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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3월 24일 01시 15분 등록
책상앞에 메모지가 붙어있습니다

"글쓰기의 첫 번째 계명
그리고 마지막 계명
:써 볼 것, 계속 써 볼 것"

아주 어려서부터 글을 쓰는 것이 말을 하는 것보다 즐겁고 행복했었다고
아니, 좋았었던 것 같은 기억이 있습니다.
글쓰는 일로 상을 받거나 글쓰는 일로 내가 다른 이의 주목을 받거나..
그런 일도 있었던 기억 까지 있군요.

그래서 글쓰는 일을 하면서 살 수 있으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는 꿈을
마냥 꿈처럼 꾸었던 시절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일기 한 줄도 메일 한 줄도 쓰지 않고 살아 가는 오늘들이 쌓여서 또 다른 역사를 내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어제 막상 상담실에 글을 한 줄 써 보자니
내 생각과 손가락과 머리와 가슴과
이 모든 것들이 모두 따로따로 움직입니다.
글을 한 줄 쓰는 것이 공포스러웠습니다.

영어공부를 하느라고 ... 영어책들에 빠져서 새로운 단어들을 만나고 문장들을 만나는 것이 즐겁기도 합니다. 그 일은 내가 밥벌이와 상관있는 일을 하고 있구나... 그래서 스스로에게 들리지 않는 칭찬까지 해 줍니다.
밥벌이와 상관없는 소설책... 같은 건 언제부터인가 아주 멀리하고 살아갑니다.
글쓰기 같은 건 하지 않아도 잘 살아갑니다

아니, 그것과도 상관이 없는지도 모릅니다.

요즈음 나는 예전에 내가 알고 있던 나 자신과 다른 나를 봅니다.
서른 일곱 억척스레 살아가느라 큰 소리로 웃고
처음보는 이와도 스스럼없이 이야기하고
아이들을 잘 꼬시고
어머니 상담도 잘 해내고
"어른"들과도 격의없이 말을 잘 해내고..
그런 나를 낯설게 바라봅니다.

누구는 내가 발전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어른이 되고 세상을 잘 살아갈수 있게되는 거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나는 슬프고 아프고 속상하고 싫습니다

그러다보니 이젠 글쓰는 것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거 같아 오늘 더욱 우울합니다

개나리가 피고 봄이 오고
나는 봄이 너무 좋습니다.
겨울 끝에 피어나는 꽃도 좋고 반짝이며 솟아오르는 새싹도 좋습니다.
온 종일 내가 지저귀는 이야기를 들어 줄 친구가 있었으면 하고 바랬는데
...
기억속에 내 지저귐이 언젠가 글쓰기였던 적이 있었다는 생각이 나네요.
다시 써 볼 것, 계속 써 볼 것......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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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탄
2006.03.24 08:15:35 *.225.18.241

안녕하세요? 저도 비슷한 일을 하는데 님께서 학습지 교사를 5년 하셨다는 것은 정말 대단하시네요. 상담코너에 올린 글이 상당히 조리있다고 느꼈는데, '글쓰기'에 대해서 꿈이 있으시다면 이 홈페이지와 계속 인연을 맺어보시는 것이 어떨까요?

문화재청장 유홍준이 재산신고를 하는데 인세 수입이 20억이더라구요, 세상에 책을 써서 살아갈 수 있다면.... 그야말로 꿈같은 이야기지요. 그래서 저는 생업에 슬럼프가 올때면, 이렇게 스스로를 추스리기로 했네요. 첫번째 책을 자비로 낼 돈을 모으자구요
첫번째 책을 누가 선뜻 내 주기는 어려울꺼구, 일단 자비로 내서 시장의 동향도 보고 선을 뵈는거죠.

비슷한 꿈을 가진 사람끼리 네트워크를 가지면 훨씬 생활이 탄력있어질꺼예요. 오늘 하루 우리 힘차게 재미있게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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