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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15일 20시 47분 등록


연말입니다. 송년회 등 모임이 많은 때라 아무래도 술을 마실 기회도 많습니다. 저도 지난 주말에 이어 이번 주말은 겹치기 송년회에 참가하느라 좀 무리했는데요. 그래서인지 몸살 기운이 있어서 늦잠을 자고 말았습니다. 오후 늦게까지 자고 일어났더니 좀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콧물이 나고 으슬거립니다. 일요일이라 병원도 약국도 갈 수 없는데요. 이럴 때는 좀 더 쉬는 게 좋겠지요. 더 좋은 방법은 감기에 좋은 음식을 먹고 쉬는 것 같습니다. 쌍화차나 배숙, 생강차 등이 떠오르는데요. 마침 집에 이 중에 아무것도 없네요. 다행히도 사과, 귤 등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이 있고 늘 함께 하는 와인이 있어서 오늘은 생강차 대신이 유럽식 감기약 '뱅쇼(vinchaud)’를 마시고 쉴까합니다.

글루바인.jpg

출처: https://www.daringgourmet.com/kinderpunsch-german-non-alcoholic-spiced-punch/

 

뱅쇼는 프랑스말로 따뜻한 와인이라는 뜻인데요. 프랑스 뿐 아니라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의 많은 나라에서 겨울에 따뜻하게 즐기는 와인입니다. 독일어로는 글뤼바인(Glühwein)이라고 부릅니다저는 뱅쇼가 아닌 글뤼바인으로 먼저 알았는데요유럽에서 살 때 베스트 프렌드였던 독일 친구 마리온이 그렇게 불렀기 때문입니다. 이맘때 쯤이었던 것 같습니다. 남부 스페인의 겨울은 우리나라처럼 눈이 많이 오거나 매섭게 춥지는 않습니다. 해안가 특유의 습하고 으슬으슬 기분 나쁜 추위지요. 문제는 아주 춥지는 않기 때문에 난방시설이 발달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지요. 밖에서 살을 에는 듯한 추위에 떨다가도 집에 들어와 따뜻한 바닥에 누우면 몸이 스르르 풀리는 우리 나라와는 달랐습니다. 연말을 앞두고 여러 파티에 참석하던 때였습니다. 서양의 파티는 드레스코드가 엄격해서 파티 옷을 갖춰 입어야 하는 경우가 많았지요. 얇은 드레스에 코트만 입고 떨다가 집에 들어와서도 추위에 떨곤 했습니다. 몇 번 그렇게 떨고 나니 심한 몸살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마침 크리스마스 때라 병원이 문을 닫아 약도 못 먹고 누워있을 수 밖에 없었네요. 가장 중요한 크리스마스 파티에는 못 가고 집에서 앓고 있는 저에게 마리온은 와인을 끓인 음료를 만들어 주며 글뤼바인이라고 불렀습니다와인을 끓여서 먹을 수 있다는 걸 그전까지는 상상도 못 했었지요상큼한 과일향과 시나몬 냄새가 폴폴 풍기는 따뜻한 와인은 쌍화탕 만큼이나 몸살에 특효였습니다. 한잠 자고 깼더니 감기로 힘들었던 몸 뿐만 아니라 머리도 가벼워져서 바로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그것도 술인지라 마시고 푹 잘 쉬어서였을까요? 그것보다는 요리라고는 토스트 밖에 할 줄 모르던 친구의 따뜻한 마음이 전달되어서 였던 것 같습니다어쩌면 시나몬 향 때문에 설 즈음에 엄마가 만들어 주시던 수정과 맛이 떠올라서 였는지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저는 마리온의 정성이 가득 담긴 글뤼바인을 마시고 몸살에서 완전히 회복했습니다. 덕분에 며칠 뒤에 있었던 뉴이어 이브 파티는 맘껏 즐길 수 있었습니다. ^^

 

글뤼바인즉 뱅쇼를 만드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제가 처음 마셨던 글뤼바인처럼 만들려면사과오렌지 등의 과일과 시나몬정향 등의 향신료약간의 꿀을 처음부터 같이 넣고 끓여야 합니다. 약불에서 30~40분 정도 끓인 후에 불을 끄고 30분 정도 놔두면 되지요바로 마셔도 좋고 냉장고에서 하루 정도 숙성시킨 후에 마셔도 과일의 맛과 향이 잘 우러난 맛있는 뱅쇼가 됩니다마시기 전에 따뜻하게 데우는 걸 잊지 마세요이렇게 만든 뱅쇼는 대부분의 알코올이 날아가기 때문에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도 마실 수 있고감기약처럼 먹을 수도 있습니다.

