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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19일 19시 05분 등록

우리가 습관에 실패하는 이유는 여러 요인들이 있다



습관 초기, 즉 습관을 시작하고 30일이 지나지 않은 습관홈트 참가자들의 경우는 주로 습관에 실패하는 이유를 물어보면 1위가 '시간이 없어서' 그리고 2위가 '까먹어서' 라고 대답을 한다


우선 습관 실패 초기 이유 1위부터 좀 더 자세히 알아 보자. 시간이 없어서라는 말은 하루 24시간 중 너무 바빠서 습관을 실천할 10분을 만들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올바른 해석은 바로 다른 일보다 습관의 우선순위가 낮기 때문이다라고 해야 더 정확하다


습관 실천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습관에 실패한 이유를 다양하게 말한다. 친구모임, 육아, 회식, 야근, 여행, 해외출장 등 구체적인 실패 이유는 다르지만 근본적인 실패 이유는 시간부족으로 수렴됨을 알 수 있다. 시간이 없다는 핑계는 남들이 이의를 제기하기 힘든 그럴싸한 자기방어 수단이며 자신의 실패를 가장 손쉽게 합리화시켜주는 거짓말이다. 이런 핑계가 효과를 보는 이유는 바쁜 현대인은 타인의 삶까지 세세히 관심 가질 만큼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친구모임으로 과음해서 습관을 실패한 것도 따지고 보면 습관 실천할 시간이 없다는 의미보다는 습관을 실천하려 했지만 친구모임이 생겨 습관 실천하기로 한 시간을 친구모임에 대신 사용했다는 변명이다. 매일 실천하는 습관은 하루 안 해도 되지만 일년에 몇 번 못 만나는 친구를 어찌 무시할 수 있냐고 항변할 수도 있다.  


만나라 친구들을. 그대신 친구 만나기 전에 미리미리 습관을 실천하면 된다. 과음하면 나도 습관을 실천해야 한다는 이성적 판단도 흐려지고 감정도 지치고 의지력도 발휘할 수 없다. 그래서 친구를 만나기 전에 팔 굽혀 펴기도 미리하고 책도 읽고 글도 미리 써 놓는다. 하루 10분이면 습관 3개를 충분히 실천하고도 남는다. 즉 시간이 없어서 습관을 실패했다는 뜻은 달리 말하면 절실하지 않다는 뜻과 일맥상통한다. 예를 들면, 우리는 야근을 하느라 시간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집안 일과 아이를 돌보느라 정신이 없다고 투덜댄다. 하지만 그 바쁜 하루 속에서도 친구들을 만나 저녁을 먹고 인스타그램에 올라 온 사진은 기어코 보고야 만다. 그리고 화장실에서 또는 잠들기 전 침대 위에서 유튜브를 시청한다. 단지 습관은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시청보다 중요하지 않게 생각한다는 반증인 셈이다



습관 초기 실패 이유 2위인 까먹어서는 상대적으로 이해가 가는 귀여운 변명에 속한다. 왜냐하면 성공의 법칙 저자인 맥스웰 몰츠는 우리 뇌가 새로운 행동을 기억하려면 최소 21일은 걸린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우리 뇌가 평균 21일 전까지는 일부러 의식하고 실천하지 않으면 새로운 행동인 습관을 자동적으로 기억해 내기란 쉽지 않다는 뜻이다. 물론 사람마다 차이는 있다. 평균이란 함정도 있다는 것을 알지만 여기서는 그만큼 습관 초기엔 자주 까먹기에 습관을 정착하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 인용하였다


정작 중요한 습관 실패 이유는 습관 초기를 지난 이후에 찾아온다. 습관을 시작하고 60~90일 사이에 우리 뇌가 던진 나는 왜 이 힘들고 지겨운 습관을 해야 하는가?’란 질문에 답을 하지 못하면서 습관을 지속해야 할 이유를 잃어버리면서 찾아온다. 우리가 습관에 실패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여기에 있다. 누구나 초반엔 열정도 뜨겁고 동기도 충만하다. 그래서 처음 한 두 달은 열정을 불태우며 열심히 한다. 하지만 핵심은 나는 죽음의 계곡을 뛰어넘을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가?’란 질문이다


달리 말해 습관을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 습관을 통해 무엇을 얻을 것인가? 란 결과에 치중하기 보단 습관을 통해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란 질문을 스스로 던지고 열심히 고민해야 한다. 공교롭게도 죽음의 계곡을 뛰어 넘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유용한 팁이 <아주 작은 습관의 힘>에 알기 쉽게 설명되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이 책에 따르면, 행동 변화는 아래 그림처럼 세 개의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정체성 중심.PNG







첫 번째 층은 결과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책을 출간한다던가 체중을 10kg 뺀다거나 종자돈 1억 모으기처럼 말이다


두 번째 층은 과정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이 층은 습관과 시스템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운동하기 독서하기 글쓰기 정리 정돈하기처럼 우리의 습관과 연관되어 있다


