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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월 8일 22시 04분 등록


국수가 먹고 싶다

 

                           이상국

 


국수가 먹고 싶다

사는 일은

밥처럼 물리지 않는 것이라지만

때로는 허름한 식당에서

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주는

국수가 먹고 싶다

 

삶의 모서리에 마음을 다치고

길거리에 나서면

소 팔고 돌아오듯

뒷모습이 허전한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 싶다

 

세상은 큰 잔칫집 같아도

어느 곳에선가

늘 울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

마음의 문들은 닫히고

 

어둠이 허기 같은 저녁

눈물자국 때문에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사람들과

따뜻한 국수가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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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를 먹고 왔다. 새해를 맞은 스승님을 찾아 뵙고 눈물 자국에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이들과 마주앉아 국수를 먹었다. 호명하는 그 많은 연령들 중에 오직 그 이름 듣기 위해 귀를 쫑긋 세우다 성스러운 사제의 깊은 기도에 나는  그저 고개만 숙이고 있었다. 나 일흔 셋까지 그 자리 계심에 안도하며 무릎은 꿇었으나 아직 기도할 줄 모르는 나는 마음에 담아 두었던 시를 낭독했다. 삶의 모서리에 마음을 다치거나 그저 그리울 때는 또 국수를 먹으러 가리라.

 

그대, 우리 두 번이나 이름 불러주었던 비술나무의 나뭇잎 병풍은 스러지고 앙상한 실가지만 내려와 있더이다.

가는 길 오는 길, 이 길 저 길 다 피하여도 걸음마다 그대 모습 보이더이다.


신이 있어, 그대가 있어, 내 영혼이 있어 아득한 곳,

나에겐 영원의 성지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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