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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29일 21시 59분 등록


지난주 크리스마스에 이어 이번주 새해까지, 유럽은 지금 파티의 계절입니다. 친구들의 페이스북등 S.N.S.에 올라오는 파티 사진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흥겨움이 전해지는 듯 하는데요. 집에서 파티를 한 두 번 하고 나면 음식이 꽤 많이 남습니다. 아무리 인원수에 맞게 적당히 준비한다고 해도 남기 마련인데요. 그들은 파티가 끝난 후에 남은 식재료를 어떻게 처리할까요?

 

파티 후 남은 재료로 즐기는 치즈 파티

한때 1인 가정이나 알뜰 주부들 사이에서 냉장고 파먹기가 크게 유행했던 적이 있습니다. 냉장고에 있는 음식이나 식재료를 다 먹을 때까지 장을 보지 않는 것을 말하는데요. 식비를 절약할 뿐 아니라 음식물 쓰레기를 줄인다는 장점도 있지요. 그렇다고 남은 음식을 그냥 먹어 치워 버리는거였다면 조금은 처량할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냉장고 파먹기는 냉장고 속 자투리 재료를 이용해 요리해서 맛있게 먹는 것이 핵심입니다. 즉 남은 음식 처리가 아니라 새로운 음식을 요리하는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것. 이게 바로 냉장고 파먹기가 유행했던 이유가 아닌가 합니다.

오늘 소개할 치즈 요리는 파티가 끝난 뒤 남은 재료로 요리하는, 유럽식 냉장고 파먹기라고 할 수 있는 라끌렛(Raclette)” 입니다.

라끌렛 그릴.jpg

출처: https://www.meilleurduchef.com/en/shop/kitchenware/electricals/raclette-grill/bck-traditional-raclette-grill-breziere.html


라끌렛은 스위스 발레(Valais) 지역에서 생산되는 세미하드(semi-hard)치즈의 이름이자, 이를 이용한 치즈 요리를 말합니다. 프랑스어의 ‘racler(라끌레르: 긁어내다)’에서 유래되었는데요. 말 그대로 치즈를 긁어서 먹는다는 의미입니다. 생치즈를 그냥 긁어 먹는 건 아니고, 불에 쬐어 녹은 부분을 긁어내어 먹습니다. 13세기 수도원에서 먹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유서깊은 치즈인데요. 스위스 뿐 아니라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등 유럽 전역에서 먹었는데, 특히 겨울이 길고 추운 알프스 지방에서 겨울 내내 많이 소비되었습니다. 원래는 부엌 한 쪽 화덕에서 녹인 치즈를 식탁에 가져와 감자와 함께 먹던 요리입니다. 그러다가 1970년대에 라끌렛 치즈를 녹이는 전용 그릴이 만들어지면서 대중적 인기를 얻게 됩니다. 테이블용 스탠드처럼 생긴 그릴로, 날개처럼 생긴 부분에서 열이 발생하고 그 밑에  반으로 자른 치즈를 놓아 치즈를 녹이는 원리입니다. 치즈가 녹으면 그 부분을 긁어내어 감자와 함께 먹는 거지요. 전통적으로는 삶은 감자와 함께 먹었지만 요즘에는 버섯, 호박, 양파 등 각종 채소나 고기, 해산물 등도 함께 먹습니다. 다시 말해 파티 후에 남은 재료나 냉장고 속에 남아 있는 어떤 식재료와도 함께 먹을 수 있지요.

다같이 둘러 앉아 순서를 기다려가며 녹은 치즈를 먹는 재미도 있고, 식탁 위에 조리 기구를 놓고 바로 조리해 먹는 재미도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파티가 정성스레 요리를 준비하고 격식에 맞게 테이블을 세팅해서 즐기는 파티라면, 라끌렛 파티는 되는 데로 아무 재료나 놓고 편하게 즐기는 파티라고 할 수 있지요. 치즈가 녹으면 각자 알아서 본인의 음식 위에 가져다 먹으면 되기 때문에 파티 주최자가 별로 신경 쓸게 없는 캐주얼한 파티입니다.

아무리 편하고 재미있는 파티라도 전용 그릴이 없다면 그림의 떡인 게 아닐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위의 그림같이 생긴 전용 그릴은 흔치 않지만 우리에게는 삼겹살을 구워 먹는 그릴이 있지요.

Raclette.png

출처: https://www.pinterest.co.kr/pin/505458758172731844/?lp=true


고기를 굽거나 전을 부치는데 사용하는 그릴만 있으면 우리도 라끌렛 파티를 즐길 수 있습니다. 그릴 한 쪽에는 채소 등을 굽고 한쪽에는 치즈를 녹이면 되지요. 냉장고에 남은 재료가 없다고요? 그렇다면 파티 참가자에게 먹고 싶은 재료를 가져오게 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햇와인 보졸레 누보나 리슬링 등의 화이트 와인을 곁들이면 별 것 아닌 재료로 그럴 듯해 보이는 파티를 준비할 수 있겠지요. 유럽에서는 크리스마스 파티 등으로 지친 사람들이 편하게 준비하는 연말, 새해 음식이기도 합니다. 설음식 장만 등으로 지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적당한 음식일 것 같습니다.^^


 

2019년이 이틀 밖에 안 남았네요. 나머지 날들도 따뜻하고 행복하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저는 새해에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이번주도 맛있는 한 주 보내세요~^^

 

참고문헌

<잘 먹고 잘사는법046, 치즈> 이영미, 김영사, 2004

<세계음식명 백과> 김희정, 이윤지, 마로니에북스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 박문각

Wikipedia/Raclette: https://en.wikipedia.org/wiki/Raclette

 

 

--- 변경연에서 알립니다 ---

1. [출간소식] 『중1 독서습관』 유형선, 김정은 저.

변화경영연구소 9기 연구원 유형선, 10기 연구원 김정은 부부의 두번째 공저가 출간되었습니다. 가족독서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가족 구성원이 책 읽는 즐거움을 누리는 것입니다. 10대 자녀가 책을 읽지 않아 고민이 많은 이들에게 이 책은 훌륭한 지침서가 되어줄 것입니다. 청소년 독서지도를 하는 이들에게도 좋은 나침반 역할을 해줄 것입니다. 특히 가정을 배움의 공동체로 만들고자 하는 분들께 일독을 권해드립니다:

http://www.bhgoo.com/2011/858315#5

2. [모집] 내 안의 '위대함'을 찾아 떠나는 청소년 진로탐험 여행(2020.1.11-1.18)

2020 청소년 진로탐험 여행에서는 자기 삶의 주인으로 당당하고 멋지게 살아가고 싶은 청소년과 그런 자녀를 바라고 지지하는 부모님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청소년 진로전문가 박승오 선생님, 숲 철학자 김용규 선생님, 마음챙김 명상전문가 김인중 선생님과 함께 하는 78일의 진로탐험 여행을 통해 자신 안에 접혀있는 '위대함'의 씨앗을 찾고 이를 싹틔우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http://www.bhgoo.com/2011/858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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