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야
- 조회 수 1597
- 댓글 수 0
- 추천 수 0
다시 태어난다는 것
구본형
현자들은 영혼의 목소리를 들으라고 해
옳은 말이지
근데 육신의 목소리는 어떻게 해
육신의 목소리를 거부할 수 없어
황홀한 이 몸을 가지고 있으니
골치가 아파졌어
그래서 이렇게 외쳤어
육신과 영혼이 가자는 대로 가거라
그랬더니 난리도 아니게 이 두 놈이 서로 싸우는 거야
어느 날 육신이 찾아 와 이렇게 말하더군
아무도 읽어 주지 않는 절망 속에서 10년 20년을 기다릴 수 있어?
대중이 열광하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야 해
그랬더니 영혼이 그러더군
네 길을 가거라
젠장 내 길이 무언지 알 수 없어
그때
문득 자살이 뭔지 알게 되었어
자살은 어떤 시간대의 삶에서
삶에 대한 자세 자체를 죽이는 거야
다른 삶을 살기 위해
이 삶을 고집하는 시끄러운 육신을 죽이는 거지
다시 살기 위해
죽어야 하는 죽음은 영적인 죽음인데
덜컹 육신을 죽여버리는 거야
전구가 깨지면
빛도 사라져
죽일 때는 죽어도 죽지 않는 놈을 죽여야 해
처음 영혼을 죽여 사막에 버렸어
그러자 그 놈이 다시 돌아 왔어
이번에는 활활 타오르는 불길에 던져 넣었지
그러자 그 놈은 다시 살아 되돌아 왔지
이번에는 그 놈을 죽여 꿀꺽 삼켜 버렸어
안 돌아 오는 거야
덜컥 무서워져 불러 보았어
영혼아 어디에 있느냐
그러자 내 영혼이 대답했어
네 몸 안에 있지
드디어 그 놈이 있을 곳에 있구나
육신의 안에 들어가 있구나
난 아주 기분이 좋아졌어
-역시 캠벨을 위한 습작(2009. 1. 25)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998 | 사랑 한 가지 주제에 의한 변주곡 | 숲기원 | 2005.10.27 | 1440 |
3997 | 백구 [1] | westlife | 2007.07.17 | 1441 |
3996 | [24] 잠재력 | 홍승완 | 2006.01.26 | 1442 |
3995 | 내린천 래프팅 수난기 (1) | 원아이드잭 | 2006.08.24 | 1442 |
3994 | 내린천 래프팅 수난기 (3) | 원아이드잭 | 2006.08.24 | 1442 |
3993 | 홈페이지 링크 [1] | 舒贇 | 2007.04.02 | 1443 |
3992 | 전환기를 맞이하여 | 김영훈 | 2014.02.10 | 1443 |
3991 | '리요덕'의 꿈 | 정재엽 | 2006.04.03 | 1446 |
3990 | 개인적 감사표현 & 그리고 고민. | 김민성 | 2007.10.13 | 1446 |
3989 | 단 하루 속에서도 우리는 새롭습니다. [2] | 다뎀뵤 | 2007.08.02 | 1447 |
3988 | 첫번째 자발적 고객을 만나다.. [1] | 원아이드잭 | 2006.05.06 | 1448 |
3987 | 나를 찾아 떠난 여행 [1] | 신재동 | 2005.12.19 | 1449 |
3986 | 한 걸음만 더... [5] | 백산 | 2007.07.16 | 1452 |
3985 | 일상 속 낙서 [4] | 고요한바다 | 2007.07.18 | 1452 |
3984 | 직장 유랑기 ⑫ - 희망이 실망으로 바뀌었지만 | 신재동 | 2006.01.16 | 1453 |
3983 | 웃음의 마력을 발산하라 [1] | 꿈꾸는간디 | 2006.09.06 | 1453 |
3982 | 제주 벚꽃 [2] | 강미영 | 2006.04.07 | 1456 |
3981 | 조화롭고유기적인 삶 [4] | 숲기원 | 2006.04.10 | 1456 |
3980 | 소설가 공지영씨의 한마디 [1] | 놀자 | 2006.05.13 | 1456 |
3979 | 기차를 타러 나가며 [1] | 미 탄 | 2006.05.13 | 145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