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마음을

마음을

  • 알로하
  • 조회 수 712
  • 댓글 수 2
  • 추천 수 0
2020년 2월 9일 22시 09분 등록



마음편지 독자님 안녕하세요.

지난주에는 죄송하게도 한 주 쉬었습니다. 사실은 그 전 주에 5일간 대만에 갔다 왔는데, 귀국길에 약간의 몸살 기운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설을 지낸 후 바로 여행을 하며 피로가 쌓여서 그랬던 것 같은데요. 때가 때인지라 심하지 않은 감기 증상임에도 주사 맞고 악을 먹으며, 며칠간 셀프 격리를 했습니다. 약보다 중요한 건 잘 먹고 잘 쉬는 거라는 의사선생님 말씀을 잘 듣느라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잠만 자다 보니 마음 편지도 본의 아니게 쉬었습니다. 덕분에 잘 쉬었고 건강을 회복했으니 다행이지요. ^^

한편 지난주에는 제 생일이 있었습니다. 그날도 역시 집에서 격리 중이었습니다. 누군가는 생일도 잊을 정도로 바쁘게 지낸다고 하는데요. 이런 저런 쇼핑몰에서 보내는 생일기념 할인 쿠폰 메시지가 계속 울려 대서 잊을 수도 없더군요. 그뿐 아닙니다. 미역국도 못 먹고 있을 딸을 걱정하는 엄마의 문자와 혼자 생일을 보내는 친구를 위로하는 축하 메시지 등을 받으며 나름 잊지 못할 생일을 보냈습니다.


마흔번이 넘게 생일을 보내다 보니 기억에 남는 생일이 몇 번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생일은 엄마가 직접 케이크를 만들어 주셨던 열 살 때 쯤의 생일입니다. 제가 어린이였던 1980년대에 케이크는 생일에나 먹는 음식이었습니다. 다른 사람의 생일에는 내 몫이 너무 작아 맛만 볼 정도의 귀한 음식이었지요. 그러기에 주인공인 내가 맘껏 먹을 수 있는 나의 생일이 너무도 기다려지곤 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제 생일은 겨울방학 때라 학교 친구를 초대하는 파티는 한 번도 못 했는데요. 어느 해 겨울 엄마는 파티를 열어 주겠다며 동네 아이들을 모두 초대하라고 하셨습니다. 예쁜 옷을 입고 내가 주인공이 되는 날. 맛있는 음식을 잔뜩 먹는 행복한 날. 무엇보다도 예쁜 꽃이 올라간 달콤한 케이크를 맘껏 먹을 수 있다는 기대로 한껏 부풀었는데요. 기대는 오래 가지 않아 깨졌습니다. 엄마는 딸의 첫 생일파티에 여러가지 음식을 만들면서 케이크도 직접 만들어 주셨습니다. 제과점에서 파는 알록달록한 예쁜 케이크를 기대했는데 나의 첫 생일 케이크는 투박하고 삐뚤빼뚤한 축하문구가 쓰여진 엄마표 케이크였던 겁니다. 그게 어찌나 부끄러웠던지요. 생일파티 하다 말고 삐친 저를 동네 언니들이 달래 주던 장면이 아직도 떠오릅니다. 지금은 다른 의미로 매우 부끄럽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생일입니다.

Birthday cake_HY.jpg


그 때 한 번의 생일 파티 이후로 엄마는 케이크를 만들지 않으셨습니다하지만 엄마의 베이킹 취미는 저에게 이어졌고, 몇 년 전부터 가족과 친구들의 생일을 위해 케이크를 만들고 있습니다. 케이크를 만들다 보면 삼십여 년 전에 딸의 생일파티를 위해 케이크를 만들던 엄마의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케이크를 만드는 두 시간 정도는 오롯이 받을 사람만 생각하게 되거든요. 제과점에서 파는 것 만큼 예쁘지는 않지만 그들에게도 기억에 남는 행복한 생일의 추억을 만들어 준다면 좋겠습니다.

 

어느새 <알로하의 맛있는 편지>를 보낸 지 어느새 1년이 되었습니다. <알로하의 맛있는 편지>는 오늘 마지막 편지를 띄우고, 다음주부터는 새로운 내용으로 마음을 나누는 편지보내겠습니다. 그동안 <알로하의 맛있는 편지>를 사랑해주신 독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이번주도 건강하고 맛있는 한 주 보내세요~^^

 

 


--- 변경연에서 알립니다 ---

 

1. [모집] 1인회사연구소 8기 연구원 모집

1인회사 연구소 & 유로 에니어그램 연구소 수희향 대표가 <1인회사 연구소 8기 연구원>을 모집합니다지난 7년간 연구소를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실질적인 프로그램으로 거듭난 <8기 연구원 과정>은 자신의 뿌리 기질을 찾아 1인 지식기업가로의 전환을 모색합니다콘텐츠 생산자가 되기 위한 책읽기를 마스터하여 진짜 1인 지식기업가로 전환을 이루고자 하시는 분들의 참여 기다립니다book@bookcinema.net 으로 프로그램 참여 및 문의 주시기 바랍니다:

http://www.bhgoo.com/2011/858715




IP *.180.157.29

프로필 이미지
2020.02.13 08:27:35 *.242.130.96

벌써 일년이었군요^^


일년동안 잘 보았습니다~


또 다른 재미있는 글 기다리겠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2020.02.16 17:03:48 *.180.157.29

벌써 일년 이네요. ^^

부족한 글인데도 많은 관심과 응원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남은 기간 동안에는 보다 좋은 글 쓸 수 있도록 할게요.

감사합니다.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436 당신의 소울푸드는 무엇인가요? 제산 2020.02.10 741
» [알로하의 맛있는 편지]_마지막 편지 file [2] 알로하 2020.02.09 712
3434 [금욜편지 122- 책쓰기는 인생전환이다] 수희향 2020.02.07 731
3433 목요편지 - 입춘 무렵 운제 2020.02.06 653
3432 [수요편지] 월급쟁이 전체주의 장재용 2020.02.05 726
3431 [화요편지]'인정받고 싶던 여자'의 격조있는 성취 아난다 2020.02.05 808
3430 함께 공부하시지요? 제산 2020.02.03 757
3429 <알로하의 맛있는 편지> 이번주 쉬어 갑니다 알로하 2020.02.02 766
3428 [금욜편지 121- 책쓰기는 강의다] 수희향 2020.01.31 750
3427 [화요편지] 하필이면, 명절 전에 니나가 찾아온 이유 아난다 2020.01.28 838
3426 목요편지 - 포근한 겨울 운제 2020.01.23 764
3425 [수요편지] 존 스튜어트 밀과 월급쟁이 장재용 2020.01.21 770
3424 [화요편지] 청소년 진로탐험 여행을 마치고 아난다 2020.01.21 770
3423 라디오 생방송 출연 후기 [1] 제산 2020.01.19 764
3422 [알로하의 맛있는 편지]_시인과 와인의 나라 3 file [1] 알로하 2020.01.19 867
3421 [금욜편지 120- 책쓰기는 함께놀기다] 수희향 2020.01.17 740
3420 [수요편지] 월급쟁이 금욕주의자 장재용 2020.01.14 833
3419 [화요편지] Into the unknown [2] 아난다 2020.01.14 796
3418 아홉 빛깔 무지개 - 서천에서 온 선물 제산 2020.01.13 833
3417 [알로하의 맛있는 편지] 시인과 와인의 나라 2 file 알로하 2020.01.12 9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