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야
- 조회 수 1941
- 댓글 수 0
- 추천 수 0
한 여자 한 남자
김왕노
한 여자, 한 남자에게 들꽃이고 싶은 한 여자, 한 남자에게 내리는 비와 햇살을 조금 얻어 한 여자, 한 남자의 모퉁이에 종일 들꽃이고 싶은 한 여자
한 남자 들꽃이 된 여자를 안고, 총부리도 지나 국경을 넘어가고 싶은 한 남자, 이념도 구멍 난 신발처럼 버리고, 푸른 사과 주렁주렁한 나라로 가고 싶은 한 남자, 아나키스트의 나라를 만들고 싶은 한 남자, 한 여자에게 한 잔 커피가 되고 싶은 한 남자, 한 남자, 제 생의 블랙 커피 한잔으로 한 여자에게 깊은 맛이 되고 싶은 한 남자, 한 여자의 목구멍을 적시며 가버린 혁명에 대해, 저문 혁명가에 대해, 한 여자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 한 남자, 한 여자의 남자이고 싶은 한 남자, 한 여자, 한 남자의 들꽃이고 싶은 한 여자
들꽃이 된 여자를 안고, 그 바람을 건너고, 꽃잎마다 물방울 맺히는 새벽으로 가려는 한 남자, 때로는 원죄에 우는, 유혹의 혀 날름거리는 한 여자, 그리고 한 여자의 한 남자, 한 남자의 한 여자
-----
한밤중 사원의 문 앞에서 고개 숙여 기도하는 한 남자
‘추하게 늙지 않게 하소서’
어둠을 헤치고 한 남자의 옆에 다가와 두 손 모아 기도하는 한 여자
‘아름답게 늙어가게 하소서’
한 여자의 등장이 놀라운 한 남자, 한 남자가 왠지 든든한 한 여자, 같은 듯 다른 기도를 하는 한 남자, 다른 듯 같은 기도를 하는 한 여자 촛불을 살려 간곡히 기도하는 한 남자와 한 여자
‘저희를 위해 빌어 주소서’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938 | 새벽 6시에 [3] | 김종원 | 2006.09.23 | 1465 |
3937 | [24] 다시 [1] | 써니 | 2007.03.19 | 1465 |
3936 | -->[re]하나님도 웃어버리신 기도 [2] | 나그네 | 2007.05.03 | 1465 |
3935 | 2007년 책 첫머리 [1] | 김귀자 | 2006.05.10 | 1467 |
3934 | 어제 아침에 내가 쓴 시 [4] | 김나경 | 2006.09.19 | 1467 |
3933 | 신과장은 프로젝트 수행중 [4] | 신재동 | 2007.04.27 | 1468 |
3932 | 생명 [4] | 한희주 | 2007.09.16 | 1468 |
3931 | [칼럼07] 글의 정원 [9] | 余海 송창용 | 2007.04.18 | 1469 |
3930 | 10기 레이스_1주차_여행이란무엇인가_정수일 [10] | 피울 | 2014.02.08 | 1469 |
3929 | '열정'도 설계할 수 있을까? | 원아이드잭 | 2006.05.03 | 1471 |
3928 | 출근해보니 | idgie | 2007.08.01 | 1471 |
3927 | [16] 정신 [3] | 홍승완 | 2005.10.18 | 1473 |
3926 | 나는 자전거다 [2] | 김나경 | 2007.07.09 | 1473 |
3925 | 왕소군 | westlife | 2007.07.30 | 1473 |
3924 | 변화경영연구소 2기 연구원(나에게 쓰는 편지) [4] | 조윤택 | 2006.04.10 | 1475 |
3923 | 나의 집필 계획 | 도명수 | 2006.05.03 | 1475 |
3922 | 풍경엽서(6)-7월을 열며... [5] | 이은미 | 2007.07.02 | 1475 |
3921 | 그가 난간 위로 올라가는 이유 [2] | 김신웅 | 2007.10.14 | 1475 |
3920 | 주간갈럼11-작지만 강한 기업 : 15년의 기다림 그리고 도약 [2] | 박노진 | 2005.06.04 | 1477 |
3919 | 여름...그 푸르름을 담았다. [1] | 이은미 | 2006.08.23 | 147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