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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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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4월 25일 00시 38분 등록
나는 잘 놀지 못하면서도 잘 노는 사람이다.
나는 노래방에서 신나는 노래와 화려한 댄스를 연출해 내지 못한다. 유머러스한 이야기를 하지도 못하고, 최신 유행어를 꿰고 다니지도 못한다. - 단지, 목소리가 클 뿐이다. ^^; 오히려 조용히 술잔을 기울이고 앉아있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쪽에 가깝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잘 놀지 못하는 사람이다. - 물론, 알코올의 힘을 빌리자면 상황은 달라지지만. ^^;;
나는 사람들과의 긴밀한 관계에 관심이 많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많이 한다. 친하지 않은 듯 하지만 언제든지 고민은 나에게 털어놓게 되는 묘한 매력의 소녀이기도 하다(고 우기고싶다). 사람들은 나와 함께 하는 시간을 즐거워 한다(고 믿고 싶다). 나는 그들이 원하는 자리에 언제든지 함께 할 수 있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을 만들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잘 노는 사람이다.

나는 이런 나의 이야기를 2가지로 나누어 풀어 놓고 싶다.

하나, 한국인은 무엇을 하면서 노는가?
나의 영역을 찾는 분야가 될 것이다. 나는 유희문화를 통해 한국인을 들여다보는 작업을 하고 싶다. 그 중에서도 온라인 놀이 문화를 먼저 살펴 볼 것이다. 내가 이렇게 한국성 -> 한국문화 -> 한국인의 유희문화 -> 한국인의 온라인 놀이문화로 범위를 좁혀가는 이유는 딱 하나다. 막막하기 때문이다. 나는 온라인 놀이 문화에서 시작하겠지만, 어느날은 나의 영역에서 벗어나기도 하고, 쌩뚱맞은 다른 분야를 침범하기도 할 것이다. 그럼으로써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이 나뉘어지고, 나의 범위가 더욱 탄탄해 지길 바란다.
많은 사람과 함께 만들어 가는 분야가 될 것이다. 내가 이 책을 쓰면서 가장 조심해야 할 것 중 하나가 ‘나 혼자만의 생각’을 ‘우리의 속성’으로 정의해 버리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다. 때문에, 이 분야에서는 연구원들의 많은 조언과 질책이 필요하다. 자신의 느낌 그대로를 말해줄 필요가 있다. 부탁해요~ (어차피 제 맘대로 노는 것 아니던가. ^^)
깨질 각오로 쓰는 분야가 될 것이다. 내가 노는 바닥이라고 생각해 온라인 놀이문화를 범위를 덥썩 정해버렸다. 하지만 솔직히 내 바닥이라고는 하지만, 나보다 날고 뛰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많이 두렵고, 조심스럽다.
2006년 한해에 이에 대한 내용을 정리할 수 있으리라는 욕심은 없다. 다만, 아래의 책이 마무리 되어갈 때 쯔음에는 이 책에 대한 내용도 어느정도 감을 잡고 있어가길 바랄 뿐이다.
솔직히 이 책은 많이 막막하다.
그리고 한가지 바람이 더 있다면, 이 책을 계기로 지금 나의 위치를 더욱 사랑하게 될 수 있길 바란다.



둘, 내가 친구를 만나는 53가지 방법
원래는 정말 53가지 방법을 정리하려고 했다. 그런데 리스트업을 하려고 보니 솔직히 많이 막막했다. 그래서 나는 그 중 하나를 골랐고, 그것은 편지를 통해서 친구를 만나는 것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글쓰기에 자신 없는 내가 친구를 만나는 가장 쉬운 방법은 편지를 쓰는 것이었다. 나는 이 한가지 주제를 가지고 53가지 이야기를 만들어 갈 것이다. 내가 중학교시절부터 모아놓은 쪽지와 ‘쓰다지쳐 편지지’(30대 이상은 모를수 있음. ^^) 에 쓰인 긴 장문의 편지까지. – 몇통 안 되는 러브레터를 기분 내키지 않는다고 찢어서 버려버린 것이 못내 아쉽다. ^^;; - 모두가 나의 좋은 소재가 되어줄 것이다.
이 책은 친구를 즐겁게 하는 편지쓰기 위한 참고서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이다. 절대 교과서는 아니다. 참고만 하는 참고서다. 또한, 최근에 나만의 세상(!)에 빠져 사느라 소원해진 친구관계가 새롭게 다져질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우선은 다음주 주말에 집에 가서 편지 뭉탱이를 들고 오는 것부터 시작! ^^


그래서,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
솔직히 두번째 이야기를 먼저 풀어갈 생각이지만, 어떻게 될지는 나도 모르겠다. 나는 두 가지 중 한가지를 먼저 시작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 다음에는 반드시 나머지 한 가지를 할 것이다. 그 다음에서야 진정 나의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잘 놀지 못하면서 잘 노는 방법. ^^


IP *.149.16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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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석
2006.04.25 08:20:34 *.225.18.226


'한국인의 놀이문화' ~~ 땡기는데요. 평소의 내 생각을 강미영 버전으로 풀어 쓴 느낌이 들어요. 내가 한국인의 놀이문화에 눈길이 가는 이유는 ' 심심하기 때문이다 . 나도 심심하지만, 내 눈에 보이는 한국인의 삶도 심심하기 때문이다. '

전국의 도로를 거대한 주차장으로 탈바꿈시키는 명절 대이동을 한 번 생각해 보라. 그 단순하고 반복적인 의례의 폭력성... 우리의 진정한 카니발 - 놀이는 어떤 것이 있을 수 있을까.

소장님이 딸하고 하신다는 ' 미래의 집 사기 놀이' 처럼, 쉬우면서도 의표를 찌르는 놀이를 발굴하고 싶다는 의지가 솟네요.

'친구를 만나는 53가지 방법'도 아주 좋아요. 우리 모두 '좋은 친구'에 갈급하지만 '좋은 친구'를 갖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으니까요.

잘 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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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아이드잭
2006.04.25 09:43:46 *.248.117.3
다른 분들의 책들도 관심이 가긴 하지만 본능적으로 땡기는
책은 강미영님이 구상하고 두권의 책입니다.. 혹시나 보탬이
될 수 있을지 모르니 저만의 노는 방법을 가끔씩 올리도록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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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
2006.04.26 06:26:54 *.116.34.209
땡기는 사람 많아 좋겠다. 잘 될 것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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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완
2006.04.26 23:25:01 *.147.17.91
미영아, 매일 읽고 써야 한다. 어렵다는 것을 알지만 내가 요즘 이것을 절실히 느끼고 이 맛을 알아가고 있다. 하나를 가슴에 품고 있으니, 쓸 것이 모이더라. 이것을 잘 정리하느냐는 다음 문제이고, 매일 읽고 쓰니까 좋더라. 2006년은 강막내에게서 지구력을 보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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