그리고 가장 안쪽의 세 번째 층은 정체성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이 층은 우리의 자아상, 인간관계 및 세계관에 관련한 것들이다. 즉 우리가 가지고 있는 믿음, 가치관, 신념에 관한 것 들이다


이 변화의 3개 층은 모두 각각의 방식으로 중요하고 유용하다. 하지만 문제는 변화의 방향이다. 첫 번째 방향은 변화의 맨 바깥쪽인 결과부터 시작한다. 이를 결과 중심의 습관이라고 한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결과 중심의 습관을 형성하려고 한다는 사실이다. '날씬해지고 싶어'라는 결과(목표)를 정하고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신이 해야 할 행동만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목표는 자신을 계속 움직이게 하는 믿음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다


두 번째 방향은 가장 안쪽의 정체성부터 시작한다. 즉 정체성, 나는 어떤 가치를 중시하는지,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에 대한 변화부터 시작하는 방향이다. 이를 정체성 중심의 습관이라고 한다. 중요한 사실은 이렇게 정체성 중심의 습관에서 시작해야 오래 습관을 지속할 수 있고 변화에 성공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인간은 나에게 적합하지 않은 행동은 오래 유지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일은 나답지 않아' 라고 되 뇌이며 우리 뇌는 저항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근본적인 믿음, 정체성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습관을 바꾸기란 무척이나 어렵다. 곁눈질하여 남들이 세운 멋지고 거창한 목표를 카피하든 또는 몇 시간 고민 후에 내가 당장 급하게 원하는 목표와 계획을 세웠지만 정체성의 변화가 없다면 공든 탑이 다시 무너지는 허무함을 다시 경험한다 해도 놀랄 일은 아니다.


따라서 자신이 어떤 가치를 중시하는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진정한 변화란 정체성 변화에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보자. 한 직장인이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술과 담배로 해소하다 보니 체중이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배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걷기도 힘들고 숨쉬기도 힘들어졌다. 특히 점심을 먹고 회사 책상에 앉아서 일하려고 할 때마다 허리 벨트가 뚱뚱해진 배를 눌러서 숨 쉬기도 힘들고 불편해졌다. 숨쉬기가 힘드니 다리를 왼쪽으로 꼬았다가 오른쪽으로 꼬았다가 하며 자주 자세를 바꾸다 보니 허리도 아프고 업무도 집중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체중 감량을 위해 운동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그는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체중 5Kg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나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나는 무엇에 가치를 두고 있는가?’ 그리고 그는 다음과 같이 그의 정체성을 수립했다. ‘나는 자기 관리가 뛰어나며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 사람이다그리고 그는 체중 5Kg을 줄이기로 목표를 세우고 매일 아침 출근하기 전에 30분 동안 조깅을 하기로 결심했다. 이렇게 매일 조깅을 하며 운동하는 습관을 실천하는 날이 늘어 갈수록 그는 스스로 나는 체중을 감량하기 위해 운동하는 사람이야라는 믿음이 점차 생겨나기 시작했다. 즉 나는 이런 유형의 사람이다 라는 믿음이 생기면서 이 믿음과 조깅이란 행동이 일치하기 시작했다. 나의 어떤 행동과 나의 정체성이 일치할 때 그 행동을 지속적으로 반복할 수 있으며 이 반복이 곧 습관이 된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 해외영업 팀에서 근무하는 박대리가 나는 조직에서 성장하려고 늘 노력하는 공부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라는 정체성을 수립한 뒤에 영어회화 공부를 한다면 이 습관은 오래 지속될 수 있다. 그런데 만약 박대리가 과장으로 진급하기 위해 영어 점수가 필요해서 영어회화 공부를 단기적 목표로 삼고 실천한다면 이 공부 습관은 승진 발표 이후에도 지속될 확률은 떨어질 것이다. 왜냐하면 정체성의 수립 없이 단지 승진이란 목표 때문에 영어 공부를 했기 때문이다. 즉 목표가 사라지니 영어 공부라는 행동을 지속할 이유도 함께 사라졌기 때문이다


앞에서 죽음의 계곡을 언급했었다. 우리가 이 늪에 빠지지 않으려면 뇌가 질문한 '내가 왜 이 힘들고 지루한 습관을 계속 실천하고 있지? 옆집 철수네 아빠는 맨날 편히 놀고 자고 TV만 보며 잘 만 사는 것 같던데' 라는 자괴감이 드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바로 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답은 나의 꿈 목표가 핏빛처럼 뚜렷할 때만 가능한 것이다


물론 내가 지금 부족한 것을 알고 갖기 원하는 것을 적으면서 단기적인 목표를 세우는 것도 나쁜 시작은 아니다. 거기서 출발은 해도 좋다. 하지만 죽음의 계곡에 다다르기 전인 습관 시작 후 60일 안에 나의 진정한 꿈을 찾기 위한 고민을 한 후 연간목표도 수정하고 그에 따른 습관목록도 바꿔야 한다. 그리고 습관목록을 재점검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여기서 이 글을 읽은 사람들은  이런 궁금증을 갖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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