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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4일 08시 19분 등록

세상은 넓고 삶의 방식은 다양합니다. 보는 방식에 따라 환경은 다르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커다란 케이크를 자르는 방법이 여러 가지인 것처럼 말이죠. 작은 시선의 차이가 큰 결과로 이어지는 가장 흔한 예시는 가능성에 대한 판단입니다. 어떤 주식을 살지 말지, 어떤 창업 아이템을 만들지 등 새로운 시선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곤 합니다.


그러나 이런 안목과 판단은 그냥 얻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가 막힌 아이템을 구매하면서도 대부분 소비자로 머무른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일상을 다르게 보는 생각을 해내는 것 자체가 어렵습니다. 또한, 새로운 시각으로 사물이나 상황을 보게 된다고 하더라도 거기에서 도출된 생각들이 유의미한 의미를 가지려면 적절한 판단력이 필요합니다.


이런 보는 방법과 판단은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할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마다 강점이 다 다른데 몇 가지 기준으로 사람을 보게 되면 그 강점이 가려집니다. 오히려 누구는 둔하다든가, 저 사람은 소심하다든가 하는 약점만 눈에 들어오게 됩니다. 제대로 된 강점 하나 찾아볼 수 없는 시시한 사람과는 어울리기 쉽지 않죠. 만약 자기 자신에 대한 평가를 이런 식으로 하게 된다면 자신과 헤어질 수도 없고 참 난감한 경우에 처하게 됩니다.


물론 사람은 기본적으로 자신에 대한 높은 신뢰와 큰 사랑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몇몇 사람의 경우에는 누가 무슨 말을 하든, 어떤 상황에 처하든 자기 자신을 절대 긍정할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인 사람들은 함께 지내는 사람에 따라, 자신이 처해있는 상황에 따라 자기 자신에 대한 평가에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만약 자신이 상황이나 사람에 너무 안 맞거나, 기여할 부분이 거의 없다고 생각되면 그곳에 계속 있을 수 없게 됩니다.


누군가에게 필요 없는 사람이 되는 것은 섭섭한 일이지만, 자기 자신에게 필요 없는 사람이 되는 것은 너무나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상황에 변화를 주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를 요구합니다. 그것을 감수하면서 어떤 선택을 내리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나에 대한 애정과 신뢰를 포기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가장 필요한 능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는 일전에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월든』을 읽으면서 그 아름다운 숲의 문장들에 감탄하기도 했지만, 새로운 종류의 삶의 방식을 견지해나가는 소로우가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개인주의 문화가 강한 미국이어서 그런 걸까 하고 넘겼지만, ‘나는 자연인이다에 나오는 자연인들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미국인들 사이에서도 특수한 유형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상황이, 사회가 자신에게 어떤 프레임을 씌우고 나를 평가하든, 나 자신에 대한 무한 신뢰와 사랑이 깨져서는 안 된다는 것은 이 세상에서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그라운드 룰입니다. 누군가는 한 개인이 보유한 부와 명예, 혹은 능력으로 나를 평가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분명 성에 차지 않겠지요. 그럼에도 저는 스스로에 대해 그런 기준들과는 다른 저만의 기준을 갖고 있습니다. 나의 강점으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내고, 이 강점에서 세운 기준들로 다시 세상을 바라보는 나만의 관점을 만들어 가는 것이 삶을 사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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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04 17:41:49 *.169.227.25

'못해서 안하는게 아니라 안해서 못하는 거죠' 라는  

말 그대로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쉽지는 않은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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