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야
- 조회 수 2032
- 댓글 수 2
- 추천 수 0
따뜻한 슬픔
홍성란
너를 사랑하고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
차마, 사랑은 여윈 네 얼굴 바라보다 일어서는 것, 묻고 싶은 맘 접어두는 것, 말 못하고 돌아서는 것 하필, 동짓밤 빈 가지 사이 어둠별에서, 손톱달에서 가슴 저리게 너를 보는 것 문득, 삿갓등 아래 함박눈 오는 밤 창문 활짝 열고 서서 그립다, 네가 그립다, 눈에게만 고하는 것 끝내, 사랑한다는 말 따윈 끝끝내 참아내는 것
숫눈길,
따뜻한 슬픔이
딛고 오던
그 저녁
-----
나의 사랑도 이러했다. 마음 속으로는 수백 번 말하지만 입 밖으로 내뱉지 못하고 할 이야기 수천 가지지만 말하지 못하는. 시인의 말처럼 사랑한다는 말은 끝끝내 참아내는 것이었다. 슬프게도 나의 사랑은 늘 그랬다. 우정이라면 재잘거릴 수 있는데 사랑이라면 마음은 폭풍쳐도 말문은 닫혀버리는. 아마 나는 전생에도, 그 전생에도 그러했을 것이다. 분명한 것은 이런 사랑법으로 오래가는 꼴을 못 보았다. 그래서 이 시도 ‘사랑’이 아니라 ‘따뜻한 슬픔’이 된 것일 게다.
표현하지 못한 나의 사랑은 여전히 내 가슴속에 꽉 차 있어 사랑의 시를 좋아하고 러브스토리에 잘 빠져들고 아이들을 더 포근히 안아줄 수 있는 것 같다. 긍정적 부작용이다. 하지만 가슴만 끓이는 이런 사랑법, 이제 싫다. 수만 가지 다른 모양으로 이는 사랑의 감정을 마음이 시키는 대로 나답게 표현하고 싶다. 죽기 전에.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958 | -->[re]별내리는 마을 [1] | 수진 | 2003.06.22 | 3230 |
3957 | -->[re]별내리는 마을 [1] | 수진 | 2003.06.22 | 2316 |
3956 | ---->[re]별내리는 마을의 위치 알고싶은 분들에게 [2] | 문정 | 2003.06.23 | 3511 |
3955 | ---->[re]별내리는 마을의 위치 알고싶은 분들에게 [1] | 문정 | 2003.06.23 | 2660 |
3954 | 비교에 대해.. [1] | 안용성 | 2003.06.26 | 2393 |
3953 | -->[re]도구를 쓰는 방법의 차이는... [1] | POSTURE | 2003.06.26 | 2409 |
3952 | 비교해 보는것 [1] | 문정 | 2003.06.27 | 3097 |
3951 | -->[re]지금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라. [1] | 다시맨 | 2003.06.27 | 3497 |
3950 | -->[re]지금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라. [1] [2] | 다시맨 | 2003.06.27 | 2588 |
3949 | 물만골 사람들 [5] [2] | 문정 | 2003.07.01 | 3608 |
3948 | 물만골 사람들 [1] | 문정 | 2003.07.01 | 2837 |
3947 | 엄마가 창피한 딸 [2] | 김용관 | 2003.07.01 | 3851 |
3946 | 엄마가 창피한 딸 [1] | 김용관 | 2003.07.01 | 2676 |
3945 | -->[re]비교해 보는것 [1] | 용성이.. | 2003.07.01 | 2508 |
3944 | ---->[re]전 아직.. [1] | 용성이.. | 2003.07.01 | 2182 |
3943 | -->[re]같은 마음속으로... [2] | 유민자 | 2003.07.01 | 3227 |
3942 | -->[re]같은 마음속으로... [1] [1] | 유민자 | 2003.07.01 | 2560 |
3941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곡으로 [2] | 김용관 | 2003.07.03 | 4106 |
3940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곡으로 [1] | 김용관 | 2003.07.03 | 3477 |
3939 | -->[re]삶의 품격 [1] | 허희영 | 2003.07.04 | 329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