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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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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월 19일 00시 00분 등록
정반대로 채용하라

Fortune 500의 수많은 기업들, 그리고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의 공식 기업 비전 항목 중에 ‘인재’는 단연 21세기 단골 손님이다. 그것이 피상적 이해의 형태이든 실질적 적용의 형태이든, 위대한 경영자라면 유능한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항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장은 인재유치전쟁이 발발한 곳이며, 기업들은 마케팅을 통해 그들의 무기를 장전하고, 인재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표적을 탐색한다. 그리하여, 인재유치전쟁은 휴전에 대한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마치 시장과 기업, 그리고 인재가 서로 뒤엉켜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 풍광은 ‘삼각 어울림’이다. 시장이라는 커다란 운동장 위에, 기업과 인재는 수백만 개의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다. 기업은 자신들의 문화에 어울리는 인재를 원하고, 인재는 자신의 개인가치에 부합하는 기업을 찾는다. 그러나 그 많고 많은 ‘관계’ 중에 과연 성공적인 채용률은 얼마나 될까?

재미있는 일화 하나를 소개한다. 구직자라면 누구나 탐낼만한 어떤 컨설팅 기업의 사장이 교통사고로 하늘나라에 가게 되었다. 그의 영생을 결정 짓기 위해 천사는 천국에서 하루, 그리고 지옥에서 하루를 보내게 해줬다. 천국의 시민들은 합창을 일삼으며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지옥의 시민들은 멋진 골프 필드에서 푸짐한 음식으로 배를 채우며 하루를 보낸다. 다음 날 사장은 지옥에서의 삶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 천사에게 지옥으로 보내달라고 했고, 지옥 문이 열린 순간 눈 앞에 펼쳐진 건 다름 아닌 불바다와 칠흑 같은 어둠이었다. 천사에게 자초지종을 물었더니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어제는 채용하느라 그랬고, 오늘은 실제 근무날”이라고.

기업과 인재 모두로 하여금 쓴 웃음을 자아내는 일화이다. “채용해놓고 보니 기대에 못 미치더라”, “채용되고 보니 완전 속은 기분이다” 등의 불만은 채용 실패의 전형적 반응이다. 그리고 그 원인은 어울림에 대한 솔직한 인식의 결여에 기인한다. 기업은 무조건 좋은 인재를 유치하려고만 하지 말고, 인재는 무조건 좋은 회사에 입사하려고만 하지 말지어다. 그것이 야기하는 것은 결국 에너지 및 시간 낭비이며 기업과 인재 둘 다에게 엄청난 기회비용이다. 채용은 구매가 아니라 마케팅이라고 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채용은 쌍방향의 마케팅이다.

시장은 완벽하지 않다. 그러므로, 기업도 인재도 완벽하지 않다. 수많은 불확실성과 정보 비대칭 속에서 우리는 선과 악이 아닌 선과 최선의 양자택일을 해야 한다. 장기적 기회 비용을 줄이기 위해 기업에게 과감한 마케팅 시도를 권한다. 장점은 누구나 수용할 수 있다. 그러나, 단점은 감수할 의지가 있을 시에만 수용된다. 회사의 좋은 점과 자랑거리들로만 인재를 확보하려 하지 말고, 회사의 단점과 보완해야 할 점 또한 과감하게 마케팅 하는 것이다. 가령, 회사의 높은 매출과 큰 규모가 자랑거리라면 단순 반복 업무에 대한 소개도 과감하게 해주는 것이다. 이는 인재를 자가 필터링 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그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입사를 결정한 인재라면 ‘알고 선택한’ 직장이기에 모르고 선택했을 때보다 높은 몰입도를 보일 것이다. 단점을 마케팅하자.

사람관계도 마찬가지다. 나와 관계를 맺기 원하는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 나의 단점을 말해주면, 불필요한 인연을 맺지 않을 수 있다. 아니, 적어도 관계 맺음의 적정온도를 달성할 수 있다.

단점을 마케팅 하는 것,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것은 행동이고 실천이다. 따라서, 생각을 정반대로 해야 하며 지조 있는 선비 정신에 대한 깊은 통찰이다. 그리고, 인식의 전환이 요구되는 스릴 있는 작업이다. 어쩌면, 추종자의 위치에서 벗어나 선도자로서의 추진력이 발휘되어야만 하는 작업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것을 시도할 수 있는 원동력은 코리아니티 인재경영에서 나온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관계’를 중시하는 한국사회에서 가장 철저하게 ‘모순을 껴안는 힘’, 바로 이것이다.
IP *.6.5.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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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찬
2007.03.19 17:06:52 *.5.23.40
기업의 채용현실에 대한 지적은 매우 공감이 가는군요..
그러나 단점을 마케팅한다는 의미가 잘 와닿지 않네요. 특히
인간관계로까지 확장한 대목에서는 더욱 의문이 드네요..

대부분의 헤드헌터들은 기업으로부터 수익을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의 관점에서 필요한 사람들에 대한 정보제공에는 열심이지만 또
다른 고객인 구직자들에게는 그들이 몸담을 회사나 직무에 대한 실질
적인 정보제공에는 소홀한게 사실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단점을 마케팅한다는 의미를 기업이 좀 더 구직자에게
필요한 정확하고 솔직한 정보를 더 제공해야 한다는 것으로 이해하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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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엽
2007.03.26 11:27:07 *.76.83.129

글 잘 읽었습니다. 인사 채용을 할 때, 우리회사의 나쁜점, 모순된점을 먼저 이야기 하는것- 괜찮겠네요. 그런데, 그럼 솔직히 말해서 '남아있는' 인재가 있을지 궁금합니다.

우리회사는 이래서 나쁘다. 저래서 나쁘다..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모순을 껴안는것- 좋지요. 하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안에는 어떤것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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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29 16:37:54 *.6.5.225
기찬님,

공감이 가지 않는다고 하시니 이 글의 부족함을 느낍니다.
그럼에도 불구, 제 의도를 이해해주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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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29 16:38:34 *.6.5.225
재엽님,

함께 생각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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