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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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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4월 27일 12시 25분 등록
초등학교 6학년때였나 보다.
성탄절에 "마니또 게임"을 했다. - 이름이 적힌 쪽지를 나누어 가지고 상대방이 모르게 선물과 카드를 준비했다가 자신의 마니또를 맞추어 가는 게임? 으로 기억한다.
그때 내 마니또가 나한테 준 카드에는
"하느님은 단순한 것을 좋아하시지
단순한 사람을 사랑하시지"
세상에 ! 6학년짜리 남자 녀석이 이런 글귀를 적어 보냈다. 그녀석도 참!
그 때도 얼마나 내가 "단순하지"않았기에 이런 소리를 들었을까 싶다.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있다.

요즈음 다시 그 생각이 난다.
왜 이렇게 뒤죽박죽 엉망진창 ,
고통스럽다는 소리가 나올지경이었다.

물론 하루 두시간 나를 위한 투자의 시간 덕분에 피부도 좋아졌고(!)
날마다 설레이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고....
그렇긴 하지만,
그 두시간이 나머지 스물두시간을 지배하면서 업무에 손이 잘 안 잡힌다.

첫 한 달 동안 읽을 책을 정했다.
사람의 성격을 읽는 법
당신의 파라슈트는 어떤 색깔입니까
글쓰기의 전략

두 번째 책 당신의 파라슈트-를 읽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이 책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
"대국민 공공서비스" 라는 막강한 찬사를 들은 책이라는데 잔뜩 기대를 하고 읽기 시작했다. 그냥 읽기만 해서는 안 되고 열심히 쓰고 찾고 고민하고 그래야 하는 책이다.
그 과정 자체가 얼마나 큰 고통인지, 나 한테는.
대학 노트 한권 각 페이지 마다 제목만 한 줄 씩 써 놓았다.
무엇이 자신을 신나게 했는지 적어보자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물어 본다
과거에 자신이 정말로 좋아했던 일...
나의 일곱가지 삶의 스토리.....
아, 이것이 보통 힘든 일이 아니구나.
분명히 존재하기는 했지만, 기억속에서 잠들어 있었던 내 이야기를 꺼집어 내는 일.
무언가 울컥 하고 울음이 나오려고 하는 순간이 있었다.
순간 순간 뭐 이런 걸 해야하나
시간 낭비 아닌가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살 건가 하는 건 이렇게 차례차례 단계를 밟아가는 게 아니라 어느순간 확~ 영감이 떠올라야 하는 거 아닌가.. 어쩌구 저쩌구
유난히 N성향과 P가 강한 나는 정리정돈이 정말 잘 되지 않는다.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게으른 사람 나를 위해서 누가 옆에서 정리좀 해 주면 좋겠다.

물론 이번에는 끝까지 물고 늘어질 작정이다.
이 힘든 일을 다음에 다시 하긴 싫다. 진짜다.
그리고 결심이다.


IP *.100.65.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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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완
2006.04.27 21:50:58 *.147.17.59
'당신의 파라슈트는 어떤 색깔입니까'는 읽기 딱딱하고, 제대로 읽으려면 많은 정성이 필요한 책입니다. 이 책은 구입한 사람은 많겠지만, 읽은 별로 안 되고, 제대로 읽은 사람은 극소수일 겁니다. 이번 기회에 한 달이 걸리든 두 달이 걸리든, 정리를 해낸다면 아주 큰 자산을 보유하게 되는 것입니다. 정리할 때는 모르지만, 정리된 것을 보면 조금 알게 되구요. 시간이 흐르고 어느날 다시 보게 되면 크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나에 대한 컨텐츠'를 정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전력하기를 당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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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탄
2006.04.28 21:18:49 *.199.134.98


나경님, 이름이 참 예뻐요. 나름대로 어려운 시점을 통과하고 계신 것같네요. 제가 좋아하는 말 중에 이런 말이 있어요.
'우리를 죽음으로까지 몰고가지 않는 한 고난은 우리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
기운내시고, 주말에는 봄을 찾아 산에 다녀 오시면 훨씬 의욕이 솟을 것같네요. 금정산이 부산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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