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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5일 23시 04분 등록

여기 하나의 실험이 있습니다.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솔로몬 아시의 선분 맞히기 실험입니다. 좀 더 간단하게 이 실험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참가자는 6명입니다. 1번부터 5번까지 참가자는 실험자가 섭외한 사람들입니다. 6번째 사람만 실험 대상자인 셈이죠. 실험자는 참가자들에게 선분 A를 보여주고 이 선분 A와 동일한 길이의 선분은 B C D 중 어느 것인지 맞히도록 하였습니다. 정답은 B선분입니다. 그런데 1번부터 5번 참가자까지 차례대로 누가 봐도 명백히 오답인 C번을 선택하게 한 후 진짜 참가자인 6번 참가자의 응답을 모두가 기다립니다. 이 상황에서 수 많은 6번 참가자들은 다른 사람의 틀린 답에 동조하는 행위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더 중요한 사실이 있는데요. 1번부터 5번 참가자 모두 오답을 말하면 6번 참가자는 동조 행위를 할 확률이 높지만 1번부터 5번 중 한 명이라도 정답을 말한다면 6번 참가자 또한 용기 있게 '자신의 생각대로 정답을 말한다는 사실입니다. 내 생각에 공감해주고 응원해 주는 단 한 사람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는 한 사람의 인생까지도 바꿀 수 있습니다.




1950~70년대 하와이 카우아이섬은 주민 대다수가 범죄자나 알코올 중독자 혹은 정신질환자였던 곳이었습니다. 미국의 소아과 · 정신과 의사, 심리학자 등은 1955년 이 섬에서 출생한 신생아 833명이 18세가 될 때까지 추적하는 대규모 연구에 착수했습니다.

하지만 연구 결과는 기존 연구 논문과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열악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대부분 학교 성적도 나빴고 사회에 적응도 잘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40여년간 이 연구 분석을 주도한 심리학자 에미 워너는 뜻밖의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가장 열악한 환경에서 자란 201명 중 35%(72)에게 예외가 발생했습니다. 불행하고 열악한 환경에서도 놀라운 예외를 보여준 사람들은 학교에서 성적도 출중했고 심지어 학생회장에 선출되었으며 장학생으로 대학에 입학하였습니다.




정말 궁금하지 않습니까? 과연 무엇이 이 놀라운 예외를 만들었을까요



에미 워너는 연구 방향을 바꾸어 그 원인을 조사하기 시작했고 회복 탄력성이라는 개념을 발견했습니다 (회복 탄력성이란 어떤 실패나 역경을 겪은 뒤 다시 회복하는 힘을 뜻합니다)




위에서 소개한 놀라운 예외를 보여준 72명의 공통점은 바로 자신을 믿어주고 지지해 준 사람이 최소한 1명 이상이 있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72명의 아이들은 그들의 지지자를 통해 회복 탄력성을 키워나갈 수 있었던 것이지요.




지지자의 범위는 다양했습니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사랑으로 양육하는 엄마, 또는 가족 구성원뿐만 아니라 선생님, 친절한 이웃, 친한 친구 등 자신을 지지해 주고 아껴주는 사람이 곁에 있는 아이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 좌절과 실패를 경험하더라도 다시 딛고 일어서는 회복 탄력성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특히 아주 어린 시절부터 자신을 믿어주고 인정해주는 부모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데요. <미움 받을 용기>로 잘 알려진 기시미 이치로는 그의 책 <아들러에게 인생을 묻다> 에서 아들러의 2가지 유형의 부모를 소개했습니다.




첫 번째 유형의 부모는 점멸법 부모입니다



이 유형의 부모의 특징은 아이에게 이상적인 아이, 즉 부모가 바라는 속성을 부여하기 때문에 아이가 아무리 노력해도 아이를 100점에서 점점 점수를 깎는 점멸법으로 아이를 바라 봅니다




반면에 두 번째 유형의 부모는 가산법 부모인데요



이 유형의 부모의 특징은 아이를 그저 살아 있는 것만으로,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 감사하게 바라보기 때문에 아이가 무슨 일을 하든 0점에서 점수를 더하는 가산법으로 아이를 바라 본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아들러는 부모가 아이에게 훌륭한 인생 준비를 하도록 돕는다는 것은 아이 대신 과제를 짊어 지는 것이 아니라, 비록 과제를 하는 것은 힘겨운 일이지만 인생의 과제를 해결할 힘이 있다는 것을 아이에게 가르쳐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왜냐하면 아이 입장에서 보면, 설령 한 사람만이라도 자신을 인정해 주는 사람이 있고 그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인생은 바뀔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어떤 부모인가요? 점별법으로 아이를 바라보고 있지는 않은지, 아이 스스로 인생의 과제를 해결 할 힘이 있다고 가르치지 않고 응석받이로 키우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그리고 내 주위에 힘들어 하는 사람에게 너 기분은 어때? 괜찮니?” 라고 따뜻한 관심을 가져주고 인정해 줌으로써 누군가의 지지자가 되어 주면 어떨까요



그래서 우리 사회 속에서 더 많은 카우아이 섬의 놀라운 예외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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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09 19:12:46 *.169.227.25

훌륭한 운동선수들은 회복탄력성이 높습니다. 결과에 민감한 높은 수준의 국가 대표 선수들에게  지도자의 결과를 보는 시선과 표현은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전 늘 어느 쪽이 아닌 '오늘은 여기까지,' ' 조금 덜 기뻐하고 조금 덜 슬퍼하겠다'라고 답하곤 했습니다.

세계 무대에서 겪는 그들의 심리적 충격을 줄이기 위해서 였습니다.   

그리고  '나는 위로의 말보다는 축하의 말을 하고 싶다' 라고 미래 지향적인 훈련을 스스로의 의지와 열정으로 선택하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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