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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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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5일 15시 00분 등록

얼마 전, 블로그 이웃으로부터 한 통의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제가 쓴 중소기업 다니던 내가 해외 MBA로 얻은 것과 잃은 것들 이란 제목의 글을 읽은 후에 몇 가지 질문을 보내 왔습니다


질문 내용은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대한 회의감이 들어 더 성장하고 싶은 꿈이 있는데 MBA가 대안이 될 수 있겠는가? MBA 졸업 후 취업률은 어떤지 등 여러 가지 질문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메일을 다 읽고 난 후 든 생각은 블로그 이웃의 최대 고민은 바로 늦은 나이였습니다. 과연 늦은 나이에 해외 MBA에 도전해도 되는지 망설이고 있었습니다


저는 인생에서 지각하는 경우가 잦았습니다. 대학도 재수해서 일년 늦게 입학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경제적으로 궁핍하여 돈을 벌어 수업료도 내야 했고, 캐나다 어학연수를 가기 위해 휴학하며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대학교 입학 후 10년이 지난 뒤 졸업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첫 직장도 30살이 되어서야 입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1년도 못 버티고 퇴사했습니다. 그 후 15번의 입사와 14번의 퇴사를 했습니다. 그 중 10번의 입사와 9번의 퇴사는 3개월 안에 번개 불에 콩 볶아 먹듯 이루어졌습니다. 마치 그 당시엔 두 번째 사춘기를 겪는 것처럼 어둠의 터널 속에 있던 시기였습니다. 입사와 퇴사를 밥 먹듯 하다 보니 결혼도 37살에 겨우 했습니다. 그리고 싱가포르 국립대 MBA 39살에 입학할 수 있었습니다. 아내의 동의와 희생 덕분에 가능했었습니다


저의 꿈은 또 어떠했을까요? 저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저의 꿈은 무엇인지, 중년이 된 45살이 되어서야 겨우겨우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저는 인생이 허락한 기회의 문이 닫힐 무렵에 가까스로 그 문 앞에 도착했던 적이 많았습니다. 저는 삶의 지각대장이었습니다. 중도에 포기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그랬기에 나이가 발목을 잡은 적이 많았습니다. 입사와 퇴사를 반복하다 보니 신입사원 나이 제한에 걸린 적도 있었습니다. 저는 MBA 동기 중 최고령자 중 한 명이었고 조별 과제를 저와 함께 하기를 꺼려하는 동기들이 많았습니다. 과연 이 늦은 나이에 가능할까? 라고 수도 없이 저의 마음이 흔들린 적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전 지레 포기하기 보단 도전하는 쪽을 선택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니,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는 것보다 뭐라도 시도해 보니 남는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우리 인생의 사전엔 너무 늦은 나이란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지요



그래서 블로그 이웃이 보낸 이메일에 답변을 어떻게 했냐고요? 제가 답장을 보낸 이메일의 일부를 그대로 옮겨 보겠습니다


우선 제 블로그 방문해서 제 부족한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나이는 걸림돌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39살에 MBA에 입학해서 41살에 졸업했습니다. 나이로 할까 말까 고민하는 시간에 GMAT 점수를 먼저 따 놓는 것은 어떨지요? 뜻이 있는 곳에 분명히 길이 있습니다. (중략) 도전은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도전은 우리를 더 높은 곳으로 옮겨 줍니다. 서 있는 곳이 달라지면 풍경도 달라집니다. 달라진 풍경이 어떤 모습일지는 지금 고민한다고 보여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 고민을 하되 망설이지는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저의 인생 멘토는 구본형 작가입니다. 제가 입사와 퇴사를 밥 먹듯 하던 37살에 그를 행운처럼 만났습니다. 그가 저술한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란 책을 읽었고 그가 운영했던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란 프로그램에도 참가했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다니던 회사에 막 사표를 던진 상태였습니다. 구질구질한 제 인생의 항로를 어떻게든 바꾸고 싶어 중국 MBA를 고민하던 시기였습니다


그런 저에게 그는 다음과 같이 용기의 글을 써 주었습니다. 늦은 나이 때문에 흔들리던 저의 마음을 단단히 묶어 주었던 가슴 벅찬 글이었습니다. 이 글이 당신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 믿기에 공유합니다


"범용에게


중국이 그대 품안에

한계를 넘어 

서른 일곱은 너무 젊고

그대는 힘차게 꿈을 넘네



구 본형 

2008 4 20 


구본형.PNG



IP *.37.9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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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6 10:07:07 *.181.106.109
우와, 많은 도전이 있으셨군요! 나중에 더 들려주세요.^^
프로필 이미지
2020.04.07 06:30:36 *.130.115.78

점점 이야기 속으로 빨려듭니다. 

다음편이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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