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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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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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8일 20시 24분 등록

저는 30대 중반에 방황을 참 많이 했었습니다. 잘 다니던 직장의 연봉이 창피할 정도로 작다는 이유로 현재 연봉을 1.5배만큼 많이 준다는 회사의 달콤한 스카우트 제의에 덜컥 이직을 결심했지요. 그땐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모든 것이 잘 풀리는 듯했지요.


그런데, 막상 이직을 하고 첫 출근을 하던 날, 함께 입사한 동료들과 담배 피우며 이야기를 해 보니, 이직한 회사의 경영상태가 좋지 않아 월급이 매달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1년에 딱 1번 몰아서 지급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요. 월급이 연급이 되는 놀라운 반전 드라마였습니다.


하지만 이 놀라운 드라마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1년에 한 번 지급되는 월급도 계약한 연봉의 70%만 지급하고 나머지 30%는 경영상태가 좋아지면 지급한다는 막장 드라마 같은 사실을 접하고 배신감으로 분노가 역류하는 참담한 기분으로 출근한 첫날 바로 사표를 던지고 회사를 뛰쳐나왔습니다.


그때부터 방황은 시작되었죠. 처음 몇 달은 이전 회사에서 받은 퇴직금으로 버틸 여유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입사할 회사도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 위주로 입사 원서를 내고 면접을 보러 다녔죠. 그러나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그때부터 조급한 마음에 닥치는 대로 아무 회사나 이력서를 내고 면접을 보았고, 다행히 몇 군데 합격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저의 경력이나 비전을 고려하지 않고 조급함에 입사한 회사들은 저의 기대치를 만족시켜 주지 못했습니다. 그때부터 입사와 퇴사를 밥 먹듯이 했습니다. 입사하고 1달 만에 퇴사한 회사도 있었고 심지어 일주일 만에 그만두기도 했습니다.


이런 깊은 방황과 두려움 속에서 한 분의 스승을 만났는데, 그분이 바로 구본형 선생님이었습니다. 그분의 책을 읽고 조금씩 안정감을 찾고 다시 시작할 용기를 얻었지요. 특히 <마흔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라는 책을 읽고 많은 용기를 얻었었는데요. 최근에 다시 이 책을 꺼내 들어 밑줄 친 부분을 다시 읽어 나가다가 운 좋게도 다시 현재의 저에게 용기를 주는 글과 조우했습니다.


회사를 나올 때 내 나이는 마흔여섯이었다. '사오정'을 막 지나 아주 평균적인 시기에 나온 셈이다. 회사가 나에 대해 지루해할 때쯤, 그리고 내가 회사에 대해 지루해할 때쯤 우리는 웃으며 헤어졌다


과거 십여 년 전에 회사를 나올 때는 배신감과 분노로 회사를 도망치듯 나왔지만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를 나올 때쯤에는 저도 이렇게 웃으며 헤어져야겠다고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도 웃고 회사도 웃으며 헤어지는 일이 어떻게 가능할까요? 이 질문에 대한 힌트도 이 책은 잊지 않고 우리에게 슬며시 제시하고 있습니다.


변화 자체가 우리의 일상이고 삶이다. 생명이 주어진 순간 삶은 시작되고, 삶이 주어진 순간 죽음의 시계도 카운트되기 시작한다. 왜 살아야 하는가? 삶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왜 변화해야 하는가? 아직 살아 있기 때문이다



아직 살아 있기에 우리는 오늘도 변해야 합니다. 



그리고 제가 지금까지 짧은 인생을 살아오면서깨달은 진리는 변화는 하루 아침에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변화의 터널을 힘차게 통과하기 위해 우리는 초반 열정을 갖고 뛰어 들지만, 넘어지고 깨지고 다시 일어서고 울고 다시 넘어지는 지루한 반복을 반복해야 합니다. 그 과정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가던 길을 멈추고 돌아서서 처음의 터널 입구로 빠져 나가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을 살아가는 평범한 우리들이 변화에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매일 멈추지 않고 좋은 습관을 실천하는 것뿐입니다. 좋은 습관이란 개인적 꿈이든 직업적 꿈이든 우리의 꿈을 달성하도록 돕는 습관들입니다.


그리고 그 매일의 반복이 경이로운 삶의 루틴이 될 때 우리는 웃으며 회사와 헤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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