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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재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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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3월 28일 00시 21분 등록
혹시 ‘김수로’란 배우를 아는가?

각종 영화에서 조연으로 입지를 다진 속칭 ‘조연 전문배우’. 그러나 그가 조연으로나마 출연했던 영화들은 우연일지 몰라도 대부분 흥행을 하는 대 기록을 남긴 배우. ‘쉬리’가 그랬고, ‘태극기 휘날리며’가 그랬다.
최근 본인의 첫 주연 영화 홍보 차 TV 모 프로그램에 출연했다가 선보인 ‘꼭지점 댄스’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군무’로 자리매김하려 한다. 이 춤은 댄스학원 뿐 아니라, 학교, 경기장, 건설형장 뿐 아니라 심지어는 군대에서조차도 사람만 모였다 하면 분위기를 휘어잡고 있다. 지난 삼일절 기념 행사장에서 만세삼창과 더불어 애국가와 함께 어우러져 그의 댄스가 1000여명에 의해 행해졌다.

그럼 과연 무엇이 그토록 국민들을 사로잡는 것일까?

먼저, 춤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달라졌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춤은 곧 비정상적인 사람들의 표현 행위, 라는 기존의 관념과는 달리, 건강한 여가문화의 하나라는 긍정적인 인식의 변화가 크게 작용한 듯 하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라틴댄스를 추어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가하면, B-Boy라 불리우는 브레이크 댄스를 추는 댄서들이 모여, 전세계 대회를 쉽쓸 뿐 아니라, 최근 ‘비보이(B-Boy)를 사랑하는 발레리나’라는 연극을 만들어 젊은이들 사이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다. 즉, 춤의 의미가 기존의 소위 ‘제비족’을 대변한 ‘불륜’의 아이콘에서 긍정의 의미로 바뀌어졌기 때문이다.

둘째, ‘시각’ 중심의 문화가 ‘몸’ 중심의 문화와 맞물리면서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내었기 때문이다. 90년대 후반부터 불기 시작한, ‘몸짱’ ‘얼짱’ 문화와 ‘웰빙’문화, 최근에 이르는 ‘로하스’의 이데올로기가 담합. 그리고 인터넷으로 대변되는 ‘시각’중심의 문화로 표출 된 것이 바로 ‘춤’을 부추기는 계기가 된 것이다. 대중에게 오래도록 기억에 남기 위해서는 좀 더 자극적인 촉진제가 필요한데, 그것은 수동적인 모습보다는 보다 적극적인 몸놀림을 통해 그들의 기억에 좀 더 오래도록 남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존재였던 것이다. 그들은 영화, 방송, 광고에 이르기까지 춤을 선보이지 않으면 프로그램 자체가 제작되기 힘들 정도로 엄청난 파급효과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셋째, 이벤트성 네트워크의 인간관계의 특성을 통한 표현방식인 것이다. 디지털 문화로 대변되는 현시대는 인터넷과 통신을 통해서 만남과 헤어짐이 이루어진다. 우리는 인터넷을 통해서 공개 모집을 하고, 인터넷 동호회를 통해서 또 다른 사람을 찾고, 이메일로 이별을 통보한다. 즉, 얼굴을 맞대고 형성하는 인간관계 대신 온라인의 네트워크로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모르는 사람과도 쉽게 친해지고, 어렵지 않게 연락을 중단할 수 있는 것이다. 쉽게 사람과 친해지기 위해서는 익명의 당신과, 그 사람과 춤을 추고, 이름을 묻지 않은 채, 인사만 하고 헤어지는 것이다. 아마 ‘꼭지점댄스’도 인터넷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것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이러한 순수한 꼭지점댄스가 혹 그 본래 의미를 상실한 채 다른 의미로 변질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순수성과 대중성을 기반으로 대중들이 일구어낸 최대의 ‘예술 작품’이 몇몇 대기업에 의해서 지나친 상업화를 초래한다거나 이 예술작품을 처음 선보인 특정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수단이 되는 것은 경계해야 할 것이다. 시민들 자발적으로 이루어진 순수한 놀이문화를 더 이상 지나친 상업성과 일부 기업들의 ‘돈 버는 수단’으로 전락해 국민적 오락을 없애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까 두려울 따름이다. 최근 전국민의 주목을 끌었던 WBC나, 이제 곧 있게 될 ‘월드컵’경기에 모인 젊은이들이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모였으면 한다. 꼭지점 댄스의 일원이 되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주체로서 미디어나 행정권력, 기업이 주도한 것이 아닌 본인 스스로가 원해서 참여하는 그러한 ‘춤사위의 주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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