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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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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6월 4일 17시 27분 등록
주간칼럼11-작지만 강한 기업:15년의 기다림 그리고 도약

H시스템은 천안에 본사를 두고 관공서를 중심으로 하는 행정솔루션 개발과 공급을 주 아이템으로 하는 IT업체이다.
20여명의 직원이 있으며 2005년 매출목표 50억중 1/4 수주금액이 30억을 이미 달성하였다. 회사에서는 이를 기념하고 자축하기 위하여 5월 중순 2박 3일 동안 전 직원이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다.

지금으로부터 15년 전 O사장은 천안소재 모기업의 전산업무를 담당하는 직장에 입사하였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전산업무 자체가 큰 관심을 받지 못하는 시기라서 본인 역시 긴가 민가 하면서 직장생활을 했다고 한다.
몇 년 후 지방자치단체의 호적전산시스템 개발 아이템을 만들었고 이를 상사에게 보고하였으나 몇 차례 퇴짜를 맞으면서 창업을 결심하였다.

3명의 직원들과 함께 창업한 올렸다. 매출 5억에 가까운 금액이었다. 실제 업무는 수작업으로 되어 있는 호적관련 문서들을 전산화하는 일이라 인건비 외에는 별로 드는 비용이 없어 수주하는 대로 남는 그야말로 노다지 아이템이었다.
이 시기 O사장은 사업이라는 것이 이렇게 쉬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직원 때와는 달리 사람 잘 만나고 관계만 잘 유지하면 저절로 돈이 들어오는 시스템이라는 사업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호사다마라고 이 사업도 IMF가 터지면서 정부에서 공공사업으로 지정하면서 이 한 아이템으로 먹고살던 H시스템도 하루아침에 실업자 신세가 되어버렸다.
그 후 근 6여년간을 주력 아이템없이 하루 한 끼를 걱정하고 살아야 하는 신세가 되어 버렸고 O사장을 비롯한 창업멤버들과 전 직원들은 생존을 위한 개발과 영업에 목숨을 걸어야만 했다.
타 회사의 소프트웨어와 특허를 매입하는 등 해 볼 수 있는 일은 다 해보았다고 한다.

얼마 전 그는 지난 시기를 이렇게 회상하였다.
“사업이 이렇게 어려운 줄 알았으면 안했을 겁니다. 새벽까지 거래처 접대하고 해가 뜰 때쯤 집에 들어오면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한스럽기까지 합디다.”

작년부터 주력아이템으로 정한 사업이 정상궤도에 올라 어느 정도 한 숨을 돌린 H시스템은 올 해를 도약의 해로 준비하고 있다.

이 회사의 최대 강점은 끈끈한 동료애에 있다. 업의 특징상 영업직원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한다. 대부분 30대인 직원들은 눈빛만 마주쳐도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안다고 한다. 이런 밑바탕의 중심에 O사장이 있다. 어느 직원이 이혼하고 혼자 자식을 키우며 힘들게 살아가고 있었던 적이 있었다. 그 얘가 학교에 입학할 때 책가방, 노트, 책등을 사서 몰래 준비해 준적이 있었다. 사소할지도 모르는 이 일로 인해 그 직원은 더 열심히 일을 했고 그 해 그 직원덕에 먹고 살 정도였다고 회상한다.

아직까지 H시스템은 성공한 중소기업은 아닐지도 모른다.
이제야 겨우 먹고 사는 문제를 벗어나 기업으로서의 자기 사명과 역할을 시작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마 그럴 것이다.
무려 15년 동안이나 이 바닥에서 살아남은 것 자체도 대단하지만 초창기 멤버들을 거의 다 유지하는 일 또한 ㅇ사장의 리더십과 끈기가 뒷받침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인 것이다.
올 해를 지나면서 이 회사는 새로운 도약을 준비할 것이다.
15년의 생명력과 직원들의 단결된 모습, 그리고 오너의 리더십이 믹서되어서 스스로도 생각하지 못한 건강하고 미래 지향적인 기업을 만들어 낼 것으로 기대된다.
IP *.247.38.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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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일
2005.06.04 18:09:54 *.235.2.57
끈질긴 회사군요..저도 기대됩니다. 기회가 되면 훗날 얘기도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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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주
2005.06.04 19:12:37 *.209.213.31
회사가 어려울 때 감원하지 않고 함께 견뎌낸 오너와 직원들과의 끈끈한 유대, 성장의 초석이 되리라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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