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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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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5월 6일 23시 52분 등록
언젠가 내가 책을 낸다면 그 책은 내가 책을 쓰기 위해 쓴 글이 아니라, 글을 쓰다 보면 책을 내게 되는, 그런 책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책을 쓸 계획을 세우고 글을 쓴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부담이 되고 시작부터 나를 지치게 하는 작업이다. 하지만 차근히 계획을 세우고 준비를 하고 보니 이 방법도 그리 나빠보이지는 않는다. 그래서 하나의 책은 계획을 세우고 차근히 써 나가고, 하나는 중간쯤부터 시작해서 마음내키는대로 써 나갈 생각이다. 나중에 시작한 책이 먼저 나오게 될지도 모른다. 그게 내 방식이니까~

내가 쓰는 첫 책은 정말 단순하게 따뜻한 책이다. 친구들이 나에게 속삭이던 이야기에서 발견하는 소박한 즐거움에 대한 책이다. 나의 책을 읽고 ‘오늘은 나도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고 싶다.’ 라고 느낀다면, 나는 충분히 기쁘다.

2006년 4월 : 내가 갖고 있던 다이어리와 편지, 쪽지들을 모두 모았다. 보관을 잘못해 일부는 곰팡이가 피어있기도 했고, 무슨 글씨인지 알아보기 힘든 쪽지들도 많다. 하지만 무엇보다 좌절스러운 건 이 이야기들이 책으로 엮어질만큼 매력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첫 출발부터 만만치 않다.

2006년 5월 : 한번은 해 볼만한 작업이라는 판단이 섰다. 편지들을 꺼내어 꼼꼼히 읽어나갔고, 조금이라도 의미가 있는 말들을 골라 모았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첫번째 글을 올렸다. 반응이 썩 나쁘지만은 않다. 다행이다.

2006년 6월 : 나는 다시 친구들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벌써 동이나기 시작한 소재를 수집하기 위한 것이기도 했지만, 편지를 쓰는 것이 정말 그들에게 다가설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2006년 7월 : 나의 친구들에게 답장이 온다. 나의 편지 한 통이 그들에게 신선한 힘이 되고 있다는 것에 확신이 선다.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즐거움을 느꼈으면 좋겠다. 그래서 나는 더욱 열심히 편지를 쓴다. 글을 쓴다.

2006년 8월 : 친구와 약속을 했다. 약속시간은 한참 지났는데 친구가 오지 않는다. 날씨가 너무 덥다. 짜증이 난다. 수첩과 펜을 꺼내 들고 나를 만나러 오는 친구에게 편지를 쓴다. 오늘은 이 이야기가 내 칼럼의 주제가 됐다. 재밌다.

2006년 9월 : 놓치지 않고 꾸준히 칼럼을 올리고 있다. 글을 쓰는 것도, 책을 읽는 것도 이젠 쉽게 해 낼 수 있다. 읽는 책이 많아질수록, 쓰는 글이 많아질수록 더욱더 욕심이 난다. 필독서 목록을 수정하고 나의 집필 계획을 점검한다.

2006년 10월 : 홈페이지에 올린 이야기를 친구가 봤다. 그리고 머지 않아 책으로 출간 된다는 것도 눈치를 챘다. 잘 했다고 토닥거려주었다. 뿌듯해졌다.

2006년 11월 : 이제, 한국의 놀이문화에 대해서도 함께 정리해 갈만한 여유가 생겼다. 하지만, 한꺼번에 두 가지에 집중하지 못하는 성격 탓에 산만하기만 하다. 일단 리스트업만이라도 해 놔야지.

2006년 12월 : 올해 크리스마스는 너무도 특별한 날이 되었다. 5월부터 정리하기 시작한 편지 뭉탱이에서 발견한 모든 친구들,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냈다. 이메일이 아닌 종이에 펜으로 눌러쓴 정성스러운 카드를 보냈다. 덕분에 며칠동안 내 핸드폰은 불이 났다. 가슴이 뛴다.

2007년 1월 : 내가 목표했던 53통을 훨씬 넘는 편지를 정리 해 냈다. 이제 책 제목을 정하고 있다. 없어서 고민이 아니라 너무 많아서 고민이다. 행복한 순간이다.

* 지금 쓰는 책에 도움이 되는 - 대부분이 읽었던 책이다.
가장 비슷한 구성의 책 : 살아있는동안 꼭 해야할 49가지
가장 비슷한 느낌의 책 : 머뭇거리지 말고 시작해
가장 비슷한 디자인 책 : 그남자 그여자
가장 비슷한 내용의 책 : 반고흐 영혼의 편지
가장 비슷한 형식의 책 : 러브레터를 읽어주는 남자
나를 고민하게 만든 책 : 내 친구에게 보내는 마음의 편지 (용혜원), 내 인생의 편지 한 장 (김현주), 진양혜의 서른아홉 러브레터 (진양혜) -> 어쩌면 나의 이야기를 쓰는 것보다 라디오 작가나 TV프로그램 진행자가 사연을 엮어 내는 이야기들이 더 다양하고 재밌을런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잠시나마 망설였다.

* 앞으로 쓸 책에 도움이 되는 – 한국의 문화와 관련된
문화로 읽는 한국사회
한국인코드
금빛 기쁨의 추억
한국인에게 문화는 있는가?
한국을 빛낸 우리문화 Best 10
한국의 문화코드 열다섯 가지
한국문화와 한국인
놀이와 예술 그리고 상상력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4
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
호모 루덴스
깊은 밤 그 가야금 소리
완당평전
흥한민국 - 변화된 미래를 위한 오래된 전통
나는 내 것이 아름답다 - 학고재 산문선 16
세계 최고의 우리 문화유산
신토불이 우리 문화유산
한국미, 그 자유분방함의 미학
21세기 문화 키워드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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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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