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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희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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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 22일 08시 30분 등록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 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이 문장은 가와바타 야스나리에게 노벨 문학상을 안겨준 <설국>의 첫 문장으로서 가와바타 야스나리나 설국을 몰라도 이 문장은 한번쯤 들어본 적이 있을 것 같습니다. 이처럼 첫 문장은 책 전반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강렬한 힘으로서 비단 소설뿐 아니라 모든 책에 적용되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첫 문장 하나에 그 저자의 분위기와 사상 전반에 대한 모든 것이 드러나며 첫 인상과도 같은 의미라고 보시면 될 것 입니다.

 

그와 비슷한 이유로 <프롤로그>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대개 독자들이 제목과 부를 대충 훍어 보고 책을 짚어 들면 그 다음 본격적으로 책을 읽게 되는 가장 첫 부분이 바로 프롤로그혹은 본문의 첫 문장이 되기 때문입니다. 바야흐로 본격적으로 독자를 처음 만나는 저자의 글이 되는 셈이죠.

 

그렇기에 원고 집필의 뼈대를 다 잡아두고서도 첫 문장 혹은 첫 문단을 어찌 시작할지를 두고 며칠씩 고민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썼다 지우고를 반복하거나 딱히 이거다! 라는 글이 떠오를 때까지 글쓰기의 신공인 멍 때리기를 하기도 합니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이런 시간들을 원고 외 잡다한 생각들로 채우면 안 된다는 사실입니다.

 

얼핏 보기엔 단 한 줄도 쓰지 못하는 지극히 비생산적인 시간을 보내는 것 같지만, 사실 저자의 입장에선 머리 속으로 치열히 원고 전체를 표현할 오프닝을 만들어내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머리 속에선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여기서 자칫 표현이 떠오르지 않는다고 신경을 분산할 일을 벌여버리면 행여 전체 원고가 연기처럼 혹은 바람처럼 사라져 버릴 수도 있습니다. 글쓰기는 지극히 극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고도의 정신 노동인 이유입니다.

 

그래서인지 저자들 중에는 <프롤로그>를 의외로 가장 마지막에 본문을 다 끝내놓고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책을 쓰겠다 부 구성까지 다 해놓고 원고를 쓰기 시작하지만, 그럼에도 본문을 쓰다 보면 나도 모르게 이런저런 수정을 할 수도 있고 때론 글이 글을 만들어내며 예상하지 못했던 흐름이 전개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책 쓰기란 본문 집필이 다 끝날 때까진 저자 스스로도 이 책이 어떤 모습으로 완성될지 가늠하기 어려운 글과 벌이는 묘한 숨바꼭질과도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 역시 <부와 목차 구성- 본문- 프롤로그- 에필로그> 순으로 집필을 하는 것 같습니다. 부와 목차 구성이 단단해야 한다면, 프롤로그는 독자들로 하여금 저자가 왜 이 책을 쓸 수 밖에 없었는지를 설득하는 작업인 것 같습니다. 프롤로그에서 저자에게 설득 당하지 않은 독자들은 그 다음 페이지로 책장을 넘기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겨우 설득하여 끌고 온 독자를 본문에서 처음 맞이하는 첫 문장이니, 첫 문장은 진정 매혹적이어야 하겠습니다. 책 쓰기는 첫 문장인 이유입니다.

 

가끔 어찌해야 프롤로그를 잘 쓸 수 있는지를 물어오시는데 아마 저자에 따라 여러 다른 의견들을 제시해줄 것 같습니다. 저마다 이유가 있을 것이고 일견 전부 타당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럼에도 굳이 제 생각을 첨언하고 넘어가자면 저는 저자 스스로 진정으로 이 책이 세상에 나와야 한다는 진정성이 반영되는 것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책을 쓰는 당사자가 스스로 확신하지 못하는데 어찌 독자를 설득할 수 있을까요? 책쓰기란 비단 프롤로그뿐만이 아니라 책 전반에 걸쳐 결국은 저자의 생각, 저자의 믿음 그리하여 저자의 삶이 글로써 펼쳐지는 일이니만큼 막상 글을 써보면 내 것으로 체화되지 않은 것은 한 줄 글로 표현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는 금방 깨달을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글이 곧 나이어야 하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그런 만큼 첫 문장이 터져나오면 나머지 본문은 죽죽 달려나갈 수 있겠죠..? 그건 여러분들 체력에 달려있습니다. 글 쓰는데 왠 체력이냐고요? ㅎㅎ 체력과의 싸움인 글쓰기 세계는 다음 주에 들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한 주 만에 완전히 겨울이 된 것 같습니다. 독감 주사들은 다 맞으셨죠…? 어느새 다음주가 11월의 마지막 주가 됩니다. 제가 가장 애정하는 11월이 끝나가는 것이 너무 아쉽습니다. 세상 그 무엇으로도 멈출 수 없는 시간. 여러분들도 꾹꾹 눌러서 알찬 11월 마지막 주 보내세요!

 

수희향 올림

[블로그] 앨리사의 북살롱: https://blog.naver.com/alysapark

[카페] 1인회사 연구소 www.Personalcultu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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