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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신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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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0월 14일 03시 39분 등록

어제 오전에 오랫동안 미루어오던 베란다 샷시 공사라는 걸 했습니다. 어제 그 과정을 지켜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서 제게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하나를 나누면 좋을 것 같아 사진과 함께 짧은 글을 남겨 봅니다.

어제 공사 도중에 아저씨께서(사장님) 베란다 난간으로 올라가서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 장면을 지켜보면서 깜짝 놀랐고 간간이 그곳에 올라가서 일하시는 모습을 지켜볼 때마다 얼마나 가슴을 졸였던지 모릅니다. 더구나 몸의 무게 중심을 밖으로 향하게 할 때와 그 위를 옆으로 슬금슬금 옮겨 다니시며 일을 하실 때는...!!

그 장면을 지켜보면서 "너는 지금 네 인생에 최선을 다하고 있느냐? 저 분은 일하는 그 순간만큼은 목숨을 걸은 듯하다. 그런데 너는 너의 모든 것을 걸고 그 무엇에 임해본 적이 있느냐?" 등 이러한 생각들이 요즘의 게으른 제 자신을 질타했습니다.

몸을 움직이며 정말 부지런히 살아가시는 분들이 많은데, 머리만 간편하게 잘 쓰면서 살아가려는 제 모습이 많이 부끄러웠던 하루였습니다. 요즘 게을러지는 제 모습을 보며 많이 안타까웠는데 오늘의 장면을 거울삼아 좀 더 치열한 하루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야겠습니다.


* 사진에서는 잘 느껴지지 않지요? 실은 제가 살고 있는 곳이 (소형 임대아파트^^) 18층이라 베란다에서 밑을 한참 바라보고 있으면 심장이 조금씩 빨리 뛰게 되지요. "만약에 실수로 아저씨가 떨어지면……"이라는 상상을 조금만 하면 온 몸은 아찔해져 옵니다.


* 어제의 경험 때문인지 오늘 읽게 된 아래 문장이 제 가슴 속 깊이 콱! 박힙니다.

'식구를 먹여 살려야 하는 밥벌이의 책임은 전장에서 피범벅이 되어 싸우는 전사들처럼 치열한 것이다. 식구들에게 밥을 벌어 먹이지 못하는 사내는 사내가 아니다. 남자는 밥벌이를 통해 비로소 남자 구실을 할 수 있게 된다. 밥벌이의 지겨움 속에 숨어 있는 일상의 모습은 바로 그런 것이다.'


* 그리고 제 메모파일을 파헤쳐 보니 어제의 경험과 통하는 글이 여기 하나 딱! 있는 것 같습니다. 길지만 같이 보면 좋을 것 같아 마저 올립니다. 아래 내용은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에 나오는 글인 것 다들 아시지요? ^^

나는 내가 게을러졌다고 여길 때마다 다음과 같은 말들을 떠올린다. 그러면 정신이 번쩍 난다. 번역가이며 작가인 이윤기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한다.

'"있는 일, 살고 있는 삶에는 지금 네 피가 통하고 있는가? 너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의 품삯이 아닌, 일 자체, 그 일의 골수와 희로애락을 함께 하고 있는가?"

우리는 인생을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서 배워야 한다. 미쳐야 한다. 적어도 미치지 못하는 자신 때문에 미쳐야 한다. 마리아 칼라스는 말한다.

"자신이 종사하는 분야에 모든 것을 내놓아야 한다. 그렇게 할 수 없다면 그 분야를 떠나야 한다. 타협이란 있을 수 없다."'


** 참.. 사진은 모델료를 지불한 것입니다. 너무나 인상 깊어 그 순간을 담아 놓으려고... 예의를 무릎 쓰고 디카를 꺼냈는데... 아저씨 왈 "저 찍으면 모델료 줘야 하는데..." ^-^

IP *.47.8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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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10.14 09:05:50 *.70.72.121
그래요. 좋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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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
2007.10.14 13:45:53 *.248.64.157
김신웅님 현장감 나는 사진과 글 잘 보았습니다. 나역씨 모든 것을 걸고 이렇게 열심히 살아가는지? 생각해보니 반성이 많이 됩니다. 나와의 타협 조금더 좋은 삶의 공간을 만들어가는 것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부끄러움이 많은 날입니다. 한사람의 공간만이라도 더좋게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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