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르릉!~~~ 때르릉...
전화음에, 잠시 자고 난후 다시 잠이 설든 불필요한 아침잠에서 깨어납니다.
"오늘 시간 있어..나 따라 나설꺼야?....말없이.."
"응..나깔께..시간 많아." "집앞으로 나와 잠시후..."
몇번을 따라 나서 본 경험들을 ..닮고픈 이들의 아름다운 이야기처럼 느껴지기에
불교용어의 서투름이 함께하지만 좋은 시선으로 보아주세요.


하나: 절의 대웅전 공사를 맞아..맑은 상아빛의 작은 불상 어림잡아
1000개 정도를 귀한 분 어루만지듯 닦는 작업을 함께 했습니다.
친구처럼 닦다가 무심코 들여다본 불상의 모습의 표정들을 보면서
"같은 불상 같은데,바라보는 눈빛과 온화한 입가의 미소가 다 틀려 보이는데.."
"정말 그 느낌이 온다고?" "이불상은 나를 보고 미소 지어주는 듯한걸"
"빨리 닦기나해! 시간없어..정갈한 마음으로 닦아.."
5~6명의 사람들과 대웅전 바닥까지 열중해 닦으며 마무리 짓는
그들과 함께 전 빠르게 하고파
초등학교시절 학교바닥 마루를 닦듯 기분 좋은 마음으로 죾 밀며 닦고 있는데...
"정성껏 해"... 벗이 야단까지 칩니다. ^*^


둘: 사월 초파일 전날 비가 하늘에서 퍼붓듯 내리는 날이었습니다.
새벽 1시경 꽃시장에 들려 아마도 벗덕분에
120만원 정도의 꽃뭉치를 내팔안에 한아름 들고 터미날 꽃시장의 모습에서
꽃냄새와 더불어 열중해서 사는 좋은 사람들 냄새까지 맡았던 기억입니다.
절에 들려 부산스럽게 꽃뭉치를 풀고 꽃꽂이 도우미를 했습니다.
다듬던 손길에 장미 가시에 온통 찔려 따뜸거렸지만,
대웅전밖의 비내리는 모습에서도 아름다움이 느껴져
콧노래까지 부르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오후늦게 꽂은 대웅전밖의 대형 꽂꽃이인 그냥 예쁘게 핀 들꽃모양인척 하고 있었고
마구 뿌려주는 빗소리의 정겨움이 함께 했지만...내일 행사까지
꽃을 꽂은 모양의 무사함을 기원하며 늦은 저녁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셋: 망자를 위한 49제... "천도제"를 보았습니다.
새벽녁 꽃시장에서 흰 백합, 국화..귀부인을 닮은 분홍빛이 깃든 흰 소국들을
사서 대웅전에 꽂고, 행사도우미를 하며...
빈 시간에 천도제를 보았습니다.
위폐를 모신 꽃가마,피리를 부시며 앞서신 스님,승무춤을 닮은 춤사위도 볼수 있었습니다.
'천도제...'10시경부터 거의 2시 30분까지..
스님들의 묵도와 주문을 걸듯 이어지는 말들을 알아 들을수 없어
난 자세히 귀기울여 보기로 했습니다.
아..들려왔습니다.인생의 맛깔스런 심오함이 느껴지는 스님의 독경소리가..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회심곡' '무상계'라고 하더군요.
잠시후,과일더미를 앞에 놓고 무심코 바쁘게 깍고 있는데,내 혈색이 아니 좋은지...
상주중에 누군가가 "봉사같은데..식사 같이해요..배고플텐데.."
동시에 배고픔이 밀려옴을...키위를, 수박을 집어 먹고픈 심리 현상이...
오후3시인데...새벽부터 아무것도 아니 먹었음을 알았습니다.

모든것은 생각하기 나름인것을...모든 삶자체가..아닌가요?
오늘의 주인공이신 그분은 극락의 세상으로 가셨겠지요.
다 떠난 빈공간에, 정리...정리...그리고 큰마루가 있는 대웅전바닥 걸레질까지 하는
벗을 따라 다녀온 색다른 하루였습니다.
좋은 벗덕분에..비가 온후였기에,
잠시 잠시 빈시간에 시리도록 깊은 하늘을 마음껏 보고 왔습니다.


또 하나의 이야기 넷: 사실은,절이 지어진 후,거의 5년동안을 말없이..
한달에 두번을 꼭! 새벽 꽃시장에 들러 싱싱한 꽃만을 산후,
절로 향하여.. 대웅전의 대형꽃꽂이 여섯곳을 꽂아 자신의 마음은 물론
다른이들에게 즐거운 마음을 전해온 그네들의 삶을 이야기 하고 싶었습니다.
아마도 앞으로도 변함없이 하리라 믿어 봅니다.
사람들은 벗들을 "꽃보살님"하고 불러 주더군요.


몇번의 밤샘에서 '아..힘들어..' 소리가 저절로 나오는데...
아..신기한 벗들...전..종교심 깊이 믿는 마음으로 내 집인듯 가꾸는 주멤버 봉사원인 벗들.
저는 부러워 잠시 흉내를 냈으뿐, 자주는 못 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말없이 행하는 벗들의 깊은사랑을 보면서
내주변도 정리부족인 스스로를 돌아보며,나도 흉내내며 닮으려 노력하며
내주변을 조건없이 사랑하려는 마음을 이끌어 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