알코올이 어느 정도 남아있는 뱅쇼를 만들고 싶다면 처음부터 와인을 넣지 말고과일과 향신료부터 먼저 약한 불에 뭉근해질 정도로 끓인 후맨 마지막에 와인을 넣으면 됩니다이 때 와인이 끓어오르기 전에 불을 꺼야 하는데요이렇게 만들면 과일과 향신료의 향을 느끼면서도 와인의 맛이 살아있는 뱅쇼를 만들 수 있습니다이 버전의 뱅쇼는 맛있다고 한번에 너무 많이 먹으면 안 됩니다알코올이 남아 있기 때문에 그냥 와인과 같아서 많이 마시면 ‘자신도 모르게’ 취할 수 있습니다

감기약으로 마시려고 만든 뱅쇼가 알코올이 다 날라가지 않았나 봅니다. 두 잔 마셨더니 살짝 취기가 오르는 듯 하네요. 이제 쉬어야겠습니다. ^^

2019년이 이제 16일 밖에 남지 않았네요. 송년회로 너무 무리하지 마시고 건강하고 따뜻한 한 주 보내시기 바랍니다.


--- 변경연에서 알립니다 ---

 

1. [출간소식, 개정판] 숲에게 길을 묻다 김용규 저.

숲의 철학자로 불리는 ‘숲학교 오래된 미래’의 교장이자 ‘자연스러운 삶 연구소’의 대표 김용규 저자의 『숲에게 길을 묻다』 개정판 출간 소식입니다. 2009년 출간된 이후 10년의 세월만큼 깊어진 저자의 사유를 한껏 음미할 수 있습니다. 승자 독식의 법칙과 패배의식이 뿌리 깊게 자리잡은 사회 속에서 필연적으로 길을 잃고 헤맬 수밖에 없는 이들에게 숲의 방식에 주목하라 권합니다. 소모적인 경쟁에 지친 이들을 위한 ‘존재 안내서’의 일독을 권해드립니다:

http://www.bhgoo.com/2011/857826

 

2. [출간소식] 이제 몸을 챙깁니다 문요한 저.

변화경영연구소 1기 연구원이자 정신과의사인 문요한 작가의 신작 『이제 몸을 챙깁니다』 출간 소식입니다. 20여년 동안 효율과 결과를 좇아 ‘생각 중독자’로 살아오던 어느 날 몸의 이상 신호를 느낀 후 스스로 안식년을 갖고 오감을 깨우는 긴 여행을 떠났고, 몸에 귀를 기울이는 순간 삶이 달라짐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움직임을 잃어버린 현대인들을 위한 ‘몸의 심리학’을 통해 몸에 활력을 주고 온전하게 내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분들의 일독 권해드립니다:

http://www.bhgoo.com/2011/857919

 

3. [모집] 내 안의 '위대함'을 찾아 떠나는 청소년 진로탐험 여행(2020.1.11-1.18)

2020 청소년 진로탐험 여행에서는 자기 삶의 주인으로 당당하고 멋지게 살아가고 싶은 청소년과 그런 자녀를 바라고 지지하는 부모님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청소년 진로전문가 박승오 선생님, 숲 철학자 김용규 선생님, 마음챙김 명상전문가 김인중 선생님과 함께 하는 78일의 진로탐험 여행을 통해 자신 안에 접혀있는 '위대함'의 씨앗을 찾고 이를 싹틔우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http://www.bhgoo.com/2011/858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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