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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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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28일 06시 59분 등록
내 인생이 한 편의 소설이라면

60초 소설가란 직업을 가진 이가 있습니다. 
법률 사무소에서 일하던 댄 헐리는 어느날 내면의 어떤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타자기 하나 달랑 들고 거리로 나섭니다. 간이용 의자를 펼쳐놓고 타자기를 무릎에 얹어놓고, 옆에 “60초 소설, 즉석에서 써드립니다.”라고 쓴 팻말을 둡니다. 그러면 지나가던 사람들이 호기심에 하나 둘 모여듭니다.  

“뭘 하는거요?”
“글을 씁니다. 당신이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를 60초만에 한편의 소설로 써드리는 거지요!”

60초 소설이라고? 사람들은 반신반의 하면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생면부지 사람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아주 주의깊게 듣고 나서 댄은 그 자리에서 그들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단 60초만에 써줍니다. 병마와 싸우고,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 힘겹고 고통스러운 이야기를 하던 사람들은 눈 앞에서 자신의 삶이 한편의 소설로 바뀌는 걸 보게 됩니다. 가끔은 그 소설의 결말이 미리 나기도 하죠. 사람들은 자신이 주인공인 짧디 짧은 소설을 보고 헛, 웃음을 터트립니다. 그리고 올때보다 훨씬 가볍게 돌아갑니다. 무겁디 무거운 자신의 삶이 눈 앞에서 하나의 이야기로 바뀌는 것을 보고 삶의 무게를 덜어낸 건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자신의 인생을 한편의 소설이라는 다른 시각에서 보게 됨으로 말이죠. 
 
댄은 '얼마 못 갈거야, 저런 건 글쓰기가 아니지.' 라는 사람들의 빈정거림과 조롱을 들으면서도 십 년 넘게 <60초 소설가>로 활동했으며 수 만 편의 짧은 소설을 써냈습니다. 그는 60초 소설이란 새로운 형식을 통해 삶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재치있게 담아냈고 사람들에게 울림을 주었습니다. 사실 그 누구보다 댄이 가장 큰 수혜자였습니다. 60초 소설을 쓰다 한 여자를 만나게 됐고 결혼을 했으며 돈도 벌고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으니 말입니다.  

가끔 생각해봅니다.
내 인생이 한 편의 소설이라면, 나는 지금 어느 챕터쯤 와있을까? 

미국의 흑인 기업가 크리스 가드너의 인생을 다룬 영화 <행복을 찾아서>(2007) 보셨나요? 전세계적으로 큰 흥행을 기록한 영화인데 참 재밌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는데,  큰 이야기 줄기마다 챕터 이름을 정해두고 진행합니다. "내 인생 중 이 부분의 제목은 '바보같이 굴기'다"라는 식으로요. 자신의 인생의 중요지점마다 소설처럼 '제목'을 붙여서 이야기를 끌어가는데, 그 방식이 참 인상깊었습니다. 

문득 우리네 인생에도 그런 식으로 챕터 제목을 정해두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떠오르더군요. 내 인생에서 이 부분은 "바람 잘 날 없는 날들" 이라던가, "내 인생 최고의 황금기" 혹은 "별볼일 없는 녀석들", "조용히 칼을 갈며", "두번째 터닝포인트" 하는 식으로 말이죠. 그러다보면 궁금해집니다. 이 다음 이야기는 어디로 이어질까? 결말은 어떻게 될까? 

따지고 보면 댄 헐리만이 아니라, 우리도 모두 작가입니다. 하루하루 나만의 이야기를 써나가는 인생작가들이죠. 저는 누군가가 써주는 이야기가 아니라, 내가 직접 하나하나 직조해가는 이야기로 가득한 시간을 살고 싶었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어느 챕터에 있는지 궁금하군요. 만약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챕터의 제목을 붙인다면, 뭐라고 붙이실 건가요?  참고로 저의 지금 챕터 제목은 "3번째 막이 오르다"입니다. 여러분의 현재 챕터 이름은 뭔가요? 
IP *.181.106.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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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28 20:55:33 *.217.179.197

새로운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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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29 11:35:53 *.204.51.47

새로운 비상, 좋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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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29 20:28:18 *.23.145.168
학창시절까지가 1장이라면, 직장생활이 2장, 그리고 지금 정년 후가 3장인데 1장과 2장을 잊어버리고 3장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가 쉽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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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31 14:28:49 *.204.51.47

그럼 순구리님의 이번 챕터는 '3장'이고, 지금 써내려가고 있는 이야기는 "다시 시작하기가 쉽지 않네" 군요.^^ 다음  이야기가 어떤 흐름으로 이어질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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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30 17:54:10 *.169.227.25

저도 3막 입니다.   지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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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31 14:29:35 *.204.51.47

오, 저와 챕터명이 비슷하시네요! 물론 그 안의 이야기는 다르겠지만요.^^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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