게 살았느냐 지금 어떤 사람이 되어 있느냐 하는 얘기를 할 때

평소에 용서를 어떻게 생각하며 살았느냐 에 따라 판단해도 얼추 맞겠다 고 보여진다.


최근에 지금은 없어진 우리나라 재계 서열 17위쯤 되는 그룹사가 생기고 30여년 지탱하다가

20여년 전에 사라졌던  회사의 창업주가 50주년을 맞아 왕년의 걸물들의 얼굴이

보고 싶다고 해서 모임을 가진 적이 있다.

나도 그간에 그리웠던 얼굴들이 보고 싶어서 같은 한국내이기는 하지만 멀리

지방에 있어도 한양 나들이를 한적이 있다.


가서 보니 꼭 와야 할 사람중에 상당수의 인사들이 보이지 않는다.

얘기인즉 아직 과거의 앙금이 정리가 안된까닭에 그렇다는 것이다.


이회사는 해체되고 나서 10여년 동안 회사의 운영 과정에서 있었던 불법행위때문에

지루한 법정 투쟁이 벌어졌다. 원고는 형사사건은 물론 검찰이지만 민사사건은 주로

채권자인 금융기관이었다. 그과정에서 원고와 피고간에 싸움은 지나고 나서도

크게 앙금이 남아 있지 않아 보였다. 문제는 피고인 회사의 관련 인사들끼리

서로 책임을 안지거나 가볍게 하려고 또 감옥살이를 안하려고 무던히도 속을

썩히었던 모양이다. 그 과정에서 서로 용서할 수 없는 사이가 되었음이 이 모임을

통해서 극명하게 들어난 것이다.


검찰의 조사과정에서 그리고 재판정에서 서로 얼마나 얼굴을 붉히었는지 모른다.

나는 다행이도 좀 먼나라에 이민을 나가  있어서 변호사를 내세우고 현장에 없었다.

그냥 이야기만 들어서 알뿐 그 진행과정을 간접적으로만 접한셈이다.

그리고 나는 그렇게 높은 직위에 있는 사람이 아니어서 치열하게 다투는

입장이 아니고 대법원까지 갔지만 결과적으로 손쉽게 지나온 셈이다.

그런 입장이다 보니 정말로 서로 이가 갈리도록 싸워보지 않았다.

그런 원한관계가 있는 사람을 왈가 왈부할 자격은 나는 없다.


단지 그런 사람들을 옆에서 지켜 보면서 아마도 이런 경우에는 죽을 때까지

서로 용서가 안되겠구나 하고 생각된다.

그냥 도매끔으로 보면 그렇기는 하지만 자세히 보니 분명히 심하게 다투었다해도

훌훌털고 다 지나간 일인데 하며 편하게 맘을 먹는 사람도 없지는 않았다.

암튼 그런 사람이 흔하지는 않지만 있기는 있다는 것이 다행이다.


세상에 귀한 것은 아무래도 갖기가 쉽지가 않고

그것을 가지려면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고 한다.

용서를 자알 한다는 것이 분명 쉬운 일이 아니다.

평소에 상당한 훈련이 되어 있어야 하고

무엇보다도 용서를 잘 하는 것이 남한테는 물론 자기 한테도

좋은 것이라는 신념이 확실하게 가져야 하고 그것이 일회성이 아니고

살아오면서 굳은 생활신조가 되어야 한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명심보감같은 곳에서 읽고 억지로

그게 옳겠거니 해서는 어림도 없는 일이다.

용서를 잘 했더니 무슨 기준으로 보나 좋더라 하는

신념이 쌓이고 쌓어야 된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다지고 다지면서

그래 맞아 결국은 용서를 잘 하는 것이 나도 상대방도 세상도 좋은 일이야

하는 생각이 자연스레 몸에 묻어나야 한다.

나역시 그냥 말로만 아니고 나의 깊은 내면에 이런 생각이

확실하게 자리 잡히길 간절히 기도하는 심정으로 이글을 쓰고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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