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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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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6월 25일 10시 01분 등록
일요일 아침입니다.
저로서는 참 많이 돌아다닌 6월입니다.
월초에는 중국 출장 가서 백두산, 장백폭포, 두만강, 만리장성, 자금성 등을 두루 돌아보았습니다. 중국에 자주 다녔지만 늘 비행기에서 내려서부터 다시 탈 때까지 어디를 가 볼 만한 제 시간은 없었습니다.
모처럼 작정하고 세상사를 잊고 옛사람들의 흔적과 삶을 따라 정신을 마음껏 즐기며 상상과 다짐들 속에 참 행복한 관광을 다녔었습니다.
완당평전을 읽고 난 직 후여서인지 수시로 만나는 현판의 글씨들이 늘 눈에 들어오더군요. 어설프게 마음속으로 '기름기가 너무 많아서 골격의 기가 약하군.' '가뭄에 죽 한 그릇 먹지 못한 사람같군' '허, 참 대교약졸(큰 재주는 졸 해보인다.) 의 걸작이군' 하며 꼴 값(?)을 떨며 구경을 다녔습니다.
두만강가에서는 뗏목을 타고 북한 땅을 손으로 슬쩍 짚어보기도 했습니다. 열 일곱여덟쯤 되어 보이는 북한군 어린 병사와 한 동안 눈을 맞추기도 했습니다. 돌아가신 실향민 아버지 덕분에 말로 할 수 없는 복잡한 심정이 일더군요. 아버지가 살아계셨다면...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양쪽의 연락자 역할을 한다는 탈북자 뱃사공에게 병사들에게 먹을 것 살 때 보태달라고 인민폐 100원을 건넸습니다. 오십 중반쯤 되어보이는 탈북자 뱃사공 아저씨의 이야기는 나중에 마음이 일면 글을 쓰겠습니다. 인간의 삶에 대한 여러 생각들이 교차해서.

그리고서도 6월에는 회사 일로 지방에 갈 일만 있으면 무조건 서울을 떠났습니다. 아니 일거리를 만들어서 돌아다녔습니다. 그리고는 가능한 땡땡이(?)를 많이 쳐서 이곳 저곳 기웃 기웃 구경을 다녔습니다. 워낙 구경 다닐 줄 모르는 사람이 공연히 바람이 났나 봅니다.
이왕 바람난 김에 세상 구경이나 더 하자 싶어서 다음주 화요일부터는 중국 상해로 출장을 갑니다. 아예 여행사 상품으로 갑니다. 일은 중간 중간 일행으로부터 떨어져 나와서 처리하고 그렇지 않은 시간들은 구경다닐려고 합니다. 일 때문에 상해 시내와 주변만을 돌 뿐이지만 사람 사는 모습보다 더 재미있는 구경거리가 또 어디에 있겠습니까?
덕분에 책은 1.5권이 밀렸네요. 하지만 건너 띄지는 않을 작정입니다.

한 세상 왔다 가는 것도 이럴 진대 그 많은 생들을 우리는 어떻게 살아왔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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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로
2006.06.25 15:50:14 *.118.67.80
이보게,
그렇게 놀러 다니면 당근 날 불러야지.
담에 그런 기회 있으면 연락하시게.
친구가 이럴때 좋은거 아닌가.
말로 할 때 잘 새겨 듣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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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자식
2006.06.25 19:02:15 *.145.124.204
가끔 생각하는 건데요,
저도 전생에서 수행하다 못다한 부분이 있어
이번 생에 오지 않았나 ...합니다.

내가 찾아야 할 것이 무엇인가.
경험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
더이상 되풀이 하지 않아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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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승
2006.06.25 22:33:11 *.44.152.193
귀자님...어디에 있든 무얼하든 결국에는 그 모든 것이 수행으로 귀결 되어집니다. 이곳에서의 삶은 전체에서 보면 하나의 경험을 위한 여행이니까요. 경전들을 공부하다 보면 '이런 가르침을 읽고 공부할 수 있는 사람이 이 세상에 얼마나 될까' 하는 감격에 종종 마음의 눈물을 흘리게 됩니다.
나도 아마 귀자님 나이 때 비슷한 생각을 갖고 여기 저기 가르침을 받기 위해 찾아다니고 수련 단체도 몇 곳을 다닌 것 같군요.
수행을 놓치지 않기를 기원합니다.
탐구사에서 나 온 '바가반의 말씀에 따른 삶'(데이비드 가드먼 저) 이라는 쉽고 재미있는 훌륭한 책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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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2006.06.29 14:08:12 *.62.107.130
완당평전을 읽고 난 직 후여서인지 수시로 만나는 현판의 글씨들이 늘 눈에 들어오더군요. 어설프게 마음속으로 '기름기가 너무 많아서 골격의 기가 약하군.' '가뭄에 죽 한 그릇 먹지 못한 사람같군' '허, 참 대교약졸(큰 재주는 졸 해보인다.) 의 걸작이군' 하며 꼴 값(?)을 떨며 구경을 다녔습니다.

푸하핫~~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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