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커뮤니티

살다

여러분이

  • 정야
  • 조회 수 2218
  • 댓글 수 1
  • 추천 수 0
2015년 1월 1일 23시 20분 등록


()럼 살고 싶다

 


                            구본형

 


 

누군가 내게 물었다

다시 젊음으로 되돌아가고 싶은가

나는 대답한다

아니다, 아무것도 아니었던 시절

방황과 고뇌의 시절로 나는 

다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내 속마음은 갈 수 있다면

검은 머리가 갈기처럼 날리던

그 시절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그때는 고뇌가 고뇌가 아니었고

가난이 가난이 아니었고

어떤 훌륭한 사람도 될 수 있었기에

내가 꽃이었던 그 곳을 거부하지 않을 것이다

만일 내가 그곳으로 되돌아 간다면

나는 다음과 같은 주술을 부적처럼 가지고 갈 것이다

 

내가 만일 다시 젊음으로 되돌아 간다면

겨우 시키는 일을 하며 늙지는 않을 것이니

아침에 일어나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이 되어

천둥처럼 내 자신에게 놀라워하리라

신은 깊은 곳에 나를 숨겨두었으니

헤매며 나를 찾을 수 밖에

그러나 신도 들킬 때가 있어

신이 감추어둔 나를 찾는 날

나는 승리하리라

 

이 세상에서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이것이 가장 훌륭한 질문이니

하늘에 묻고 세상에 묻고 가슴에 물어 길을 찾으면

억지로 일하지 않을 자유를 평생 얻게 되나니

길이 보이거든 사자의 입 속으로 머리를 처넣듯

용감하게 그 길로 돌진하여 의심을 깨뜨리고                        

길이 안 보이거든 조용히 주어진 일을 할뿐

신이 나를 어디다 데려다 놓든

그 곳이 바로 내가 있어야 할 곳

 

위대함은 무엇을 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며

무엇을 하든 그것에 사랑을 쏟는 일이니

내 길을 찾기 전에 한참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천 번의 헛된 시도를 하게 되더라도  

천 한번의 용기로 맞서리니

그리하여 내 가슴의 땅 가장 단단한 곳에 기둥을 박아

평생 쓰러지지 않는 집을 짓고

지금 살아있음에 눈물로 매 순간 감사하나니

이 떨림들이 고여 삶이 되는 것

, 그때 나는 꿈을 이루게 되리니

인생은 시와 같은 것

 

낮에도 꿈을 꾸는 자는 시처럼 살게 되리니

인생은 꿈으로 지어진

한 편의 시

 

*스승님의 말씀을 옮겼으며 제목도 임의로 붙임.

 

 


-----

욕심일까? 나도 시처럼 살고 싶다. 나도 깊은 인생 살고 싶다.

신이 감추어둔 나를 찾았으니 더 이상 어슬렁거리지 말고 사자의 입 속으로 머리를 처박듯 용기를 내자. 이 세상에서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 있음이 얼마나 축복인가. 스승님 강력히 일러주시고 하늘이 수긍하였으며 내 피가 뜨거운데 무엇을 주저하는가.

 

나는 이제 깊은 인생을 목표로 삼는다.

이 세상 마칠 때 내 삶이 한 편의 시가 되도록 하리라

나는 이제 소풍을 즐기기로 마음먹는다

별을 벗삼아 시를 노래하고 자연과 탱고를 추리라

나는 이제 가슴 설레는 일에 사랑을 쏟기로 한다

떨림에 정성을 다하되 속마음도 행복하게 하리라

나는 이제 나의 작은 재능에 자부심을 갖기로 한다.

마음을 대하되 모든 것은 순리의 흐름에 맡기리라

 

깊은 인생으로 가는 길 언저리에서 때때로 그대를 만났으면 좋겠다.

침묵으로 물끄러미 바라만보더라도 그대의 눈빛 마주할 수 있기를.

나의 삶에 그대가 한 편의 시가 되고 나 또한 그러하기를.




 

IP *.12.30.103

프로필 이미지
2015.04.04 11:03:49 *.223.26.131
캬~ 좋습니다.
시도 해설도ᆞᆢ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958 [영원의 시 한편] 비밀의 목적 정야 2015.01.19 1799
3957 [영원의 시 한편] 나에게 던진 질문 정야 2015.01.17 3130
3956 [영원의 시 한편] 침묵의 소리 정야 2015.01.15 2158
3955 [영원의 시 한편] 그 사람 정야 2015.01.14 1828
3954 [영원의 시 한편]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정야 2015.01.14 2553
3953 [영원의 시 한편] 어린왕자 21 정야 2015.01.12 2273
3952 [영원의 시 한편] 사랑을 지켜가는 아름다운 간격 정야 2015.01.10 2543
3951 [영원의 시 한편] 국수가 먹고 싶다 정야 2015.01.08 1880
3950 [영원의 시 한편]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정야 2015.01.07 1849
3949 [영원의 시 한편] 물 긷는 사람 정야 2015.01.06 2279
3948 [영원의 시 한편] 생의 계단 정야 2015.01.05 2862
3947 [영원의 시 한편] 초대 정야 2015.01.03 1705
3946 [영원의 시 한편] 아침 정야 2015.01.02 1773
» [영원의 시 한편] 시(詩)처럼 살고 싶다 [1] 정야 2015.01.01 2218
3944 [영원의 시 한편] 공원 정야 2014.12.31 1926
3943 [영원의 시 한편] 우리 서로 자주 만나지 못해도 정야 2014.12.30 2233
3942 [영원의 시 한편] 살아남아 고뇌하는 이를 위하여 정야 2014.12.29 1980
3941 [영원의 시 한편] 행복해진다는 것 정야 2014.12.26 2121
3940 [영원의 시 한편] 나의 기도 정야 2014.12.25 1853
3939 [영원의 시 한편] 사평역에서 정야 2014.12.23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